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전 전패, 일본 대중에 희망의 신드롬 일으킨 경주마
평균 수명 넘긴 29세 나이로 눈 감아...경마, 게임 팬 애도의 물결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로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일본 경주마 '하루 우라라'가 2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복수의 일본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하루 우라라는 9일 새벽, 치바 현 소재 목장인 마사 팜에서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이에 사이게임즈가 운영하는 '우마무스메' 일본 SNS, 카카오게임즈의 한국 SNS에서 일제히 하루 우라라를 향한 조의를 표했다.

사인은 고령의 말에게 위협적으로 발생하는 산통(복통)으로 알려졌다. 8일 아침에 변을 보지 않자 수의사를 불러 밤까지 조치했으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었다는 것이 목장 관계자의 증언이다.

부고가 알려지자 한국과 일본의 경마 및 게임 팬들로부터 애도의 메시지가 잇따르는 한편, 경주마는 물론 우마무스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추모 그림도 쏟아짖고 있다. 최근 영어권에서도 우마무스메 게임 스팀 출시로 하루 우라라의 이야기에 관심이 급증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하루 우라라 원본마 생전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하루 우라라 원본마 생전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하루 우라라는 '패배의 별'로 불리며 2000년대 일본에서 국민적 신드롬을 일으킨 경주마다. 너무나 약해 113전 전패를 기록하며 한 번도 이기지 못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뛰고 또 뛰는 모습이 당시 경제 불황에 빠진 일본 국민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일본 경마 역사상 '오구리 캡'과 함께 가장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은 경주마로 꼽히며, 경마장 수익과 관련 상품 판매도 급등하면서 주요 활동 무대인 고치 현의 경제를 부흥시킨 주인공으로 기록되어 있다.

게임 초기부터 등장한 우마무스메 IP에서도 밝고 순수한 캐릭터 디자인, 언제나 웃음을 보이는 모습으로 인해 높은 인기를 얻었다. 또한 처참하게 패배하면서도 성장해나가는 스토리에 스트리머 중 일부가 눈물을 보이기도 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29세는 경주마 평균 수명을 훌쩍 넘긴 나이로, 인간에 대입하면 80대 혹은 90대에 해당한다. 수많은 대중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한 상징인 만큼, 천수를 누린 하루 우라라가 저 세상에서도 행복하길 바라는 팬들의 염원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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