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통한 개인정보 도용 과거 존재, 게임도 단골 대상
SKT는 간편 인증 시스템 임시 제거... 내부 보안 강화 나서

SK텔레콤 해킹으로 가입자 유심(USIM) 정보가 집단 유출되면서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결제 악용에 직격타를 맞을 수 있는 국내 게임사들의 대처도 분주하다.

SKT 통신 가입자는 약 2,300만 명에 달한다. SKT는 유심보호서비스와 유심 무료 교체를 지원하는 등 총력 대응을 약속했으나, 현재 유심 보유량은 100만개 가량으로 모든 가입자 교체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유심은 해외에서 심 카드(SIM Card)로 흔히 불리며, 스마트폰 이용자의 정보를 식별하고 본인 인증에 활용하는 모바일 필수 모듈이다. 유심 세부 정보가 완전히 유출됐다고 가정할 경우 유심을 복제해 모바일 인증 권한 전체를 탈취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금융, 결제, 사칭 등 유무형 자산에서 막대한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나온다.

국내 게임사 역시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앱마켓 인증을 통해 고가의 상품을 즉시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 게임이다. 유저 사이 거래도 활성화되어 있다. 게임 인증과 결제 도용을 통해 매우 짧은 시간에 자금을 빼낼 수도 있어 보안 재확인이 시급하게 여겨지고 있다.

유심 칩을 통한 게임 아이템 판매 범죄는 초기 스마트폰 시대부터 존재했다. 2014년, 12명으로 조직된 한 일당이 타인 개인정보가 도용된 유심칩 637개를 통해 게임 아이템을 대량 구매한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이득을 챙기다 검거된 바 있다. 그밖에도 게임 계정을 탈취해 거래에 직접 사용한 사례가 여러 차례 적발됐다.

한 모바일 게임 개발자는 "MMORPG의 경우 음지에서 많은 작업장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고, 캐릭터 계정 하나가 수억 원에 거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 "단속을 피해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영업이 발전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 파생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게임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업계 역시 긴장 상태다. 현재 국내는 법적 규제로 인해 환전 가능한 가상자산 사용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하나, 해외에 접속해 블록체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다수 존재한다. 업비트, 빗썸 등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역시 이용자들에게 보안 강화 조치를 권고했다.

게임사들은 내부 단속과 함께 유저 보안 안정성을 시급하게 올리는 모양새다. 넥슨은 본인 인증을 SKT 통신사로 선택할 경우 PASS 앱 인증을 비활성화하도록 차단했다. 절차를 간소화해 인증할 수 있는 수단을 없애면서 유저 보호에 나선 것이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NHN,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사들도 대처를 취하고 있다. 내부 공지를 통해 SKT 사용 직원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 사용 및 유심 교체를 강하게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 및 IT 업계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업무가 잦기 때문에 내부 보안이 뚫릴 경우 더욱 피해가 클 수 있다.

업계에서 긴장하는 이유는 더 있다. 심리적인 효과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라이트 유저를 중심으로 모바일 신규 결제 인증을 망설일 수 있고, 이것이 모바일 게임들의 구매 및 플레이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한 관계자는 "아직 게임계에서 유심 관련 이슈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유심 정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곧바로 큰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모바일 게임은 쉬지 않고 일상적으로 플레이하는 템포가 중요한데, 이런 루틴이 끊겨 장기적으로 게임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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