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시리즈를 어떻게 토요일 아침 만화영화로 바꿨지?"

'드래곤 에이지' 신작이 10년 만에 찾아온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를 맞이한 팬들은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개발사 바이오웨어는 10일(한국시간), 엑스박스 게임 쇼케이스를 통해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 정식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2014년작 '인퀴지션'에 이어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2024년 가을 출시되며, PC와 엑스박스 X/S 및 PS5 플랫폼을 지원한다.

당초 부제는 '드레드울프'였으나, 강대한 적보다 주인공과 동료의 이야기를 더욱 조명하기 위해 이름이 변경됐다. 또한 정통 RPG로 유명했던 전작들과 달리 주인공 캐릭터 조작 중심의 액션 게임이며, 시리즈 최초 공식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의 기쁨도 컸다.

트레일러는 하루 만에 조회수 120만을 돌파했고, 댓글 2만 4천 개가 달리면서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하지만 팬들의 댓글 의미는 다른 의미로 뜨겁다. 영상에 나타난 캐릭터들의 모습,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정치적 올바름(PC)'은 문제가 아니다. 드래곤 에이지는 PC 트렌드가 찾아오기 한참 전, 2009년 첫 타이틀부터 다양한 인종과 연애 방식을 추구해왔다. 문제는 이전 시리즈들에 비해 세계관 정체성과 화풍이 지나치게 다르다는 것이다.

드래곤 에이지는 정통 RPG 세계관 가운데서도 잔혹한 서사와 표현이 난무하는 다크 판타지 성격을 띤다. 특히 전작 인퀴지션은 이단심문소라는 부제 뜻에서 알 수 있듯 진지하고 어두운 종교적 질문과 세계적 재앙에 대한 서사를 다룬 바 있다.

반면 '베일가드' 트레일러는 지나치게 밝다. 캐릭터들 역시 오히려 유쾌한 등장 신을 보여주며, 아트 스타일은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을 준다. 어디에도 기존 어둡고 진지한 판타지의 풍모는 찾아볼 수 없어 유저들의 의문이 커졌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비유하자면, 다크 판타지 RPG를 '오버워치'로 바꾸면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비유하자면, 다크 판타지 RPG를 '오버워치'로 바꾸면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유튜브 반응부터 급격히 싸늘하다. 11일 0시 기준 트레일러 좋아요 수는 3만 1천, 싫어요는 무려 14만 개에 달했다. 

댓글 역시 부정적인 의견이 인기 순서를 석권하고 있다. "어떻게 다크 판타지를 토요일 아침 카툰으로 바꾼 거냐"는 말부터 시작해 "디즈니한테 인수됐냐", "모바일 게임 광고가 아니었구나" 등 다양한 조롱이 잇따랐다. "왜들 비난하는 거냐, 완벽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신작 아니냐"며 재치 있게 비꼬는 반응도 있었다.

'베일가드'가 시리즈 전통의 파티 전투를 버리는 것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장르뿐 아니라 게임 분위기도 기존 정체성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오랜 팬들의 불안이 커진다. 곧 추가 공개될 플레이 영상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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