우려 확 씻은 현지화 퀄리티, 전작보다 발전 가능성 커
액션보다 전략, 독특하지만 확고해 보이는 유저층 확보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2020년 국내 출시한 '명일방주' IP의 차기작이다. 타워 디펜스인 전작과 달리 3D 실시간 전략 RPG로 변신했고, 올해 초 글로벌 테크니컬 테스트를 시작으로 여러 게임쇼에 참가했다.
유저는 프로토콜 복원 부서 관리자가 되어 개척 지역을 탐색하며 잃어버린 기술을 복원하고 폐허 속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유려한 배경 아트와 모델링 및 독특한 시스템으로 최초 발표부터 주목을 끌었으며, 명일방주 IP 자체의 매력도 갈수록 상승해 기대가 함께 커졌다.
퍼블리싱 브랜드 그리프라인은 지스타2024 부스에서 '명일방주: 엔드필드' 시연을 출품했다. 해외 게임쇼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최초의 한국어 플레이 공개라는 점이 중요했다. 텔레포트 지점 등 실제 게임 속 공업 회사에서 연출된 조형물로 지스타 부스를 꾸미면서 수많은 관람객 방문이 이어졌다.
시연은 총 4가지 파트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기본 이동 방법과 전투 조작을 배우는 첫 파트를 비롯해 임시 스토리를 클리어하고 일부 맵을 돌아다닐 수 있는 탐험 플레이, 높은 난이도의 적 '트리아겔로스'와 대결해볼 수 있는 보스 모드, 그리고 '엔드필드'의 또다른 특징인 자동화 생산 라인을 체험하는 공업 시스템까지 있다.
이것을 정해진 시간 동안 순서대로 플레이하며, 원한다면 초반 단계를 건너뛰고 보스 모드나 공업 시스템 체험에 바로 들어가는 선택도 가능하다. 특히 자동화 생산 관리는 한번 빠져들면 시간이 무서울 만큼 소모되어 이것만 집중 체험하는 관람객도 볼 수 있었다.
'명일방주'는 서브컬처 게임 중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게임이지만, 국내 번역 문제에서는 여러 지적이 나오곤 했다. 게임 자체에 고유명사와 난해한 설명이 워낙 많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엔드필드' 역시 현지화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그리프라인 부스를 통해 시연해본 결과, 한국어 현지화 수준은 기대 이상이다. 실제 자주 쓰는 단어로 자연스럽게 번역됐고 문장 순서도 자연스러워 읽기 쉽다. 캐릭터들의 대사 역시 문어체를 최대한 자제한 듯하다.
가독성 역시 깔끔하다. 전작 명일방주에서 사용한 폰트보다 굵기가 약간 줄었고, 더 읽기 편한 보편적 폰트로 변화했다. 짧은 시연만으로 모두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런 퀄리티가 출시 빌드에 모두 이어진다면 각별히 현지화에 신경을 썼다고 할 만하다.
'명일방주: 엔드필드'의 순수 플레이는 액션보다 전략에 가깝고, 실시간 전투지만 턴제 개념도 일부 섞여 있다. 스킬을 쓸 때 잠시 시간이 느려져 세밀하게 시전 방향을 선택하며, 스킬마다 배정된 원소를 섞어 터트리는 방법으로 큰 효과를 줄 수 있다.
적 공격에 대응하는 법도 액션 게임과 다르다. 점프는 가능하지만 빠른 회피나 가드 같은 요소는 없다. 그래서 빠른 반응보다 스킬 세팅과 위치 잡기, 스킬 연계가 중요하다. 그래서 역동적인 액션을 기대하는 유저라면 게임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그만큼 포지셔닝은 확고해 보인다. 서브컬처 게임은 최근 5년 사이 모든 게임 분야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매년 더욱 발전한 퀄리티의 게임이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전략적 시스템과 독보적인 자동화 라인 관리는 이 게임만의 유저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제 게임의 기본 틀은 잡혔고, 한국 현지화 상태도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아방가르드' 감성을 무기로 하는 명일방주 IP가 더욱 놀라운 퀄리티로 코어 팬층을 노린다. 아직 조금은 낯설지만, 글로벌 서브컬처 선두에 선 이 신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