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작혼'을 중심으로 작년 이어 재유행
언제 누구와도 부담 없는 게임성, 편견 개선에도 큰 역할

[게임플] 스쳐가는 바람인 줄 알았던 '마작 붐'이 또다시 트위치에 스며들고 있다.

국내 인터넷 방송에 마작 열풍이 처음 시작된 것은 2022년 초였다. '쓰르라미 울 적에'를 플레이하던 스트리머 따효니가 작중 한 캐릭터가 유독 집착하는 마작에 궁금증을 느꼈고, '작혼: 리치 마작'을 플레이해보면서 마작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주변 스트리머들이 호기심이나 권유를 통해 연쇄적으로 마작을 배우며 합방 콘텐츠와 친선 대회가 유행으로 불어닥쳤다.

마작은 일본과 중화권에서 매우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가운데 한국은 불모지였다. 과거 도박이라는 편견이 강했고, 즐길 공간과 동료를 찾기 어려운 점도 큰 장벽이었다. 하지만 적당한 온라인 게임의 등장과 방송으로 마작 룰이 익숙해지자 게임 장벽이 크게 내려가는 효과를 보였다.

'작혼'은 서브컬처 캐릭터와 감성이 포함된 게임이다. 하지만 편리한 UI와 시스템, 쾌적한 매칭 및 서버 환경에 힘입어 글로벌 마작 앱 가운데 가장 많은 유저가 즐기는 대상이 됐다. 국내 마작 커뮤니티에서도 온라인 대전 수단으로 작혼을 기본적으로 선택하는 추세다.

접속량이 미미했던 한국 지역 유저가 급증하자 유통사 요스타가 긴급히 글로벌 서버에 한국어 패치를 단행했고, 결국 이달 22일 모바일 버전도 한국 시장에 정식 출시됐다. 한 인터넷 방송에서 벌어진 작은 에피소드가 신규 마작 시장 개척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방송이 국내 마작 지각변동을 가져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따효니 풀버전 '다효니' 채널)
이 방송이 국내 마작 지각변동을 가져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따효니 풀버전 '다효니' 채널)

이제는 역으로 한국 지역 작혼 출시가 방송 주목도를 끌어올리는 작용을 한다. 지난해 마작 열풍은 몇 달 뒤 사그라들었으나, 올해 초 다시 작혼 플레이 방송이 급증했다.  

따효니와 진수도사, 옥냥이 등 초창기 유행에 기여한 스트리머들이 여전히 작혼을 플레이하고 있으며, 러너와 플레임처럼 최근 마작을 배우기 시작한 '뉴비' 방송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방송 중 마작을 숙련자 수준으로 소화 가능한 스트리머만 수십 명이 될 정도다.

방송 영향으로 마작에 입문한 유저 역시 막대한 규모로 추정된다. 과거 스트리머간 합방과 친선 대회 시청자는 수만 명에 달했고, 지금도 작혼 시청자 수는 다른 게임 대비 높게 나타난다. 스트리머간 마작 소모임 및 친선 대회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자 역시 틈틈이 작혼 한 판씩 즐겨왔다
기자 역시 틈틈이 작혼 한 판씩 즐겨왔다

마작이 방송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여러 요소가 꼽힌다. 하루에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가볍게 즐기기 좋은 웹보드다. 포커나 맞고 같은 종류처럼 머니를 충전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일정 수준의 게산과 선택이 필요해 도박보다 게임의 성격이 강하다.

오랜 시간 입증해온 게임성으로 밸런스 문제가 생길 일이 없고, 실력와 운의 비중도 적절하게 나뉘어 방송인과 시청자가 꾸준히 즐기기 좋다는 반응이다. "왜 중국에서 온갖 놀이를 다 규제해도 마작만큼은 못 막았는지 알겠다"는 소감도 흔히 나온다.

오프라인 마장을 향한 고정관념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마작 방송 유행 이전까지 '아저씨들이 음침한 지하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도박장' 같은 이미지가 있었으나, 실제 찾아간 마작 카페의 밝은 전경과 가족 및 여성 손님들의 모습이 송출되면서 건전한 여가 문화로 알려지는 조짐을 보인다.

마작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기엔 너무나 검증된 게임이다. 훌륭한 순수 놀이고, 언제 꺼내들어도 재미가 보장된다는 사실이 방송의 힘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국내 마작 보급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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