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보여준 플랫폼 홀더의 저력
게임은 언제나 기술 진보의 선두에 서 있었다. 그래픽 처리, 인공지능, 물리 엔진, 네트워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냈다.
콘솔 게이밍 분야 또한 함께 진화해 왔다. 각 세대의 콘솔은 더 강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게임 플레이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했다.
현세대에 이르러 기술적 정점에 도달함에 따라, 혁신적인 게임플레이 경험은 희소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솔 플랫폼 홀더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플레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소니의 리모트 플레이어 PS 포탈은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사실, PS 포탈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출시 1년째를 앞두고 있고, 국내 다수의 리뷰어들에 의해 소개된 바 있어 새삼스럽게 언급할 필요성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정식 발매와 함께 출시된 신작 '아스트로봇'과의 조합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6일 발매된 3D 액션 플랫포머 '아스트로봇'은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테크 데모 '아스트로 플레이룸'을 한 단계 발전시킨 복합적인 게임플레이를 선보였다. 출시 직후 비평가들의 호평이 이어졌으며, 실제 게이머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이미 PS5 플랫폼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듀얼센스의 하드웨어적 특성을 강조하는 것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아스트로봇'이 최근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퍼즐과 액션 사이에 듀얼센스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레벨 디자인에 있다.
'아스트로 플레이룸'에서 경험했던 신선함은 '아스트로봇'에서 한층 더 발전하여, 더욱 즐겁고 화려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입력과 반응 사이의 감각적 피드백은 단순히 '손맛이 좋다'는 표현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구현됐다.
PS 포탈 역시 듀얼센스의 적응형 트리거와 햅틱 피드백 기능을 지원하여, '아스트로봇'의 게임플레이 경험을 온전히 전달한다. 풀HD 해상도의 8인치 디스플레이는 게임 몰입도를 크게 높인다. 3D 액션 플랫포머 장르에서는 부족함 없는 크기다.
'아스트로봇'의 가볍고 편안한 게임플레이 특성은 PS 포탈의 휴대성과 완벽한 시너지를 이룬다. 디스플레이와 듀얼센스가 일체형인 PS 포탈의 특성상, 게임 내 모션 컨트롤이 더욱 직관적이며 몰입감 있게 구현된다.
‘아스트로봇’에는 수많은 행성이 등장하고 아스트로가 비행선 ‘듀얼스피더’를 탑승해 이착륙한다. 이 순간이 짧지만, 듀얼센스와 디스플레이를 기울이며 듀얼스피더를 운전하는 듯한 경험은 스테이지 인트로부터 몰입감을 높이는 장치로 기능한다.
한편, 사용자에 따라 디스플레이 전체를 흔들어야 하는 모션은 다소 피로할 수도 있다. 529g으로 헨드 헬드 중에는 가벼운 축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부담없는 무게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PS 포탈을 들고 앞뒤로 원형을 그리며 회전력을 더해 진행해야 하는 구간은 조금 불편했다.
결론적으로 '아스트로봇'과 PS 포탈은 소니가 보유한 콘솔 플랫폼의 강점을 보여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조합이다. ‘아스트로봇’으로 PS 팬과 플랫포머 장르 팬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는 한편, 이제는 다소 익숙한 하드웨어 기능을 신선한 방식으로 선보였다.
'아스트로봇'은 대규모 AAA 타이틀 접근 방식과는 달리, 소규모 개발팀이 이룰 수 있는 성과를 보여준다. 한편 PS 포탈은 최근 경쟁이 치열한 핸드헬드 게이밍 기기 시장에서 리모트 플레이어로서 흥행력을 입증하고 있다.
두 사례는 플랫폼 홀더가 자사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모두 활용할 때 달성할 수 있는 성과다. 최근 '콩코드'의 실패가 무색하게 앞으로 다가올 소니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다시 한번 집중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