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유니버스의 창조주. 95세를 일기로 눈을 감다

[게임플] 스탠리 마틴 리버(Stanley Martin Lieber)가 95세를 일기로 오늘(13일, 한국 현지시각)세상을 떠났다. 코믹스와 영화, 게임업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이 사내는 우리들에게 본명보다는 스탠 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가 창조한 마블 세계관은 이제 전세계 사람들이 우리의 현실만큼이나 큰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세계가 됐다. 실제 인류의 미래보다 마블 세계관 속 인류의 미래에 더 관심을 보이는 일이 잦다고 느껴질 정도로. 

1961년에 '판타스틱 포'의 원작을 집필하며 구축하기 시작한 마블 유니버스는 수십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만화계와 영화계에서 각기 다른 해석이 이뤄질 정도로 방대한 세계가 됐다. 수많은 히어로와 빌런이 이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각종 능력이 워낙에 개성이 넘쳤기에 스탠 리가 창조한 캐릭터들은 게임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마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은 1990년대 아케이드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었으며, 시간이 한참 흐른 2010년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다양한 장르로 등장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스탠 리의 이력 중 한가지 특이한 점은 자신의 작품이나 자신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에 카메오 출연을 자주 했다는 점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에서 잠시 스쳐지나가는 스탠 리의 모습을 찾는 것은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고,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탠 리가 게임 속에 모습을 드러낸 최초의 게임은 PC, 플레이스테이션3, 엑스박스360으로 출시됐던 액션 RPG게임 마블 얼티밋 얼라이언스2다. 여기서 그는 영웅들과 마주하는 미 상원의원 역할로 잠시 등장한다.

액티비전에서 출시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는 아예 플레이가 가능한 캐릭터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 스탠 리는 스파이더맨과 똑같은 능력을 활용해 맨하탄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레고 마블 슈퍼 히어로즈, 레고 마블 어벤저스 등 레고 IP와 마블 IP의 크로스오버 작품에서도 스탠 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게임 진행 중에 헐크로 변신한 '스탠 헐크' 캐릭터도 게이머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레고 마블 슈퍼히어로즈에서는 혼자서 갤럭투스, 스파이더맨, 토르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는 면모를 보여주며 '마블 세계관 창조주'의 위용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 9월에 플레이스테이션4로 출시된 스파이더맨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스탠 리는 식당 요리사로 잠시 등장한다. 개발자가 게임 속 그 어떤 캐릭터보다 공을 들여 스탠 리의 모습을 모델링 했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 

3초도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에게 그 정도 공을 들였다는 것은 어쩌면 이 게임 개발진이 스탠 리에게 보이는 최대한의 찬사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도 오늘은 이미 클리어 한 스파이더맨 디스크를 다시 꺼내드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 한번 더 스탠 리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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