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발표 후, 플랫폼 신경전 둘러싼 속사정

[게임플] 독점 논란을 타개하기 위한 MS의 연합 전선이 활기를 띠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1일, 닌텐도와 10년간의 엑스박스(Xbox) 게임 공급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닌텐도는 '콜 오브 듀티' IP를 비롯한 엑스박스 게임 콘텐츠를 닌텐도 스위치 등의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MS의 계약 약속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다. 필 스펜서 엑스박스 CEO는 SNS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마무리되면 닌텐도와 스팀 등 타 플랫폼에 콜 오브 듀티를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어떤 방식이라도 더 많은 유저가 많은 게임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MS는 소니를 향해서도 같은 내용을 공개 제안한 바 있다. 양사는 MS가 보유하게 된 콜 오브 듀티 계약에 관한 신경전을 이어왔으며, 소니의 경우 MS의 독점을 우려하는 의견을 각국 기관에 전달해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닌텐도와의 계약을 알린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닌텐도의 게이머들에게 엑스박스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10년 계약에 서명했다"면서 "이것은 엑스박스 게임과 콜 오브 듀티 등 액티비전 타이틀을 더욱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MS는 콜 오브 듀티를 중심으로 자사 게임들을 타 플랫폼에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지난해 1월 밝혀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소식이 있다.

당시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비용에 약 687억 달러를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니 등 경쟁사들을 중심으로 시장 독점 논란이 불거졌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를 비롯해 영국, EU 등의 기관들이 독점 여부 심사에 나섰다.

더버지의 보도에 의하면, MS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21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니에 대해 "엑스박스보다 콘솔을 더 많이 판매하면서도 인수 형태의 경쟁에 반대하는 슈퍼 지배 회사"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또한 게임 독점에 우려를 제기한 영국 시장경쟁청(CMA)에 대해 "현재 유럽에서 80%에 달하는 소니의 점유율을 더 강화하고 싶은가, 아니면 콜 오브 듀티와 같은 타이틀을 1억 5천만 명에게 더 제공하면서 미래를 발전시킬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와 체결한 10년 장기계약을 새로 공개하기도 했다. 계약을 통해 엑스박스 게임을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서비스 '지포스 나우'에 공급하며, 향후에도 활발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MS가 보이는 일련의 활동은 독점을 둘러싼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엔비디아 역시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를 표한 경쟁사 중 하나다. 적을 우군으로 만드는 한편, 자사 게임에 대한 독점을 최대한 포기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가진 다수의 IP 가운데서도, 콜 오브 듀티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인 실적과 유저층을 보유한 콘솔 FPS로 꼽힌다. 이 게임의 유무 여부 하나가 거치형 콘솔 기기의 흥망을 가른다고 할 만큼 높은 중요도를 가지고 있다. 

차세대 콘솔이 시장에 정착되면서,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해 플랫폼 홀더의 인수를 둘러싼 논의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FTC는 8월경 MS의 인수 및 반독점 이슈에 대한 적합성을 검토하는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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