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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쇼를 보면 시대상이 보인다산업의 수준과 유저의 수준이 종합적으로 드러나는 장
김한준 기자 | 승인 2018.11.23 18:02
[게임플] 게임산업이 발전한 국가는 저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게임쇼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한국은 지스타, 미국은 E3 혹은 블리즈컨, 일본은 도쿄 게임쇼, 독일은 게임스컴, 중국은 차이나조이를 매년 개최 중이다. 이들 국가가 전세계 게임시장이 주목하는 국가라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
 
이들 게임쇼는 모두 게임을 소재로 하는 행사임에도 각 나라의 게임산업의 수준과 게임을 대하는 유저들의 태도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현시대 게임산업의 실태가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이를 통해 각 지역의 게임산업이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게임쇼의 모습은 국가뿐만 아니라 시기에 따라 조금씩 그 형태가 달라지기도 한다. 모든 오프라인 행사가 그러하듯 게임쇼 역시 당시 유행하는 행사 진행 방식, 그 시기에 유행하는 홍보 활동과 마케팅 포인트, 당대 유행하는 게임의 형태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때문에 게임쇼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당해의 게임산업 전반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어떤 게임이 출시되는지, 유행하는 장르는 무엇인지, 게임사들이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마케팅 포인트를 설정했는지를 알 수 있다.
 
지스타는 이런 변화가 가장 빠르게 적용되는 게임쇼다. 블리즈컨이야 애초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게임의 팬들이 모인 '팬페스티벌' 성격이 강한 게임쇼이니 차치하더라도,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의 게임쇼와 비교하면 '신작게임이 쇼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제외한 나머지 세세한 측면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거듭한 게임쇼다.
 
초기 지스타는 마치 신작게임 박람회와 같은 형태의 행사였으나 이제는 신작의 출시보다는 게임 그 자체와 파생된 게임문화를 모두 즐기는 행사로 성격이 변했다. 신작을 시연하기 원하는 이들만큼이나 현장의 분위기를 즐기고 부대행사를 만끽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게임사가 지급하는 쿠폰을 받는 것이 지스타 관람의 최대 목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게임사가 제공하는 캐릭터 상품을 받아가는 것도 그에 못지 않은 중대사항이었다.  하지만 이제 지스타에서 그런 모습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지스타에 참가한 게임사들 역시 쿠폰을 지급하는 것만큼이나 유저들에게 자신의 게임을 알리고, 유저들이 보다 편하게 게임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고민한다.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의 부각으로 이를 활용한 부스 홍보가 유행한 것은 달라진 시대상이 반영된 단적인 예다.
 
게임쇼의 특성상 게임 캐릭터를 한 코스프레 모델의 모습을 찾아보는 건 어렵지 않으나, 현장 분위기와는 전혀 무관한 노출을 한 부스걸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레이싱걸이라는 직업이 미디어를 통해 대두되던 당시 게임사들이 앞다투어 지스타 B2C 부스에 '부스걸 모시기' 경쟁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스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양적, 질적 발전을 거듭한 게임산업만큼이나 성숙해진 유저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어우러져 한국의 '게임문화'가 어떤 형태인지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변화가 꾸준히 이루어지면서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오히려 유저들의 수준을 게임쇼가 따르지 못 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가질 때다.
 
실제로 이번 지스타는 과거에 비해 체계적인 행사 진행, 다양한 형태의 현장 이벤트와 유저와의 소통 방식을 보여줬다. 하지만 몰려드는 관람객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 하는 면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형 오프라인 이벤트에서 반드시 필요한 휴식 공간이 부족했으며, B2C 열기에 비해 B2B 열기가 미치지 못 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높은 안목, 높은 구매력을 지닌 한국 게이머들은 세계적으로도 수준이 높은 콘텐츠 소비자이자 문화의 주체다. 때문에 한국 게이머들은 그에 걸맞는 수준의 게임쇼를 마주할 자격이 있다. 
 
게임쇼는 그 시대, 그 나라의 게임산업이 어떤 형태였는지를 모여주는 유산과도 같다. 지스타는 과연 어떤 형태로 한국 게임산업을 역사의 페이지에 남기게 될까.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한준 기자  khj1981@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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