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aF' 시리즈로 시작, '파피 플레이타임' 이후 수요 급증
마스코트 중심의 어린 팬덤 겨냥... 복제 게임 수 증가

[게임플] 최근 해외 인디 게임계에 ‘마스코트 호러’ 장르 게임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 SNS에서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 몇 가지 있다. 2023년 출시된 ‘아만다 디 어드벤처러’, ‘반반의 유치원’, 2021년 출시된 ‘파피 플레이타임’이 그렇다. 이들의 인기는 비단 해외에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허기 워기’와 ‘반반’, ‘오필라버드’ 등 게임 속 캐릭터 인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 속 마스코트만 보면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평범한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기괴하게 변형된 마스코트가 등장하는 ‘마스코트 호러’ 장르의 게임이다. 마스코트 호러 장르는 ‘프레디의 피자가게’로 잘 알려진 ‘파이브 나이츠 앳 프레디(이하 FNaF)’가 2014년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FNaF는 피자 가게의 마스코트이자 아이들을 위한 애니매트로닉스를 소재로 했다. 제한된 공간에서 CCTV와 문을 활용해 애니매트로닉스의 습격을 막는 게임성과 귀여움과 기괴함이 공존하는 캐릭터 디자인,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인디 게임의 혁신이라 평가받았다.

FNaF의 흥행 이후, 아이들을 위한 마스코트를 내세운 인디 게임들이 종종 출시됐다.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풍의 마스코트 ‘벤디’를 소재로 한 ‘벤디와 잉크 기계’, 과거 조악한 그래픽의 교육용 게임을 모티브로 한 ‘발디의 기초적인 교육과 학습’ 같은 게임들이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스코트 호러 장르가 유독 인디 게임으로 자주 출시되는 이유가 있다. 마스코트는 세대를 불문하기에 어린 유저층도 흡수할 수 있다. 또한 마스코트의 개성이 중요하다 보니 게임의 개연성이 부족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공은 왜?”를 묻는 게 의미가 없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게임이 인기를 끌면 후속작에서 이야기를 풀어도 무방하다.

이러한 마스코트 호러 장르는 파피 플레이타임을 기점으로 변환점을 맞는다. 파피 플레이타임은 장난감회사 ‘플레이타임’의 비밀을 찾아 공장을 방문한 주인공과 그를 막는 장난감들을 소재로 했다. 마스코트 호러 장르의 매력을 살린 연출과 ‘그랩팩’이라는 게임 고유의 요소를 활용한 퍼즐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2022년, 게임의 챕터 2가 출시됐다. NFT 발행과 출시 연기 등 잡음이 여럿 있었지만, 챕터 2 역시 새로운 마스코트의 추가와 전편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분량으로 흥행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게임에 관한 힌트가 담긴 콘텐츠도 꾸준히 공개했고, IP를 활용한 스핀오프 게임도 출시했다.

파피 플레이타임이 이렇게 IP를 확장할 수 있는 이유는 개발사 ‘모브 엔터테인먼트’가 유튜브에서 구독자 463만 명을 보유한 마인크래프트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도 파피 플레이타임과 함께 마스코트 호러 게임의 캐릭터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소재가 되는 게임의 특성상 영상의 시청자는 아이들이 주를 이룬다.

파피 플레이타임 이후로 마스코트 호러 장르는 어린아이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팬덤을 확보했다. 이제는 좋은 게임보다 잘 나가는 마스코트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시가 ‘반반의 유치원’이다.

반반의 유치원은 출시 초 마스코트 호러 장르의 문법을 그대로 복기한 탓에 표절 의혹까지 받았지만, 귀여운 마스코트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후속작이 이어질수록 게임성은 떨어졌다. 최신작 챕터 3의 경우 환불을 막기 위해 억지로 분량을 늘리고, 게임의 주요한 설정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최악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와중에 새로운 마스코트와, 마스코트 사이의 의미 없는 갈등이 추가된 것은 여기에 열광하는 아이들을 노린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정도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에선 마스코트 호러 장르가 인디 게임을 좀먹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마스코트만 그럴싸한 자기 복제 게임이 인디 게임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파피 플레이타임이나 반반의 유치원의 카피 게임이 쏟아지고 있으며, 유튜브 애니메이션 채널 ‘골든레인 스튜디오’도 ‘캔디랜드’라는 자체 IP를 활용해 모브 엔터테인먼트의 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다행히 아만다 디 어드벤처러 같은 게임성과 마스코트 모두 잡은 수작도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경쟁의 방향이 마스코트에 집중된 현재, 좋은 게임이 계속 출시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는 어렵다. 향후 인디 게임 시장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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