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계부터 완성된 참신함과 액션... 퍼블리셔 네오위즈 시너지도 최상
[게임플] 한국 인디게임이 글로벌 백만 장 판매작이 됐다. 꿈과 같았던 이야기다.
'스컬(SKULL):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국내 게임사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한 2D 로그라이크 액션게임이다. 2019년 텀블벅 펀딩으로 처음 공개할 때부터 마니아들의 관심이 높았고, 네오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스컬'은 스팀 얼리액세스 출시를 거쳐 2021년 1월 PC 버전 정식 출시에 나섰다. 유저 반응과 흥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닷새 만에 글로벌 판매량 10만 장을 넘겼고, 닌텐도 스위치와 PS4 등 콘솔 버전 출시도 이어지면서 추가 판매가 이어졌다.
그 결과 출시 1년이 지난 올해 1월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한국 패키지 인디게임 역사상 최초다. 약 2만 7천 개가 쌓인 스팀 이용자 리뷰에서도 매우 긍정적(93%)를 기록하면서 높은 유저 만족도를 보였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로그라이크 액션을 표방한 인디게임은 많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빛날 수 있었던 비결은 게임의 원초적 재미에 있었다. 독창적인 액션 감각, 주인공 해골의 머리를 무작위로 바꿔가며 다채롭게 즐기는 플레이가 참신했기 때문이다.
해골의 '머리(스컬)'에 집중한 콘셉트 기획은 무한히 뻗어나가는 변수를 가져왔다. 로그라이크의 무작위 요소로 다양한 머리를 얻어 캐릭터의 정체성 자체를 바꿀 수 있었다. 신규 스컬은 계속 추가됐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때마다 다른 게임 방식이 나타났다.
싱글 플레이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전후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멈추지 않은 점도 꾸준한 판매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 2월에도 캐릭터 밸런스를 대규모로 개편하는 패치를 단행했다.
현존하는 100여종의 스컬 중 대부분의 공격력, 스킬 쿨타임, 공격범위를 일제히 조정했다. 또한 그림리퍼와 가고일 등 11종은 리워크 작업을 통해 개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스컬에 따라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게임 특성상, 유저들이 다시 게임에 들어올 동기부여를 받게 된 것이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셔로 참여한 것도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 인디게임 개발사 대부분은 국내외 유통과 마케팅, 멀티플랫폼 작업 노하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스팀과 콘솔 분야에서 오래 기반을 닦아온 네오위즈를 만나 시너지를 낸 것이다.
이에 대해 박상우 사우스포게임즈 대표는 "네오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뒤 개발에만 집중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스포게임즈는 하반기에 또다시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로 사옥을 이전해 개발자 신규 채용에도 힘쓰고 있다. 네오위즈는 스컬 외에도 '블레이드 어썰트'와 '언소울드' 등 질 높은 인디게임 퍼블리싱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또다른 인디게임 기대작인 '산나비' 얼리액세스 출시를 지원 중이다.
스컬의 성공은 한국 인디게임의 희망이 된 동시에, 게임계가 보완해야 할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대형 퍼블리셔를 통해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퍼블리셔를 잘 만나는 게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사업과 계약에 관한 경험이 없어 출시와 심의 단계부터 가로막히는 경우는 다수 나타난다. 특히 중국 퍼블리셔에게 출시 전 게임을 도용당하는 등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흥행사례가 늘고 있지만, 대형 퍼블리셔 등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여전히 소규모 게임 출시 환경이 매우 척박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 외 사업적 노하우를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