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려던 팬 페스트, 이틀 앞두고 세상 떠난 아버지
넥슨 운영진, 2인분 기념품과 위로의 손편지 선물
"메이플 영원히 운영해주세요, 거기 추억이 남아 있어서요."

[게임플] 어느 '메이플스토리' 유저가 팬 페스트를 앞두고 아버지를 떠나보낸 이야기가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메이플 팬 페스트를 이틀 앞둔 4월 26일, 티켓을 양도하겠다는 한 유저의 글이 올라왔다. "아버지를 영영 못 볼 것 같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버지와 함께 하던 추억이 쌓인 게임이고, 함께 가려 했던 팬 페스트를 못 가게 됐다는 아쉬움도 함께 토로했다.

이 유저는 자신이 메이플스토리를 할 때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캐시를 선물해주고, "무엇이 재밌느냐"는 물음에 "모험하는 게 재밌다"고 대답한 기억이 지금까지 남아 게임을 계속 해왔다며 추억을 공유했다. 

메이플 20주년 팬 페스트는 예매가 3분 만에 매진될 만큼 참여 수요가 높았지만, 다른 유저들은 양도를 원하기보다 응원과 함께 티켓을 추억으로 보관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원칙상 예매 당사자가 입장권을 현장 수령해야 하기 때문에 넥슨 고객센터에 문의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4월 28일 열렸던 메이플스토리 20주년 팬 페스트
4월 28일 열렸던 메이플스토리 20주년 팬 페스트

결국 유저의 아버지는 같은 날 18시 16분 타계했다. 이 유저는 장례를 치른 뒤 조언에 따라 입장권이라도 받을 수 있겠느냐며 고객센터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즉각 대응했다. 입장 티켓은 물론, 팬 페스트 관련 기념품들을 본인과 아버지 것까지 2개씩 챙겨 배송한 것. 그 속에는 두 사람을 향해 위로를 담아 쓴 손편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저는 이달 18일 다시 글을 올려 선물 받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팬 페스트 기간에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저에게 추억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운영진을 향한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앞으로 영원히 메이플스토리를 운영해주세요. 그 안에 추억들이 남아 있어서요"라며 게임 속에 소중하게 담긴 가치를 강조했다. 

넥슨에서 보내온 두 사람 몫 선물과 편지(사진: 메이플스토리 인벤 유저 '꼬까신')
넥슨에서 보내온 두 사람 몫 선물과 편지(사진: 메이플스토리 인벤 유저 '꼬까신')

커뮤니티를 통해 사연이 퍼지면서, 유저들 사이에서도 슬픔을 공유하고 아버지를 함께 추모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아버지는 잠깐 멀리 계실뿐, 기억하고 있다면 돌아가신 게 아니니 힘내시길 바란다"거나 "아버님께 따뜻한 봄바람만이 계속 불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특히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넥슨에 문의한 결과,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이 사연을 커뮤니티 게시글과 1:1 문의를 통해 접한 뒤 곧장 선물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운영진은 "용사님이 아버님과 함께 '메이플스토리'를 즐겨주신 추억을 잘 간직하실 수 있도록, 그리고 따스한 봄날의 팬 페스트 현장처럼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운영진의 편지와 함께 입장권 및 소정의 기념품을 함께 보내드렸다"고 답했다. 

온라인 게임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게이머들의 추억도 갈수록 가치를 더해간다. 이번 메이플스토리 유저의 사연은 게임을 통해 가족이 함께 쌓아나가는 추억의 의미, 게임을 정성 들여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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