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아이돌 팬덤에서 큰 인기 누려
직관적인 게임 구성과 불합리한 난이도의 부조화에서 오는 재미가 매력
[게임플] 지난 2021년, 아이돌 팬덤을 뜨겁게 달궜던 한 게임이 있다. 떨어지는 여러 크기의 과일들을 합쳐 수박으로 만드는, 이른바 ‘수박 게임’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게임이 2년 만에 다시 돌아와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과거 기자는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팬이었던 동생 덕분에 이 게임을 처음 알았다. 포도, 딸기, 오렌지, 사과 등 각기 다른 크기와 색깔을 가진 과일을 떨어뜨리고, 같은 과일 2개를 하나로 합쳐 그 크기를 키워가는 이 단순한 게임은 아이돌 문화를 만나면서 뜻밖의 흥행을 맞았다.
중국의 프로그래머가 게임의 소스를 깃허브(Github)에 완전히 공개하면서 누구나 게임을 수정할 수 있게 되자, 일각에선 과일에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의 사진을 넣은 수정판을 제작해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팬덤을 타고 삽시간에 퍼지면서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졌던 수박 게임은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2년 뒤인 2023년 9월 다시 그 모습을 비쳤다. 일본에서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버전이 버추얼 유튜버를 비롯한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행은 커뮤니티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삽시간에 번졌고, 덕분에 수박 게임은 출시 2년 만에 다운로드 100만 회를 기록하며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직관적인 게임 구성과 불합리한 물리 법칙에서 비롯된 높은 난도 사이의 부조화가 주는 신선함은 인플루언서는 물론 게임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고, 덕분에 수박 게임은 인터넷 방송 분야에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 9월 처음 등장한 수박 게임은 지난 8일 총 151개 채널에서 동시 시청자 수 7만 명을 달성하며 건재한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현재 수박 게임은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선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본 닌텐도 e숍에서 게임을 구매해야 한다. 이로 인해 미국의 게임 전문 매체 폴리곤에선 수박 게임을 위해 닌텐도 e숍에 접속해 게임을 구매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기사가 올라오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