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별로 레이드 2개 이상 운영하며, 레기온 등 콘텐츠 개발에 힘 쏟을 예정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소통"... 더 나은 콘텐츠로 유저들 만날거라 약속해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는데, 이제는 잘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연중 최대 행사 ‘던파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지난 1부에선 ‘안개신 레이드’와 ‘인공신 레이드’ 등 대규모 업데이트의 일정이 공개됐다.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현장 참여형 이벤트를 준비한 2부는 25일 일산 킨텍스에서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렸다. 오랜만에 열린 축제의 장에 많은 유저들이 참여해 던파 페스티벌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부를 앞뒀던 지난 21일, 던파의 세 디렉터가 1부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긴 시간 던파를 즐겨온 기자들이 참여한 이 자리에서 전해지지 않았던 개발 비화와 의도 등을 디렉터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었다.
Q. 지난 던파 페스티벌 1부에서 개발 프로세스 재투자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놀랐다. 개발 효율화 준비를 마쳤다는 뜻으로 보이는데, 기존 콘텐츠와 비교해 업데이트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궁금하다.
이원만: 일률적으로 몇 퍼센트가 증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형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를 보면 평소보다 더 많은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Q. 개발 프로세스 재투자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이원만: 유저분들이 “영업이익도 높은데 개발에 재투자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많은 사랑을 보내주시고 있는데, 재투자를 안 한다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안 될 것 같았다. 또한 시간이 갈수록 유저분들의 기대도 커지기 때문에, 이 기대에 맞추기 위해선 재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Q. 현재 ‘불사 세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윤희: ‘어둑섬’ 개발 당시 해방 난이도가 도전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과 장비 세팅으로 테스트를 많이 진행했고, 불사 세팅으로도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당시에는 불사 세팅의 특징을 유지하면서 재미 요소로 사용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했는데, 현재 같은 상황에 대한 고려는 조금 미흡했던 것 같다.
23일에 이와 관련한 코멘트를 전달할 계획이다.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된 부분을 조정할 예정이며, 업데이트는 다음 달 초에 진행될 것 같다.
Q. 최근 유저들이 어둑섬의 해방 난이도 클리어를 위해 의도적으로 ‘절단’ 패턴을 유도하는 공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치할 계획이 있는지?
김윤희: 특정 패턴을 넘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확인하고 있으며, 개발진의 의도에 맞지 않는 버그성 플레이는 수정할 예정이다.
Q. 이번 어둑섬에선 워닝 싸인이 공격 전조로 대체됐다. 이 과정에서 스킬 이펙트를 보고 싶어도 전조 확인을 위해 이를 최소화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개선안이 있는가?
김윤희: 이전부터 워닝 싸인은 콘텐츠의 배경과 어울리게 디자인됐다. 아트팀에서도 워닝 싸인의 가시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으니 향후에는 더 나아질 것이며, 스킬 이펙트와 관련해서도 최적화 작업을 통해 편의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Q. 무용담 보상 약화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를 진행한 계기가 궁금하다.
홍진혁: 내부 지표에서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확인되어 결정한 부분이다.
이원만: 같은 시기에 봉인된 자물쇠에서 골드 생성량이 많아진 것 때문에 특히 반발이 컸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부 데이터로 보면 봉인된 자물쇠로 생성되는 골드보다 무용담에서 생성되는 골드가 훨씬 많다. 급하게 조치하는 과정에서 이벤트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다소 아쉬웠다.
Q. 현재 던파는 2년 주기로 시즌이 진행된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레이드가 2개 출시되는데, 향후 시즌에서도 레이드가 2개 이상 출시되나?
이원만: 개발 프로세스 재투자가 잘 개선되면, 이후에도 레이드 2개 이상 나올 수 있다. 다만 레이드를 3개 이상 출시하면 유저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매 시즌마다 난이도가 다른 2개의 레이드를 준비하면서 다른 콘텐츠 업데이트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김윤희: 레이드 콘텐츠의 규모는 레이드에서 등장하는 캐릭터에 설정에 따라 달라진다. 설정 관련 부분도 최대한 고려하고 있다.
