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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베놈은 왜 게임과 영화에선 다른 모습을 보이나원작의 매력을 100% 드러낸 게임과 영화는 언제쯤 나올까
김한준 기자 | 승인 2018.10.12 19:18
[게임플] 베놈. 스파이더맨의 팬이라면, 마블의 팬이라면 잊지 못 할 이름이다. 스파이더맨의 숙적이자, 마블 세계관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빌런이기도 하다.
 
이 캐릭터는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며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높이고 있다. 하지만 원작의 팬이나 게임에서 마블 세계관을 접했던 이들에게 이런 모습은 조금은 '뒷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마블 세계관 내에서 악역임에도 단단한 팬덤을 구축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이며, 그 인기 덕분에 게임에서도 일찍이 모습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원작, 영화, 게임에서 등장하는 베놈이 각각 조금씩 다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원작의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하나의 캐릭터가 각각 다른 콘텐츠에서 재해석 됐다는 평을 할 수도 있겠다.
 
원작의 베놈은 대단히 복합적인 매력을 지닌 캐릭터다.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닮은 듯하지만 훨씬 더 거대한 체구와 길게 삐져나온 이빨과 날름거리는 거대한 혀는 그로테스크함을 강조한다. 
 
숙주의 정신을 조작해 파괴적인 심성을 부각한다는 요소와 이런 요소를 극대화하는 강렬한 능력 또한 베놈의 인기 요소. 위기를 미리 파악하는 스파이더맨의 '스파이더 센스'를 무력화하며 시종일관 그를 압박하고, 신체 능력 면에서도 스파이더맨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니 '주인공을 끝장낼 수 있는 악역'으로의 입지도 탄탄히 다지게 됐다. 주인공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 외모를 지닌 악당이 주인공과 비슷한 능력으로 공격해온다는 점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캐릭터가 인기를 구가하는 가장 큰 이유라면 빌런과 히어로의 경계를 넘어서는 캐릭터라는 점 때문이다. 베놈 캐릭터의 설정이 우주에서 온 기생체인 '심비오트'가 숙주에게 기생했다는 것을 바탕으로 하기에, 어떤 인물이 '심비오트'에 기생당했느냐에 따라 베놈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때문에 빌런임에도 다른 빌런들과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고, 다른 작품에서는 다른 빌런들과 함께 마블 세계관의 히어로에게 죽일 듯이 달려들기도 한다. 물론 어느 쪽에 서던 호전적이고 폭력적인 면이 부각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게임과 영화에서 그려지는 베놈은 이런 측면이 덜 부각된다는 점에서 늘 아쉬움을 남긴다. 게임에서는 베놈 특유의 개성 있는 액션이 부각되지만 대부분 액션게임에 등장한 탓에 캐릭터의 성격을 그려낼 여지가 부족하고, 두 차례 등장한 영화에서는 어딘가 부족한 모습으로 나타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게임 속 베놈의 모습은 단연 캡콤이 개발한 대전격투게임 '마블VS캡콤'의 1편과 2편, 최신작인 인피니트에 등장한 베놈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베놈은 원작의 1대 숙주인 에디 브룩이 '심비오트'에 기생당해 탄생한 캐릭터로 심비오트가 흘러넘치듯이 적을 공격하는 각종 기술과, 숙주에게서 반쯤 떨어져나와 상대를 조롱하는 승리포즈로 만화 속에서 그려진 캐릭터의 액션을 잘 구현했다. 
 
마블VS캡콤 인피니트에는 기본 캐릭터로 등장하지 않지만, 팬들의 꾸준한 요청으로 DLC 캐릭터로 등장하게 됐다. 캐릭터의 성능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많기는 하지만 없던 캐릭터를 출시하게 할 정도로 이 캐릭터가 게이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르 특성상 캐릭터의 성격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자신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기에 악인지 선인지 구분이 어려운 캐릭터지만, 게임에서는 '누가 봐도 악역처럼 생긴' 외모만 부각될 뿐이다.
 
베놈이 영화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작품. 스파이더맨3(샘 레이미 감독作)에서도 이런 아쉬움은 여전히 남았다. 이 작품에서 베놈은 해리 오스본, 샌드맨과 함께 스파이더맨의 적으로 등장하는데, 하나의 작품에 거물급 악역 셋을 한 번에 풀어놓다보니 캐릭터의 매력을 풀어낼 틈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당시 스파이더맨3에 베놈이 이렇게 '주요 악역 중 하나'로 등장하게 된 것은 제작사인 소니픽처스의 간섭 때문으로 알려졌다. 샘 레이미 감독은 스파이더맨3에 베놈을 등장시킬 계획이 없었으나 소니픽처스가 무리하게 베놈의 등장을 요구했고, 억지로 캐릭터를 작품에 밀어 넣다 보니 분량에서도 묘사에서도 문제가 생긴 것이다. 
베놈이 단독 주연으로 등장하는 최근 개봉작에서는 이런 분량 문제는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 작품명부터 주인공까지 모두 '이 작품은 베놈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입니다'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작품이니 그럴만하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아쉬움을 표한다. 외모부터 성격까지 누구나 다 물어뜯을 것 같았던 캐릭터가 갑자기 선하게 변모한다는 점 때문이다.  애초에 '안티 히어로'의 범주에 속하는 캐릭터이기에 내면의 선한 모습을 묘사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지만, 파괴적인 모습의 묘사가 부족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였다.
 
여러 콘텐츠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적은 거의 없는 베놈이다. 그럼에도 베놈은 계속 게임과 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묵히기에는 그 인기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게이머와 영화 마니아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베놈은 언제쯤 모습을 드러낼까? 

김한준 기자  khj1981@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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