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24, 시리즈 최초로 여성 선수 얼티밋 팀 추가해
원하는 선수 획득 난도 높아지고, 스펙에서 밀리고... 불만 고조
[게임플] “사상 최고로 현실감 넘치는 축구 경험”, EA는 이 문장을 자사의 신작 축구 게임 ‘FC24’의 홍보에 사용했다. 그런데 여성 선수들이 남성 선수들과 비슷한 성능으로 함께 경기를 뛰는 것을 정말 현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많은 유저들이 의문을 표한다.
FC24의 여성 선수 출시 논란은 출시 전부터 팬들에게 뜨거운 감자였다. 앞서 이전작에서도 여성 축구 리그는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었다. 하지만 원하는 선수들로 자신의 팀을 구성해 다른 유저와 겨루는 메인 콘텐츠 ‘얼티밋 팀’에 여성 선수가 참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유저들의 시리즈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현실성’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26일,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남성에게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병역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신체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 중 하나였다.
현실이 그렇다. 여성도 축구할 수 있고, 여성 축구 선수도 존재한다. 하지만 명백히 남성과 여성 사이에 신체적 차이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여성과 남성의 축구 리그는 별도로 운영되는 것 역시 현실이다. 현실적인 게임을 지향한다면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유저들의 의견이었다.
이와 같은 유저들의 우려에도 굴하지 않고, FC24는 시리즈 최초로 여성 선수를 얼티밋 팀에 추가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여성 선수들의 능력치가 ‘비현실적’으로 높게 측정됐다는 것이다.
FC24의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선수들의 등급 리스트에 따르면, 포지션별 필수 능력치의 평균값을 의미하는 ‘오버롤(OVR)’ 수치가 가장 높은 선수에 ‘킬리암 음바페’, ‘엘링 홀란드’, ‘케빈 더 브라위너’와 함께 여성 선수가 ‘알렉시아 푸테야스’가 이름을 올렸다. 같은 중앙 미드필더(CM)인 알렉시아 푸테야스와 케빈 더 브라위너의 세부 능력치를 비교해 보면 푸테야스의 페이스(82)와 수비(72)가 브라위너에 비해 10점 이상 높다. 뒤이어 이름을 올린 여성 선수 ‘이타나 본마티’, ‘서맨사 커’ 등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기존 유저들, 특히 남성 축구 리그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불만이 쌓인다. FC 시리즈에서 선수는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다. 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카드 팩을 개봉해 선수를 얻거나, 다른 유저에게서 선수를 구매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여성 선수들이 추가되면서 카드 팩에서 등장하는 선수의 수가 늘어나, 좋아하는 선수를 얻기가 더 어려워진다.
또한 여성 선수들이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탓에 승리를 위해서는 이들은 반드시 채용해야 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활약할 기회는 줄어든다. 경기 중에는 작은 체구의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니 기존 팬들 입장에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하지만 FC 시리즈는 이러한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A의 총괄 프로듀서인 존 셰퍼드는 해외 게임 전문 매체 IG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1억 5천만 명의 팬뿐만 아니라 10억 명의 팬을 연결하고자 한다”며, “여성 축구 리그를 얼티밋 팀에 추가한 것에 대해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아쉬운 유저는 킥오프 모드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발언했다.
수석 프로듀서 샘 리베라 역시 “단순히 키가 크고 힘이 센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평등하면 (성별과 무관하게)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메시지의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유저와 개발사 사이의 입장 차이는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세계 최대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ESD) 스팀에서 FC24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의 최적화와 얼티밋 팀의 여성 선수 추가로 현재 ‘복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FC24의 영국 내 판매량은 전작에 비해 3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