Q. 다음 레이드의 주인공인 ‘인공신’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이원만: 인공신은 고대 테라에서 ‘칼로소랑 싸웠던 12신이다. 테라의 한 여성 과학자가 테라 안에 잠든 기운을 발견해서 만든 존재로, 칼로소와의 싸움 끝에 모두 공멸했다. 그렇게 흩어진 기운을 받은 것이 ‘사도’이며, 곧 등장할 인공신은 이 기운이 빠져나간 육신만 있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김윤희: 인공신이라는 소재는 사실 이전부터 계속 염두하고 있었던 설정이다. 이전 레이드에서 추가하면 유저들에게 갑작스럽게 느껴질 것 같아 계속 미루다 이번에 등장시키게 됐다.
Q. 사도와의 전투는 다시 진행되나?
이원만: 인공신이라는 존재는 앞으로 펼쳐질 사도와의 결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레이드 이후에도 사도와의 전투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Q. 유력한 레이드 보스 후보였던 ‘디레지에’를 제치고 인공신이 먼저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이원만: 이번 인공신 레이드는 디레지에의 등장을 설명하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이다.
김윤희: 인공신의 등장은 이후 사도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과정이니,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에 대해 많이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확실한 것은 다음 레이드의 보스는 사도일 것이다.
Q. 신규 콘텐츠로 소개된 ‘이면경계’의 입장 방식이 궁금하다.
김윤희: 기존 상급 던전과는 다른 포지션이다. 백해 지역의 상급 던전과 입장 횟수를 공유하지 않는다. 기존 ‘폭풍의 역린(주간)’처럼 별도의 주간 입장 제한이 적용되며, 지난 시즌의 상급 던전처럼 일부 재화 사용하면 보상이 강화된다.
Q. 현재 던파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성장 메타에서 이면경계는 어떤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획됐나?
이원만: 성장 메타 가장 큰 단점은 성장 과정의 계단을 계속 조정하며 높낮이를 맞추는 것이다. 이면경계는 유저들에게 다음 계단이 높은 벽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이를 완화하는 역할로 기획됐으며, 현재 유저들이 성장의 한계를 느끼는 지점을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
Q. 이전 100제 레벨 콘텐츠였던 ‘에테르나’도 개편되는가?
이원만: 개편할 생각이다. 개발자 입장에서 리소스를 새로 만드는 게 최선이지만, 추가 속도에 제한이 있다. 그렇기에 기존에 선보였던 좋은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김윤희: 콘텐츠를 없애거나 새로 다듬는 작업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이를 콘텐츠 어떻게 재사용하나 고민 매일 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
Q. ‘강자의 길’과 ‘익시드 모드’ 모두 상시로 운영되나? 보상은 어떤지 궁금하다.
이원만: 난도 높은 콘텐츠의 보상이 너무 크면, 이를 소비하는 상위권 유저와 소비하지 못하는 유저들 사이의 간극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기존 유저들에게 과금을 유도하게 되니, 이런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김윤희: 강자의 길은 이벤트 콘텐츠이며, 익시드 모드는 시즌처럼 일정 주기로 달라지는 보상을 지급하며 상시로 운영할 계획이다.
Q. ‘미지의 숲’ 같은 8인 콘텐츠가 또 나오나?
이원만: 미지의 숲은 던파 개발팀이 R&D를 열심히 했다는 증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새로운 시도의 일환이며, 내부에서 콘텐츠 개발이 잘 됐다고 평가됐으면 추후 레이드나 다른 콘텐츠에서도 선보일 것이다.
Q. 아처의 신규 전직으로 ‘헌터’와 ‘비질란테’가 추가된다. 각 직업의 특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김윤희: 헌터의 조작은 어렵진 않을 것이다. 쉽고 직관적이지만 최대 능력을 발휘할 때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도록 설계했다.
반대로, 비질란테는 인간형과 요수형 오가면서 전투하는 캐릭터로 각 상태에서 쓸 수 있는 스킬이 다르다. 다만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억제로 상태를 전환하는 방식의 플레이는 없을 것이며, 인간형으로 플레이하는 시간이 훨씬 길 것이다.
