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CEO, 언리얼페스트 2025 참석 방한
한국 시장과 문화 향한 애정, AI로 다가올 미래
"AI는 오히려 게임 개발자 고용 문제를 해결할 것."
팀 스위니 대표는 최근 5년간 글로벌 게임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하나다. 차세대 엔진 전쟁 속에서 언리얼 엔진5의 승리를 가져왔고,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한 반독점법 소송 전쟁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의 경험담에 따르면, 된장찌개와 누룽지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한국 음식 마니아다.
언리얼페스트 서울 2025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 그는 키노트 강연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구글과 애플에 더해 스팀이 개발자에게 받는 수수료 30%를 "과한 탐욕"이라고 거세게 비판하는 한편, 현재 에픽게임즈 스토어 수수료 12%를 더 낮춰주는 방안을 소개하며 개발자 친화적 생태계를 강조했다.
팀 스위니 대표는 "지금 미국에 와보면 한국 문화 인기가 얼마나 큰지 깜짝 놀랄 것"이라면서 "한국은 지금 전 세계 문화 콘텐츠를 선도하고 있고, 그중 많은 작품에 우리 언리얼 엔진이 공급된 것에 대해 큰 영광으로 느낀다"고 밝혔다.
Q. 삼성과의 반독점 소송 합의 조건이 무엇이었는지 밝힐 수 있나?
앱 설치나 경고 등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렀다. 발표한 내용에서 추가로 공개하기는 어려우나, 삼성과 함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합의가 원만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
Q. 구글 및 애플과의 소송이 가진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미국과 호주 등에서 모두 이겼고, 영국과 소송이 남아 있다. 2020년부터 시작한 소송이고, 잘못된 비즈니스 관행에 인식되고 소비자 피해를 막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솔루션을 찾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앱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공정 경쟁의 기회와 혜택이 다가올 것이다.
Q. 국내 인앱 수수료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 규제 환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한국 앱마켓 독점 싸움에 흥미로운 역사적 교훈이 있다. 법을 통과하는 것은 사람이나 기업이 준수한다는 가정 아래 이루어진다. 애플과 구글도 경쟁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법의 스탠다드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명시적으로 위법 행위를 하고 있다. 한국도 법이 통과됐을 때 따르는 척하더니 타사 서드파티에 수수료 26%를 가져가는 행위를 하지 않았나.
법 제도가 만들어질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욕심 많은 미국 회사들이 법의 의도를 따를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지불 경제 시스템에 자율 경쟁이 있어야 하고, 스토어도 마찬가지다. 게임이 신규 공급되고 개발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공정 경쟁이 이루어진다.
애플과 구글 로비스트들이 미국 정부와 위험할 정도로 가깝다. 산업을 헷갈리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 입장은 기업들이 제대로 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둔다. 로비스트들이 한국 등에서 공정 경쟁 법을 내면 미국 행정부가 보복할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두려움을 가질 필요 없이 공정 경쟁을 더욱 많이 유도해야 한다.
한국에서 앱스토어 법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미국의 경우 애플이 제3자가 수수료를 내도록 하는 것이 불법이라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결제 업체에 수수료를 강요한다. 미국에서 명확하게 불법이라 한 일을 기업에게 하도록 그냥 놔둘 리 없다.
