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과 저조한 'TL', 뼈를 깎는 변화로 극적인 글로벌 순풍
'호연'도 이미지 탈피 위한 대규모 변화 계속... 최대 과제는 '감성'

첫 주는 호기심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둘째 주는 증명이다.

엔씨소프트의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가 초반 글로벌 시장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10월 1일 출시 후 일일 최대 동시접속자가 33만 명까지 올랐으며, 첫 주 3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유저가 게임을 이용했다.

출시 2주가 지난 14일에도 일일 최대 동접은 26만 선을 유지했다. 이탈 비율이 매우 낮다. 인플루언서들과 영어권 커뮤니티에도 호평이 주를 이룬다. 장기 흥행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초반에 확실하게 게임으로 인정 받은 것은 확실하다.

'TL'은 지난 연말 한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당시와 현재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라진 것. 시장 타이밍과 지역별 성향 차이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게임 자체가 완전이 달라졌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비결로 꼽힌다.

한국 시장에서 'TL'이 큰 반향을 얻지 못한 이후, 엔씨는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은 아마존 게임즈가 협력해 뼈를 깎는 변화 과정을 거쳤다. 북미 현지 MMORPG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계속 테스트와 피드백을 섞어 게임 기틀을 바꿨다. 이 내용 중 다수는 한국 지역 업데이트에 반영되기도 했다.

한국 서비스 초기와 현재 글로벌 플레이를 비교하면, 필드 플레이는 사실상 다른 게임이 된 수준이다. 단조롭던 스킬 사용은 수백 종 스킬 특화를 만들어내 스타일을 바꿨고, 던전 난이도 세분화와 생활 콘텐츠 정비로 즐길 거리가 크게 늘어났다.

처음부터 무과금 친화적이었던 BM 역시 더욱 다듬어, 글로벌 유저들이 부담 없이 게임에 참여하게끔 만들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개발진의 각오와 글로벌 시장 성공을 향한 의지가 만든 결과다. 

이런 변화 과정은 엔씨가 8월 출시한 '호연'을 떠올리게 한다. 오랜만에 애니메이션풍 수집형 RPG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TL'과 같이 초기에 핵심 분야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고전하고 있다.  

호연 개발진은 출시 후 쉬지 않고 피드백 수렴과 게임 개선에 매달리고 있다. 약 1개월 사이에 게임 속 불편 사항을 대거 고치는 한편, 난이도 조정과 대형 콘텐츠 추가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다. 고기환 캡틴은 개발자 편지를 통해 연말까지의 로드맵을 정리해 공개하기도 했다.

캐릭터 수집형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캐릭터 매력과 서사다. 현재 진행 중인 체형 개선 패치도 이와 연결된다. 위화감이 들던 캐릭터 비율을 전체적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1차 개선이 진행됐으며, 다음 계획도 미리 알렸다.

모션과도 연결되어 길고 힘든 작업이지만, 캐릭터 살리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한 모습이다. 최근 신규 캐릭터 '포화란'은 원작의 인기 캐릭터로서 매력을 살리는 한편 서사에도 신경 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스토리는 흥미로운 점도 있으나 군데군데 보이는 원작 시절 감성이 발목을 잡은 바 있다. 단 긍정적 요소도 있다. 강호록이나 인연 대화 등 앞으로 스토리 매력을 살릴 시스템은 기반이 탄탄하다. 흥미롭거나 감동적인 서사를 새로 만들 경우 활용할 곳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서브컬처 및 수집형 시장은 초반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 호연에게 극적인 수준의 반등이 필요해지는 이유다. 단 결국 장기적으로 기적처럼 올라온 사례도 분명 존재하며, 'TL'도 예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만큼 불가능은 아니다.

엔씨는 여전히 이미지와 감성 영역에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 개발과 과금 완화를 향한 도전은 이어진다. 다시 예전과 같은 우상향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르 이해도와 젊은 감각이 쌓여나가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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