Q. ‘격투가(여)’, ‘거너(여)’ 도트 리뉴얼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이원만: 네오플 도트팀이 뼈를 갈아서 작업하고 있다. 다만 업데이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이번 던파 페스티벌에서 공개하진 못했다. 괜히 공수표를 던지기보다는 착실하게 준비해서 소개해 드리고 싶다.
Q. 여느 게임의 특별 보상처럼 ‘전직 변경의 서’가 이번 던파 페스티벌 보상 이후에도 지급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앞으로도 이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원만: 이전에도 대형 업데이트마다 110레벨 성장 캡슐을 많이 지급했는데 이번에도 또 지급하면 유저들이 불만을 가질 것 같았다. 게임을 접은 유저들 중에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가 맘에 들지 않아 게임을 접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런 유저들을 위해 전직 변경의 서를 준비했다. 유저들의 반응도 좋고, 내부에서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추후 지급도 고민할 계획이다. 다만 캐릭터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을 포기했다고 오해하시는 유저분들도 생길까봐 후회하는 부분도 있다.
Q. 던파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날, 중국 현지에서도 이벤트가 크게 진행됐다. 중국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나?
홍진혁: 뜨거웠다. 코로나 이후 처음 진행되는 행사라 주최 측에서도 작정하고 행사 규모를 키웠다. 유저들도 많이 기다렸던 행사라 반응도 좋았다. 함께 진행된 결투장 이벤트 덕분에 아시안게임 보는 느낌이었다.
Q. 최근 소통 쪽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바뀐 소통 스타일에 대한 유저 반응은 어떤가?
이원만: 처음엔 좋았는데 점점 안 좋아졌다. 결국 소통이란 것도 준비된 것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Q. 디렉터로 활동한 지 1년이 지났다. 활동 중 제일 잘한 것과 아쉬웠던 것을 하나씩 뽑는다면?
이원만: 작년 7월에 합류해서 처음 진행한 것이 성장 난도를 낮추고 부담을 줄이는 작업이었다. 유저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시던 부분이라 이를 조정한 것이 가장 잘한 것 같다. 아쉬웠던 것은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작업 중 유저들과 소통을 많이 못 한 점이다. 이후 생각해 보면 “차라리 미리 말씀드릴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김윤희: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최적화를 잘 적용한 점, 특히 바칼 레이드 업데이트 전에 와이드 모드를 적용한 점을 가장 잘한 것으로 뽑고 싶다. 콘텐츠 연계가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이원만 디렉터와 마찬가지로 아쉬웠던 것은 소통이다. 너무 개발자 입장에서 이야기한 것 같다. 소통은 여전히 어렵다고 느낀다.
홍진혁: 제일 잘한 것은 성장 과정을 통합한 것이다. 아쉬운 것은 무용담 이슈를 초기에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Q. 디렉터 취임 이후 오프라인으로 던파 페스티벌을 처음 진행한다. 소감이 듣고 싶다.
이원만: 개인적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때 덜 긴장됐다. 온라인에서 진행할 때는 채팅만 보여서 유저들 반응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도 오프라인에선 현장에서 표정이나 말씀으로 바로 피드백이 와서 좋다.
홍진혁: 던파 페스티벌은 일종의 놀이동산이라고 생각한다. 던파를 주제로 하는 축제인데,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발표회로 바뀌는 느낌이다. 물론 필요한 건 맞지만, 1년에 한 번은 개발진과 유저들이 만나서 노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김윤희: 오랜만에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다. 많은 모험가 만나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좋다. 오프라인 행사에선 개발자들의 컨퍼런스로 진행되니, 내부 개발진들과도 소통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
Q. 마지막으로 모험가분들께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원만: 모험가님들께 항상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하고, 또 늘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알차게 준비했으니 기대해 주시면 양질의 콘텐츠로 보답드리겠다.
김윤희: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는데, 이제는 잘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신뢰할 수 있는 개발진이 되겠다.
홍진혁: 라이브 이슈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고 내부에서도 생각하고 있다. 메타 변화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노하우를 쌓고 있으니 내년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