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뛰어넘는 이야기가 있다

[게임플] 사조영웅전, 의천도룡기, 소오강호, 녹정기. 무협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름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무협소설들이다. 이런 걸출한 무협 소설을 집필한 작가 김용(金庸) 지난 10월 30일(화) 세상을 떴다.
 
무협 세게관에서 김용의 영향력은 반지의 제왕을 집필한 J.R.R. 톨킨의 판타지 문학 내 영향력과 비견할 수 있다. 실제로 서구권에서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톨킨학'이라 부르며 연구하듯이, 중국어권에서는 김용의 무협 소설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용 작가가 집필한 소설이 실제 역사에 기반해 다양한 어휘와 시대고증, 다양한 인간군상과 당대의 철학까지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생긴 평가이며 현상이다. 
 
톨킨이 창조한 판타지 세계관이 게임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고,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한 것처럼, 김용의 무협 세계관 역시 같은 역할을 했다. 특히 아시아권 게임 시장에서는 김용이 만든 무협 세계관을 차용한 게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김용의 무협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의 소식을 듣기 뜸하기 때문에 이 작가의 영향력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많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워낙 많이 활용됐고, 관련 게임이 출시됐기에 김용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라는 요소는 유저들에게 이렇다 할 감흥을 주지 못 하는 역효과가 생겨난 것이다.
 
그럼에도 의천도룡기,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소호강호, 천룡팔부 등의 작품들은 게임으로 출시되어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대표적인 김용 원작 소설 기반의 게임들이다. 
 
김용은 1972년에 연재를 마무리한 녹정기를 마지막으로 절필을 선언했다. 40~50년 전에 활동했던 작가이며, 게임산업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활발한 집필을 했던 작가이기에 게임산업과의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김용의 원작 소설을 세계관으로 삼는 게임이 출시가 될 수 있는 것은 원작에서 표현한 각각의 세력이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뚜렷한 대립구조와 기승전결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90년대 PC RPG부터 최근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출시된 모바일게임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이 출시됐다는 것은 이 작가의 소설이 시대를 뛰어넘어 대중을 매료시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패키지게임 시대에는 명료한 서사구조 덕분에 RPG로 개발하기 용이했고,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시대에 접어들어 MMORPG가 대세가 된 이후에는 뚜렷한 서사구조 덕분에 대립간 갈등에 기반한 경쟁 콘텐츠에 어울리는 장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중국의 소설가이기 한국에서 김용의 원작을 그대로 활용하해 개발한 게임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무협 세계관을 차용한 게임들은 모두 김용의 간접영향권에 속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지금 통용되는 무협에 대한 기본 개념이 모두 김용이 활발하게 저술활동을 이어가던 60~70년대에 완성됐기 때문이다. 
 
김용은 무공이 난무하는 무림을 그리고 있었으나 그는 무공을 묘사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사람들의 이야기, 역사가 남긴 교훈을 그려내며 무협이 아닌 '소설의 본질'에 집중했다. 
 
이러한 태도는 현 시대를 살며 게임을 개발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여운을 남긴다. 화려한 그래픽과 이펙트. 예쁜 캐릭터가 부각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장이지만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고민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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