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IP 라이선스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게임플] 최근 펄어비스가 자사에서 개발한 PC MMORPG 검은사막에 리마스터를 진행했다. 그래픽, 사운드, 인터페이스 등 게임이 유저에게 영향을 주는 대부분의 요소를 새롭게 개선했으며, 그 내용 하나하나가 기존 에셋을 다듬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 새롭게 제작하는 수준으로 이뤄져있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그 콘텐츠 내용보다는 검은사막을 리마스터 하기로 한 펄어비스의 결정 그 자체다. 원활하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재작업. 그것도 게임 내 플레이 콘텐츠가 아니라 시청각 요소에 집중하는 작업을 결정했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검은사막이 출시된지 오래되어 그 빛이 바래가는 게임도 아니지 않던가.

물론 검은사막이 펄어비스에게 중요한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지금의 펄어비스를 있게 한 게임이며 검은사막 모바일로 이어지며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 무척 중요한 오리지널 IP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검은사막은 검은사막 모바일에게 매출 측면에서 밀려난 게임이기도 하다. 펄어비스가 발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이 2018년 2분기에 벌어들인 매출액은 828억 원이었으나 검은사막은 297억 원을 벌어들였다. 기업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는 매출증대, 수익발생이며 이런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펄어비스에게 가장 중요한 게임은 검은사막 모바일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리마스터 작업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에 대한 사후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후지원을 아끼지 않는, 단순한 유저 관리를 위한 행보가 아니라 아예 게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가 보일 정도다.

이번 검은사막 리마스터는 검은사막 IP를 펄어비스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다. 검은사막을 개발 후 이를 PC 온라인 플랫폼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펄어비스는 꾸준히 보인 바 있다. 

2017년에 검은사막을 스팀에 출시한 바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게임기 엑스박스 원 버전으로도 개발을 시작했다. 올해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모바일게임으로도 검은사막 IP을 확장했다. 사실상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IP가 된 셈이다. 이 모든 성과의 시작에는 PC MMORPG 검은사막이 자리하고 있다.

검은사막을 내세워 다양한 플랫폼으로 자사 영향력을 확대한 펄어비스는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원작인 검은사막에 투자했다.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게임을 만들고 이 게임을 IP화 해서 플랫폼을 확장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처음 개발한 게임에 투자하는 순환구조는 IP 라이선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게임사 중 펄어비스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들과 게임 유저 모두가 검은사막 IP는 계속해서 생명력을 갖고 이어져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검은사막 유저들을 계속해서 신경쓰고,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유저들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리마스터로 얻은 또 다른 가치다. 펄어비스는 이번 리마스터 공개로 '타 플랫폼 확장에만 신경을 쓰느라 검은사막 원작에는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팬들의 불안감을 한 번에 날려버리고, 유저 충성도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IP 라이선스 사업은 그저 IP를 여러 플랫폼으로 확장해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IP가 더 긴 수명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유지보수해야 더욱 길게 이어갈 수 있다. 검은사막 리마스터는 이런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펄어비스는 자신들이 제대로 된 IP 라이선스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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