Q. AI 기능이 적극 도입되고 있인데 앞으로 AI 추가 활용 계획은 무엇인가, 그리고 AI가 게임 개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하나?
3년 내 굉장히 큰 변화가 게임 개발에 찾아올 것이다. AI 어시스턴트로 코드 생성은 이미 사용 중이고, 작은 기업들이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게임 자체도 2년 내 크게 바뀔 것이다. 생산성도 3배, 혹은 그 이상 증가할 것이다. 아트나 콘텐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본다. TV나 영화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3D 생성에 AI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 역시 하이퀄리티 하이엔드 수준이 2년 내로 찾아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서로 경쟁하며 더 나은 게임을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논쟁 대상인 고용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과거 하나 게임을 만드는데 3년쯤 걸렸는데, AI 학습을 통해 프로그래밍과 리소스 제작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AI 도구 적극 활용 계획도 가지고 있다. 물론 에픽게임즈가 최첨단 머신 러닝을 개발하진 않는다. 텍스트나 이미지, 비주얼 모델 전문사들이 만들 것들을 기대하고 있다. 최첨단 모델링을 기반으로 우리의 혁신적 역량을 추가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본다. 게임 자체를 조금 더 참여형이나 몰입형으로 만드는 데 활용하고, 게임에 흥미로운 상호작용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Q. 한국 게임사 에피드게임즈가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에픽게임즈와 상표권 분쟁이 있었다. 현황은 어떤가?
소송은 없었고, 소송을 제기할 의사도 없다. 이름이 등록됐을 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은 했다. 이런 이름이 등록됐는데 기업에게 반대 의견을 제시하겠느냐고 묻는 절차가 있는데, 유사하고 혼동을 줄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냈을 뿐이다. 물론 언어권 문제가 있어 영어로 비슷하지만 한국어로는 전혀 다른 것도 안다.
결국 그곳 이름이 인정되어 등록됐고, 우리 역시 수용했다. 다른 곳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반대 의견을 낼 수도 있다. 절차를 통해 의의를 제기하고 결론이 나면 수용하는 것이 지극히 일반적 과정이다.
Q. 'PUBG 배틀그라운드' UGC 생태계 지원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하고 에코 시스템으로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펍지 공식 발표다. 언리얼 사용은 단순히 게임 출시를 넘어 누구나 툴과 함께 에디터를 사용하고 커뮤니티에 내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포트나이트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언리얼 엔진6에서 다양한 기술이 추가될 것인데, 게임산업에서 가장 큰 기회는 게임간 연결을 통해 공유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오픈 메타버스 형태다. 유저가 아이템을 구매할 때 다른 게임으로 넘어갈 생각에 선뜻 구매하지 못하는데, 경제가 통합되면 다르다. 모든 게임사가 함께하는 개방형 경제는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Q. 한국 게임사들과의 파트너십으로 계획하는 시너지는?
훌륭한 게임사라면 어디나 파트너십을 가질 의사가 있다. 공식적으로 디즈니, 마블 등과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템을 구매하면 다른 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상호 호환으로 경제 통합을 이룰 계획이다. 산업 자체가 재편되고 기존 업체에 흥망성쇠가 오면서 새로운 판이 만들어질 수 있다.
Q. 언리얼 엔진5 개발 게임 중 상당수가 최적화 문제를 겪었다. 해결을 위해 에픽게임즈가 준비하는 것이 있을까?
개발 과정에서 최고 사양 기준으로 개발하고 최적화를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문제로 안다. 10년 전에 비해 최적화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게임 자체 복잡도가 굉장히 올랐기 때문. 함께 앉아 더욱 고민할 필요가 있고, 우리 역시 다방면에서 노력 중이다.
Q. UGC 콘텐츠는 앞으로 게임계 핵심이 될 예정이지만, 저작권 도용 문제도 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유튜브가 저작권에 위배되면 수익을 못 가져가게 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테이크다운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AI가 들어오면서 더 향상이 될 것이고,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 모든 콘텐츠가 완전할 수는 없다. 더욱 많은 협업으로 제도 내에서 통제하며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Q. 한국 시장이 매우 크지 않은데도, 특히 많은 정성을 들이는 CEO로 유명하다. 이렇게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을까?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다른 문화를 많이 만난다. 그중 한국은 게이머들의 몰입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게임의 중심 시장이다. 유저들의 프로페셔널 비율도 어디보다 높다. 문화 창의력 역시 잘 준비되어 있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이 게임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은 게임 산업을 진지하게 존중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국 여러분들이 언리얼 엔진에 정말 강력한 관심을 보이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물론, 맛있는 한국 음식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