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포게임즈 박상우 대표가 말하는 '인디게임 개발'이란

[게임플] "인디게임 개발은 예상대로 굉장히 힘듭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즐겁고 멋진 일이죠."

네오위즈가 자사 퍼블리싱 게임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이하 스컬)'의 개발 뒷이야기를 공식 유튜브에 공개했다.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의 박상우 대표가 직접 영상에 출연해 게임 개발에 뛰어든 계기, '스컬' 완성까지의 역경을 풀어놓았다.

스컬은 머리를 바꿔 변신할 수 있는 해골의 모험을 그린 2D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도트 그래픽에 빠른 템포의 시원한 액션이 더해지면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고, 한국 인디게임 사상 최초로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우스포게임즈 박상우 대표
사우스포게임즈 박상우 대표

박 대표의 스컬 첫 개발은 공모전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초반 난관은 컸다. 학업과 개발을 병행하던 시기라 시간과 몸이 힘겨웠고, 8개월 동안 만들었던 프로토타입은 재미가 없어 폐기를 결정했다.

스컬 프로토타입은 지금과 달리 탑뷰 디자인이었는데, 거기에 섞은 근접 전투가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이 폐기 이유였다. "결정 이후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았지만, 결국 팀원들 모두 이해하고 다시 일어서준 덕분에 결과적으로 옳은 일이 되었다"고 박 대표는 회상했다. 

리메이크 후 게임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 법인을 설립한 뒤 신용대출을 받아 자본을 조달했다. '열정페이'를 멈추고 팀원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하는 시도였다. '사우스포게임즈'는 대부분 오른손잡이인 세상에서 왼손잡이로 경쟁력을 갖겠다는 의도로 지은 사명이다.

마침 크라우드 펀딩 시기에 국내 인디게임 장려 분위기가 퍼져 있었다. 많은 크리에이터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졌고, 예상보다 높은 펀딩 성과를 거뒀다. 박 대표는 "그때 우리가 틀리지 않았구나,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게임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오위즈와 첫 만남은 펀딩 시작 전이었다. 웹사이트에 올린 데모 버전을 네오위즈 측에서 플레이해보고 먼저 연락이 온 것. 수개월간 논의한 끝에 계약이 성립됐고, 스컬은 네오위즈가 처음으로 퍼블리싱하는 인디게임이 됐다.

게임을 만들 때는 개발 외에 굉장히 많은 일이 필요하다. 마케팅, 법적 업무, 서류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런 부분을 네오위즈가 함께 진행하면서, 온전히 개발에 훨씬 많은 시간을 쓰게 되어 더 멋진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퍼블리셔를 통해 저작권 문제도 미리 예방이 가능했다. 스컬은 다른 게임의 패러디와 오마주를 많이 넣었는데, 그 과정에서 어디까지가 선을 넘지 않는지를 네오위즈 법률팀 자문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스컬은 한국 인디게임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도 퍼블리셔와 인디 개발사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 네오위즈는 스컬 외에도 여러 인디게임 퍼블리싱과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인디게임 개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소감을 전했다. "게임을 하는 것과 만드는 것은 다르다는 말이 있지만, 여기에 생략된 말이 있다"면서 "내가 원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즐겁지만, 내가 원치 않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을 밝혔다.

인디게임의 장점은 게임 취향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원하는 게임을 직접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 내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하지만 돈, 시간, 인력이 모두 부족하다는 거대한 단점들도 존재한다. 박 대표는 이를 "예상대로 힘들지만, 예상대로 멋진 일"이라고 표현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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