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 일로 걸은 LCS, 파격적인 경기 변화, 정책 들고 돌아와
다듬는데 집중하는 LEC, 신규 정책으로 숨통 트일 LCK?
규제 문제로 시끄러운 LPL... 조용히 숨 고르나

전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 프로 리그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이한다. 

2024시즌을 맞이하며 생긴 변화는 협곡뿐만이 아니다. LoL e스포츠 프로 리그에도 많은 변화가 드러날 예정이다. 미주 프로 리그 LCS는 경기 진행 방식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보일 예정이며 지난해 이미 큰 변화를 겪은 유럽의 LEC는 경기 방식을 다시 한번 다듬는다. 

LCK는 새 정책들을 도입하며 구단 수익성 개선에 몰입한다. 시즌을 앞두고 가장 조용한 LPL은 중국 당국의 규제로 인해 어쩌면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LCS의 미래를 책임지게 된 신임 LCS 협회장 '마크 짐머만(MarkZ)'
LCS의 미래를 책임지게 된 신임 LCS 협회장 '마크 짐머만(MarkZ)'

■ LCS "우리 이제 다시 시작한다"

먼저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는 LCS다. LCS는 지난해 숱한 문제에 부딪혔다. 선수 총파업, 리그 뷰어십 악화, 2개 구단의 리그 탈퇴 등 악화 일로를 걸어오기만 했다. LCS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자구책이 필요한 상태였다.

지난 12월 LCS는 코치, 분석가, 캐스터 등으로 활약한 마크 짐머만(MarkZ)을 리그를 이끌어갈 신임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리그에서 10년의 세월 동안 헌신적으로 일한 신임 협회장의 신망은 두텁다. 그의 등장에 북미 커뮤니티는 LCS에 희망이 찾아왔다고 표현한다.

신임 협회장 선임 후 조용했던 LCS는 지난 10일 리그 변경점을 가져왔다. 먼저 LCS는 다시 주말 황금시간대로 돌아온다. 발로란트 프로리그 VCT 아메리카스에 내줬던 자리를 다시 LCS가 차지한다.

이제 LCS의 모든 경기는 라이브 서버와 동일한 버전으로 진행된다. 프로 선수와 실제 유저 간 간격을 지운다는 목표다. 챔피언스 큐와 이전 패치 버전에 갇혀있던 선수들은 누구보다 먼저 메타를 주도하는 개척자가 된다.

2024시즌 메타의 선구자가 될 '북미'
2024시즌 메타의 선구자가 될 '북미'

정규 시즌은 단판제 더블 라운드 로빈으로 진행된다. 경기가 진행되는 매일 8개 구단이 모두 등장해 단판 경기를 치룬다. 정규 시즌 중 매일 C9의 경기를 볼 수 있게 된다.

경기 진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드래프트(밴픽)을 사전 녹화로 준비한다. 경기 흐름은 다음과 같다. 앞선 경기가 진행 중이라면 다음 팀이 연습실에서 드래프트를 완료하고 기록한다. 첫 경기가 종료되면 캐스터와 해설이 사전 녹화를 분석하고 그동안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한다. 준비가 끝나는 대로 경기가 시작된다. 분석가들은 스튜디오에서 프리, 포스트 쇼를 제공한다.

변화를 통해 노리는 것은 경기 중간 공백의 시청층 이탈 방지로 보인다. LCS는 넥서스 파괴 이후 다음 경기까지 팬들의 이탈률이 높은 것을 감안해 이런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기 중간 공백을 지우고 팬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다.

커뮤니티 소통에 집중할 것이라 밝힌 'LCS'
커뮤니티 소통에 집중할 것이라 밝힌 'LCS'

라이브 버전 적용과 사전녹화 드래프트는 정규 시즌에만 적용된다. 포스트 시즌에는 패치가 잠기고 게임 간 전환 시간을 이전 상태로 복귀시킨다. 플레이오프에서는 결승전 그리고 국제 대회까지 연계되며 다전제 변화에 팀들이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규 시즌 8개 팀이 4개 게임을 단판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전체 경기 시간은 짧아진다. LCS는 이제 당일 모든 경기 종료 직후 챌린저스 리그인 NACL을 진행한다. LCS는 뷰어십 감소와 유망주 수급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 불가분한 관계의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군 경기 시간 압축과 이어서 2군 리그 송출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러한 LCS의 선택에 북미 커뮤니티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이어졌던 유저 피드백이 반영된 형식의 경기 진행과 2군 리그 활성화를 위한 선택 등 모두 호평 일색이다. 이런 큰 변경점 외에도 시청자 투표로 결정되는 선수 인터뷰, 스트리밍 채팅 상호 작용 등 리그가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 리그가 이전보다 개방된 분위기라는 점에서 많은 북미 팬의 지지를 받고 있다.

