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퀄리티 그래픽과 음향을 강화한 PC 버전
원작의 감성과 현 세대를 배려한 편의성 돋보인다

[게임플] ‘추억’이란 단어만으로 첫인상을 표현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치며 준비한 배려와 변화는 보다 자세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라인게임즈의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정식 출시됐다. 신작은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해, 라인게임즈의 개발 관계사 모티프와 일본 코에이테크모게임스가 공동 제작한 게임으로, 대항해시대2와 외전을 베이스로 잡은 것이 특징이다. 

게임은 출시 전부터 원작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오랜만에 등장한 시리즈의 신작으로서 충분한 정통성을 갖췄고 명작으로 꼽히는 대항해시대2와 외전을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2차례 비공개테스트로 게임의 퀄리티를 검증받고 과감한 콘텐츠 개편으로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기에, 새로운 형태의 MMORPG를 바라는 국내 유저들에게 각광받았다. 

관심은 ‘변화의 정도’에 집중됐다. 게임의 근간이 된 대항해시대2는 발매된 지 20년 가까지 지난 고전 게임이다. 추억 보정이 없는 유저에겐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법한 연식이다. 팬들에겐 과거의 향수를, 신규 유저에겐 최신 MMORPG다운 고퀄리티 콘텐츠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개발사의 선택이 중요했다. 

PC 버전의 첫인상에선 ‘세련미’가 돋보인다. 그래픽부터 독특한 구성이 눈에 띈다. 등장인물들은 원작의 감성을 반영한 듯, 2D로 구현됐지만 그와 동시에 초상화와 캐릭터 모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반대로 바다로 나아갔을 때 선박과 파도, 해안선의 풍경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눈을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 PC 버전 플레이를 추천하는 이유는 몰입도 높은 음악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기기와 플레이 환경 특성상 음악의 비중을 낮추는 케이스가 많다. 반면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대항해시대2의 명곡을 그대로 실어, 원작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을 놓치지 않는다. 헤드셋과 스피커를 통해 흐르는 음악의 선율은 넓은 화면 이상으로 PC 버전의 대표적 특장점에 꼽힐만하다. 

초보 유저를 위한 친절함도 보인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결코 쉬운 게임이 아니다. 항해만 하더라도 선박과 항해사, 보급에 대해 신경 써야 한다. 여기에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교역과 조합 의뢰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기본적인 행동에서도 수많은 변수가 개입하는 것.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경험했던 유저라면 다소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게임은 초반부터 플레이 도중 경험하게 될 모든 정보에 자세한 설명을 보탠다. 때로는 시스템의 입을 빌려 설명하거나, 때로는 과거 회상 방식으로 장면에 빗대어 설명한다. 공식 가이드나 커뮤니티를 참조하지 않아도 튜토리얼만으로 플레이에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 

플레이는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연상케 한다. 수많은 유저들이 함께 누비는 해상에서, 메인 캐릭터인 제독의 연대기와 조합 의뢰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원작 시리즈를 경험한 유저라면 MMORPG와 대항해시대2 콘텐츠의 조화로운 연계를 자연스레 체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변화가 체감되는 부분은 편의성이다. 튜토리얼 이외에도 자동항해 시 목표 항구에 자동으로 진입하는 기능, 항구 바깥에서도 보급품을 수령받는 기능, 특정 장소에서 어떤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지 상세히 표기하는 등의 배려가 돋보인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팬들에겐 향수를, 신규 유저에겐 MMORPG의 신선한 재미를 전달하는 신작이다. 과거의 감성을 그대로 계승하되, 시대에 뒤처진 사항들을 점검하고 과감히 개선한 노력이 엿보인다. 그야말로 진화한 대항해시대라 볼 수 있다. 

이제 갓 첫 발을 디딘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플레이를 거듭할수록 제대로 된 면모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원작 특성상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방대한 콘텐츠를 노릴 수 있는 만큼 게임에 대한 평가 또한 후반 콘텐츠의 완성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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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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