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거래소 사건 휘말려... 도용 NFT 판매-잠적 사례도 급증

[게임플] NFT를 둘러싼 사기 및 해킹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NFT는 작년 하반기부터 최고의 투자 키워드다. 블록체인 기술로 복제가 불가능한 가상의 고유자산이라는 특성이 주목을 받았고, 메타버스 열풍과 맞물리면서 가상공간 경제 생태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베트남 게임 '엑시 인피니티'의 흥행으로 게임계 역시 일제히 NFT에 뛰어들었다.

본래 온전한 진품을 구매하고, 소유하고,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소유권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NFT의 틈새를 노리는 사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NFT라는 이유로 마음 놓고 거래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수익 창출 후 잠적하는 행위는 종종 있어왔으나, 대규모 사기 논란은 2월 들어 불거졌다. 특히 보안 기능이 뛰어나다는 종전의 특징을 흔드는 해킹 사례도 빈번해진다.

19일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OpenSea)의 데빈 핀저 CEO는 “지금까지 사용자 32명이 해커들의 악성 페이로드에 서명해 구입한 NFT 일부를 도난당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피해액은 2억 달러(약 2,400억 원)로 추정된다. 

오픈씨 발표에 따르면 해커들은 가짜 매매 계약서를 이용해 계약을 임의로 진행하고, 피해자들의 NFT 소유권을 강제 이전시켰다. 탈튀당한 NFT 중 일부는 회수됐지만 상당수는 이미 판매되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일에는 NFT 거래소 '센트'가 자사를 통한 NFT 매매 대부분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자신 소유가 아니라 다른 NFT를 허락 없이 복제해 판매하거나 증권처럼 NFT를 묶어 파는 현상이 범람했기 때문. 

캐머런 헤자지 센트 CEO는 "기본적으로 일어나면 안 되는 불법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문제 계정을 제재하면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다른 계정이 더 생기는 중"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NFT를 '트로이의 목마'처럼 활용하는 수법도 늘고 있다. 악성 코드를 넣은 NFT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짜로 선물하고, 별 생각 없이 내용물을 살펴본 사람의 지갑을 해킹하는 식이다. 특히 토큰을 무료로 지급한다는 이벤트에서 피해 사례가 속출한다.

유사품 NFT를 진품인 양 판매하고 잠적하는 사기 수법도 횡행한다. 에르메스와 나이키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을 무단으로 도용해 NFT화하고, 그것을 대량 판매한 뒤 잠적하는 방식이다. 국내 역시 신세계 기업 관련 이미지를 도용해 판매하는 등 비슷한 수법이 발견된 바 있다.

사건이 이어지는 원인은 현행 NFT 시장의 허점에서 나온다. NFT 자체를 복제할 수는 없지만, 무단 복제한 무언가를 NFT로 발행하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2020년 가상화폐 사기 범죄 피해액은 77억 달러(약 9조 1,900억 원)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NFT 거래량이 매달 급증하고 있는 만큼 올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블록체인 게임에 적극 진출하는 게임산업 역시 빠르게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미 거래소 해킹 사례가 발생했으며, 중소 규모 업체들의 신뢰성이 크게 손상될 수 있다.

한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NFT가 향후 메타버스 생태계의 핵심을 담당할 아이템이지만, 아직 제도 정비가 없고 각종 세력이 난립해 위험이 도사리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진품 여부와 정확한 거래 내용 확인 등 신중한 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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