■ LEC "다듬으며 나아갈 것"

LCS가 경기 포맷의 변화를 맞이하는 동안 유럽 프로 리그 LEC는 지난해 진행한 대격변을 다듬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세 개 스플릿 운영, 시즌 파이널까지의 로드맵은 동일하다. 다만 경기 시작 시각을 한 시간 앞당겼고 정규 시즌 이후 진행되는 그룹 스테이지, 플레이오프를 하나로 합쳐 플레이오프로 진행한다.

정규 시즌 직후 탈락한 2개 팀을 제외한 8개 팀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우승팀을 가린다.

LEC 윈터, 스프링,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사이 휴식 기간을 1주일 연장하면서 전기 리그 간격을 넓혔다. 한편 서머와 시즌 파이널 사이의 간격은 줄이면서 후기 리그는 조금 더 촘촘하게 진행되고 월드 챔피언십까지 자연스레 연결한다. 시즌 파이널 진출에 중요한 챔피언십 포인트가 일부 조정된다.

또한 LEC 서머 우승팀은 이제 최소 롤드컵 4번 시드를 보장받는다. LEC 서머 2, 3위 팀은 챔피언십 포인트, 윈터 스프링 스플릿 성적과 상관없이 시즌 파이널 진출 자격을 얻는다. 후기 리그의 중요성이 더욱 올라간 모습이다.

■ LCK "신규 정책 도입, 지켜보자"

LCK는 리그 경기 포맷 변화가 없는 대신 예정된 정책들이 본격 도입된다. 먼저 육성권이다. 육성권은 신인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보장하고 팀에게는 유망주 육성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한 제도다. LCK 로스터 등록 1개 스플릿 미만 또는 해외 LoL 프로리그 로스터 등록 이력 1년 이하의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팀이 선수와 육성권 계약을 체결하면 차기 2개 시즌(2년)에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팀은 선수를 챌린저스 코리아 기준 전체 세트 50%를 초과해 출전시켜야 하며 연간 최소 20%의 기본 연봉 상승이 보장된다.

지난해 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균형지출제도가 적용된다. 지난 스토브리그에 이미 계도 기간을 거쳤고 2024년 하반기 스토브리그부터 본격 적용된다. 각 팀의 재무 건전성을 위한 선택으로 알렸으며 리그는 장기적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2024년부터 도입되는 균형지출제도 상한선은 40억 원이다. 팀 로스터 등록 전원이 아닌 팀별 보수 상위5명의 총액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기준점은 2년마다 재산정될 예정이다. 선수 연봉 상한선은 없으나 구단이 기준을 초과할 경우 사치세를 내야 하는 소프트캡 구조다.

또한 한 팀에서 오랫동안 활약했거나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를 대상으로 예외 조항을 통해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단들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 각 구단의 수익성 개선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 것이 사실이다.

■ LPL "중국 당국 규제 피해 숨 고르기?"

마지막으로 최근 하반기 비시즌 컵대회 데마시아컵을 진행한 LPL은 지난 5일 리그 시작일을 22일로 예고한 뒤로 소식이 없다. 일정이 유출과 같은 루머 소식만 있을 뿐이다. 경기 형식의 큰 변화는 없으나 리그 전체에 대한 우려만이 나올 뿐이다.

최근 중국 내 게임 규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프로 리그 진행도 원만하지 않을 거란 소식이 있다. 데마시아컵 진행 기간 의도적으로 한국 선수를 배제하며 ‘한한령’이 내려졌다는 의혹도 있으며 스프링 대회 전체를 녹화 방송으로 진행할 것이란 루머가 나오기도 했다.

LCK만큼 자국 내 위상과 인기가 높은 LPL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내 커뮤니티에서도 많은 유저가 리그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아직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 불확실한 규제 문제로 인해 리그 포맷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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