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측, 다니엘 디펜스·메타와 함께 가해자의 범행 "그루밍"했다 주장
ESA, "비극과 게임 연관 짓는 것은 사건의 원인 파악 막는 행위"

유명 FPS 게임 ‘콜 오브 듀티’가 2년 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로부터 2년 전인 2022년 5월 24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지역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살바도르 라모스(Salvador Ramos)에 의해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은 해당 사건은 당시 미국 전역에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 발생 2주기를 맞은 지난 24일 피해자 유가족들은 미국의 총기 제조사 다니엘 디펜스와 유명 FPS 게임 ‘콜 오브 듀티’의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SNS ‘인스타그램’의 개발사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가족들은 이들이 가해자의 범행을 “그루밍”했다고 주장한다. 유가족 측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가해자는 범행 이전부터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자주 즐겼으며, 2021년 11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를 접한 이후 다니엘 디펜스의 무기에 관심을 가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에 대한 게시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Instagram / @danieldefense
이미지 출처: Instagram / @danieldefense

유가족 측은 다니엘 디펜스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사의 총기들을 광고하여 아이들에게 무기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다니엘 디펜스는 2020년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피해자가 되기를 거부해라(Refuse to be a victim)”이라는 문구와 함께 차량의 트렁크에서 돌격소총을 꺼내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가해자는 법적으로 총기를 구매할 수 있는 만 18세가 되자마자 게임에서 눈여겨본 무기를 실제로 구매해 해당 범죄를 저질렀다.

변호사는 이에 대해 “이 머리 셋 달린 괴물은 고의로 가해자를 무기에 노출시켜, 무기를 문제 해결의 도구로 여기게 하고 그 사용법을 훈련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2년 12월 발생한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역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성명을 통해 “많은 국가가 미국과 비슷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총기 사고 발생 비율에는 차이가 있다”며 “이러한 비극을 비디오 게임과 연관 지어 비난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고 미래의 비극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막는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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