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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을 막아서는 현실적 문제들냉정하고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
김한준 기자 | 승인 2018.09.07 18:36
[게임플]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은 한국 e스포츠, 더 나아가 전세계 e스포츠 팬들에게 기념비적인 대회였다. 시범종목이기는 하지만 e스포츠가 국제규모 종합 스포츠 대회에 포함됐다는 점은 너무나도 감격적인 일이었다. 특히 자타공인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이기에 마치 한국의 전통문화를 전세계가 알아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 이들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시안게임이 끝나자 e스포츠 관계자들과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은 2020년 올림픽을 향하기 시작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을 넘어 올림픽 무대에도 오를 수 있을 것인지가 화두가 된 것이다. 
 
게임이 얼마나 대단한 산업이며 많은 이들이 향유하는 콘텐츠가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물론 기자 역시 이런 화두에 동의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올림픽은 스포츠 대회지 대세 산업과 콘텐츠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다.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될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이런 근거가 먹히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다. 현시점에는 불가능에 가까우며, 시간이 흐르더라도 그 가능성이 높아질 여지는 크지 않다.
 
최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며 그 이유로 게임이 지닌 폭력성이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정통 스포츠, 올림픽 입장에서 e스포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것에 가장 큰 걸림돌은 올림픽이 지닌 특유의 '올림픽 정신'이 e스포츠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림픽은 그저 여러 종목의 국제대회가 한 번에 열리는 것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그 내면에는 '인간의 신체 활동과 각종 동작으로 공정한 경쟁을 펼친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자리하고 있는 대회다. 
 
바둑을 스포츠로 인정하는 시류가 생겨났음에도 유독 올림픽 정식 종목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이런 불문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 불문율이 e스포츠라해서 자연스럽게 무장해제 될 리는 없다.
 
저변에 대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e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전세계적인 규모에서 바라본다면 제한적인 지역에서 부각되고 있는 수준이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면서 게임용 PC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등 환경 구성에 적지 않은 제약이 있는 e스포츠는 일정 이상의 소득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국가에서는 즐기기 어렵다. 
 
올림픽은 야구조차 사용 장비가 많이 필요해서 저변을 넓히지 못한 이유로 한때 정식종목에서 퇴출됐던 판이다. 
 
여기에 e스포츠를 즐기는 성별이 대부분 남성이며, 연령대도 현 시점에서는 10대에서 30대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도 e스포츠의 저변이 '전통 스포츠의 시각'에서는 굉장히 편협하다고 여겨지게 만드는 이유다.
 
협회의 행정력도 e스포츠의 올림픽 진출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올림픽 무대에 새로운 종목이 생기거나 퇴출 위기에 몰렸을 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해당 종목의 사무국과 협회다. 레슬링 퇴출을 막아낸 것도, 금기시 됐던 프로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이뤄낸 것도 모두 이런 사무국과 협회가 거둬낸 성과다.
 
e스포츠 판에서 이런 일을 해야 할 단체라면 국제e스포츠연맹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국제e스포츠연맹은 e스포츠의 올림픽 진출을 목표로 차근차근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하지만 전병헌 前회장의 비리의혹 이후 이렇다 할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못 하고 있는 것이 국제e스포츠연맹의 현실이다. 애초에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것도 국제e스포츠연맹의 업적이라기보다는 중국의 사기업 알리바바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이었다. 연맹의 영향력이 전통 스포츠 판도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 못 한다는 증거다.
 
그나마 e스포츠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 기대할 수 있는 변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힘을 실어주고 있는 정책인 '개최국 종목 추천권'을 활용하는 것 정도다. 올림픽 개최국이 원하는 종목 5개 정도를 선정하는 제도인데, 차기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 차차기 개최국인 프랑스가 e스포츠를 택할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원인은 상술한 이유들 외에도 '사기업이 서비스 권한을 갖고 있는 일종의 상품이다', '각 개별 게임이 하나의 종목이 됐을때 올림픽 개최 3회 이상 그 생명력을 이어갈 확률이 현저히 낮다' 등이 꼽힌다.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아무리 빨리 잡아도 2025년은 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은 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에 반대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해다. 
 
과연 그 긴 시간 동안 e스포츠가 상술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올림픽 참가의 당위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이 그때가 되서도 그 인기를 구가할 수 있을까?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엄연히 별개의 대회이며 별개의 행정조직의 계획 하에 진행되는 대회다.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한들, 이것이 올림픽 입성의 청신호로 구분될 이유는 없다. 
 
클래식 스포츠는 굉장히 냉정하다. 그 승부의 세계만큼이나 말이다. e스포츠가 클래식 스포츠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이런 스포츠 특유의 문화를 관계자들이 먼저 냉철하게 파악한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김한준 기자  khj1981@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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