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크래프톤·넷마블, 강력한 IP로 글로벌 시장 석권
IP·글로벌·모바일 삼박자로 이룬 게임사들의 호실적
2분기 게임 업계 실적 발표가 종료됐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시장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게임 업계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일부 게임사들은 예상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며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코로나 특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의 성과에는 공통으로 세 가지 키워드가 나타난다. IP, 글로벌 진출, 그리고 모바일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의 중국 매출로 전망치 이상의 매출 실적을 거뒀으며, 크래프톤은 모바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20%에 달하는 성적을 내며 IP 힘을 과시했다.
■ 넥슨
넥슨은 2분기에 1조 76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했다. 이는 전년 동기 9천억 원대 실적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이다. 이러한 실적의 주요 요인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한다.
2분기 실적 발표 이전부터 중국 ‘던파 모바일’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지난 6월 앱 마켓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iOS 매출 추정치만 약 2억 7천만 달러(한화 3,700억 원)다. 중국 내 앱마켓을 합산했을 때 실제 매출 추정치는 이를 아득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넥슨은 2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예상을 상회하는 유저 참여도와 수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에서 당초 최대 446억 엔으로 전망했던 수익이 실제로는 655억 엔에 달해, 자체 예측치를 크게 웃돌았다.
넥슨은 실적 보고서를 통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지난 5월 21일 출시 이후, 기존 PC 버전 '던전앤파이터'의 캐니벌라이제이션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신규 및 휴면 팬층 확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던전앤파이터' IP의 강력한 영향력을 입증하는 사례다. 중국에서 국민 게임 반열에 오른 '던전앤파이터'는 16년 전 PC 버전을 즐겼던 게이머들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다시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던파 모바일’은 초기 서비스 시기 복각에 집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던파 모바일’은 출시 3개월이 지난 시점인 오늘 22일에도 중국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2분기에 7,0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2.7%, 전 분기 대비 6.7% 증가한 수치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은 크래프톤의 대표 IP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다.
'배틀그라운드'는 상반기에 PC와 모바일 플랫폼 모두에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PC 버전의 경우, 작년 12월부터 공격적인 운영 전략을 전개하며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실시했고, 이러한 전략이 적중해 유저 수는 우상향했다.
스팀 통계에서 직접 알 수 있듯, 3월 7주년 업데이트에서 정점을 기록한 뒤 뉴진스 컬래버레이션을 띄우며 7월까지 지속 성장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상반기 활성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약 130% 증가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40% 상승했으며, 유료 결제 이용자는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전반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적 성장을 주도한 것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수익 증대일 것으로 추측된다.
크래프톤의 2분기 플랫폼별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PC 매출액은 1,9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5% 증가했다. 이 역시 상당한 성장세지만, 모바일 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4,999억 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현지화 콘텐츠를 통해 꾸준히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으며, 유료화 모델 고도화로 가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또한 중동 인기 배우와의 협업 등으로 트래픽과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말한다.
크래프톤 역시 이번 실적에서 견고한 IP, 글로벌 시장 확장,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 강화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 넷마블
넷마블은 2분기에 7,82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9.6% 성장했다. 이는 회사 설립 이후 최대 분기 매출에 해당한다. 실적을 이끈 것은 '나혼렙'과 '레이븐2' 등 신작의 호조에 기인한다.
'나혼렙'은 넷마블의 2분기 핵심 카드로 주목받았다. 원작 웹툰이 글로벌 143억 뷰를 기록한 인기에 힘입어, 출시 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과 분기 실적 견인이 예상됐다.
앞서 언급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나 '배틀그라운드'와 달리 기존 게임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웹소설, 웹툰,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미 국내외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IP다.
넷마블의 2분기 해외 매출은 5,906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비중은 다소 감소했으나, 절대 금액으로는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국내 매출 확대는 '레이븐2',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등 국내 시장에서 호응을 얻은 타이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분기 실적에서 '나혼렙'의 글로벌 성과가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혼렙'은 5월 출시 이전에 이미 글로벌 사전 예약자 수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게임의 글로벌 동시 출시 사례 중 찾아 보기 힘든 숫자다. 원작 IP가 지닌 글로벌 영향력이 이와 같은 성과를 이끌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혼렙’은 실제로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나혼렙’은 출시 하루 매출 150억 원, 일일사용자 500만 명으로 나타났다.
넷마블은 ‘나혼렙’의 하반기 주요 업데이트로 반등을 꾀하고 있으며, 지난 13일에는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출시하며 견조한 IP로 다시 국내외 모바일 플랫폼 성과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의 분기 최대 매출 달성은 국내 게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시켰다. 최근 업계의 콘솔 플랫폼 확대 기조 속에서도 강력한 IP, 글로벌 시장 공략, 모바일 플랫폼 강화 전략이 최대 분기 실적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입증됐다.
이러한 상반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이 계획 중인 대형 업데이트와 신작 출시, 지속적인 글로벌 시장 도전이 하반기 실적을 더욱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