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창사 이래 흥행기록 모두 교체... 정통성과 오리지널 사이에서

[게임플] 엔씨소프트의 흥행 역사를 다시 쓴 '리니지W'가 한 살 생일을 맞이한다.

'리니지W'는 PC MMORPG '리니지'의 정통성 계승을 표방하며 지난해 11월 4일 출시됐다. 'W'는 '월드와이드'를 뜻하는 부제로, 리니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뻗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시리즈 최초로 풀 3D 그래픽을 사용한 다크 판타지 세계관도 핵심으로 내세웠다.

게임 정보가 처음 공개된 시기는 그해 8월 쇼케이스였다. 출시 석 달을 남기고 공개된 만큼 게임 완성도는 이미 갖춘 채였다. 당시 김택진 대표는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그동안의 역량을 집대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리니지의 세 번째 모바일 시리즈로 화제가 묽어질 만도 하지만, 오히려 관심은 가장 컸다. 다양한 국가 유저가 한 전장에서 싸우는 글로벌 설계가 주효했다. 사전예약 200만을 단 15시간 만에 넘겼고, 최종적으로는 1,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MMORPG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

영상 조회수도 눈에 띄었다. 인게임의 테마를 담은 소개 영상은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200만을 넘겼다. 당시 엔씨에 따르면 해외 시청 비중도 높았다고 전해진다. 리니지의 이름이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관심은 곧 폭발적인 흥행으로 돌아왔다. 엔씨 측에서도 "우리 역시 내부에서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출시 초기 평균 일매출 120억 원, 5개월 만에 7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동시접속사가 출시 한 달 뒤에도 증가할 만큼 유입이 계속됐다. 엔씨 창사 이래 모든 면에서 신기록이었다. 한국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전례 없는 성적이다. 

이에 힘입은 지난해 4분기 엔씨 매출은 7,572억 원, 전 분기보다 51% 오른 성적이었다. 전년 동기로도 35% 올랐다. 광범위한 마케팅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떨어졌지만, 새로운 캐시카우 탄생은 장기적 전망을 밝게 했다.

엔씨의 분위기를 한 번에 반전시켰다는 점도 큰 의미다. 당시 '블레이드 앤 소울 2'의 아쉬운 초반 성적을 곧바로 만회하는 동시에, 엔씨가 여전히 전쟁 MMORPG를 흥행시킬 저력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포스트 리니지'를 표방하며 준비 중인 'TL', '프로젝트E' 등의 신규 유니버스도 개발 동력을 함께 얻었다.

상상치 못한 조합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베르세르크' 컬래버레이션
상상치 못한 조합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베르세르크' 컬래버레이션

리니지W는 1년이 지난 현재도 성적의 최정점에 있다. 전쟁 MMORPG가 포화됐다는 분석 가운데서도, 여전히 리니지M과 '집안 싸움'을 벌이며 매출 1-2위를 다툰다. 제 살 깎아먹기가 아니라 전체 몸집을 키우는 데 일조한 셈이다. 

향후 과제라면 문화적인 콘텐츠의 진화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출시 전 강조했던 특장점 중 스토리텔링 분야에서는 아직 유의미한 성과가 나지 않았다. 더욱 폭넓은 소비층을 엔씨 유니버스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은 향후 수년 동안 매우 중요하다.

리니지W의 1주년은 리니지의 정통성과 오리지널 창작의 경계에 서 있다. 팬들에게 친숙한 오렌 영지와 월드 던전 상아탑이 생겼고, 한켠에서는 독특한 시그니처 클래스 '수라'가 이전에 없던 전투 스타일을 보여준다. 양쪽 모두 놓칠 수 없는 방향성이다.

리니지W는 이제 서비스 1단계를 지났다. 리니지의 본질을 지키는 동시에 최고의 품질로 앞서나갈 수 있을까. 그 끝을 보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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