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다져진 조작 구현 노하우 여실히 발휘
'익스트랙션' 장르 본분 충실... 캐릭터 밸런싱과 긴 플레이타임 아쉬워

[게임플] 크래프톤은 앞서 ‘배틀그라운드’ IP에서 입증한 개발력을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라는 IP를 새롭게 소화했다. 일부 아쉬운 부분을 제외하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충분히 흥행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게임이다.

지난 1일 열린 크래프톤의 출시 예정작 ‘다크앤다커 모바일’ 시연회에 참여했다.

시연에 앞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전신인 프로젝트 AB의 개발을 맡은 안준석 PD가 이번 작품의 개발 비화를 전했다. 크래프톤의 대표 IP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경험을 바탕으로, 배틀로얄 장르에 탈출과 RPG를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 ‘모험가 전장(Adventurer’s Battleground)’, 프로젝트 AB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간과 오크, 엘프 등 다양한 종족과 야만적인 환경, 거인이나 용 등의 판타지적 요소를 살리고 여러 직업과 보스 레이드 등 RPG적 요소들을 더하면서 개발되던 프로젝트 AB는 ‘다크앤다커’라는 IP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프로젝트 AB을 개발했던 블루홀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으면서, 익스트랙션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연 ‘다크앤다커’라는 IP를 활용하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었다.

오는 지스타 2023에서 공개되는 이번 빌드에선 파이터, 바바리안, 로그, 레인저, 클레릭 등 총 5종류의 클래스와 2개의 맵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간단한 튜토리얼 이후, 시연회에 참여한 다른 유저들과 함께하는 던전 플레이가 진행됐다.

게임을 직접 진행해 보니 전반적인 조작감이 상당히 훌륭했다. 최근 접했던 모바일 게임 중 가장 조작감이 좋았다. 화면 좌측의 가상 패드로 이동을, 화면 우측 드래그로 시점을 조정하는 조작 방식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다져진 크래프톤의 개발 노하우가 느껴졌다.

게임의 진행은 여느 익스트랙션 장르와 동일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맵을 좁히는 ‘다크 스웜’ 안에서 고블린과 거미, 스켈레톤 등 맵 전반에 배치된 몬스터들과 싸워 장비를 갖추고, 그렇게 갖춰진 장비로 다른 유저와 경쟁하며 무작위로 생성되는 포탈을 통해 던전을 탈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캐릭터는 고유의 스킬을 가지고 있다. 기자는 파이터, 클레릭, 바바리안으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파이터는 일시적으로 이동 속도를 높일 수 있고, 클레릭은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키고 언데드 몬스터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 바바리안은 잠시동안 공격력을 높일 수 있다.

들고 있는 무기에 따라 공격 방식도 달라진다. 공격 시 화면에 공격 궤적이 표시되는데, 조작을 통해 이를 상대 머리 쪽에 맞추는 것이 중요했다. 궤적 표시가 잘 구현되어 시점 조작만 잘한다면 유효타를 적중시키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공격을 연속으로 입력하면 공격의 모션과 이에 따른 궤적이 달라졌다. 방패를 든 경우 방어를 통해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공격의 타이밍과 궤적이 섬세하게 구현되어 있기 때문에 방어를 잘 사용하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는데, 게임이 익숙해진 이후에는 캐릭터 이동으로 충분히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 역시 가능했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도 몇 가지 있었다. 먼저 아이템 획득 및 장비 착용의 불편함이다. 여느 익스트랙션 장르와 마찬가지로 쓰러진 적의 시체와 맵에 배치된 상자 등에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아이템을 확인하기 위해선 몇 초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시점을 돌리면 행동이 취소된다.

문제는 PC 모니터보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시야 범위가 한정된다는 것이다. 주변을 확인하기 위해 시점을 돌리면 행동이 취소되니,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여기에 획득한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넣는 것도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며, 획득한 장비를 퀵슬롯에 원하는 대로 배치하는 것도 직관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던전을 나가기 위해 필요한 포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연 막바지에 진행한 게임은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기자는 포탈을 찾다가 던전 최하층까지 내려갔다. 게임 내 최고 등급인 전설 등급의 장비를 두 개를 챙기고 인벤토리 가득 보물을 챙겼음에도 포탈을 찾지 못해 탈출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특성상 한 게임이 길어지면 피로감은 급격하게 커지는데, 언제든 누군가의 공격에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피로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러한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충분히 즐길 만했다. 앞서 다룬 무기 밸런스와 게임당 소요 시간 문제를 제외하면, 보관함과 상점 시스템 등을 통해 익스트랙션 장르를 충실하게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한 게임이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그래픽은 다소 심심하다. 세세하게 구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디바이스의 사양과 관계없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다. 해외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는 게임성과 하드웨어의 영향을 받지 않는 그래픽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정식 출시 이후 흥행을 주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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