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방지 시스템 마련, 본인 3년간 연봉 회사에 환원"
공식 홈페이지 및 SNS는 조용... "공식 발표 맞느냐"는 비판도

최근 불거진 젠지e스포츠의 '중국 영토의 무결성' 지지 논란에 대해 CEO가 사과와 함께 발언 철회를 밝혔다. 그러나 팬 커뮤니티 대상으로만 입장을 공유한다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젠지 아놀드 허 CEO는 26일 오전 자사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입장문을 공개했다. "최근 저희가 저지른 심각한 실수에 대해 팬, 선수, 스폰서, 스태프 및 글로벌 커뮤니티에 깊은 사과의 말씀들 드린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공유했다. 

발표에 따르면 젠지는 인사 규정 및 개인 정보 보호 규정을 준수하면서 정식 조사를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입장문을 승인한 임원들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한 향후 모든 회사 커뮤니케이션에 엄격한 신규 정책을 도입해, 모든 글로벌 발표는 CEO 본인의 직접 감독과 함께 리더십 팀 전체의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CEO 본인은 중대한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e스포츠 사업부에서 역할을 축소한 뒤 새로운 비즈니스 리더십 그룹을 출범한다. 또한 3년간의 연봉을 회사로 환원해 부서별 전문가 채용 및 회사 재정비에 필요한 곳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아놀드 허 CEO가 26일 공개한 사과문 중 일부
아놀드 허 CEO가 26일 공개한 사과문 중 일부

그러나 여론은 호전되지 않았다. CEO 연봉을 기업에 환원한다는 것이 기업 차원의 사죄 행동이 될 수 있는지 의문에 더해, 가장 문제가 된 '영토의 무결성'이라는 표현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여전히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영토의 무결성은 '영토완정'이라는 단어로 중국 정부만 써온 단어로, 하나의 중국을 넘어 타국과의 분쟁 지역과 역사적으로 명분이 있는 곳까지 흡수 권리를 주장하는 의미를 담는다. 젠지는 대만 문제와 관련된 실수에서 중국 커뮤니티 웨이보에 "영토의 무결성을 단호히 지지한다"고 성명을 밝혀 논란을 촉발시킨 바 있다.

팬들 사이에서도 항의가 거세지자, 아놀드 허 CEO는 오후 1시경 디스코드에 추가 입장을 전달했다. "19일 업로드된 정치적 단어 및 '영토의 무결성'이라는 잘못된 단어 사용을 인정하고 철회하며, e스포츠 기업으로서 어떠한 정치적 견해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말뿐이 아닌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는 약속도 전했다. 1월 중 전문가를 초청해 직원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기부할 수 있는 자선 단체를 찾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어 "정직 공백을 채울 적합한 인재를 고용하고, 새로운 팀과 보다 나은 젠지를 만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아놀드 허 CEO는 "젠지의 모든 스폰서들이 입은 피해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각 스폰서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기 위해 미팅 일정을 조율 중"이라면서 "디스코드에서만 이러한 말들을 작성하는 이유는 제가 직접 우리 커뮤니티와 대화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도 밝혔다.

논란 시작점이 된 젠지의 웨이보 채널
논란 시작점이 된 젠지의 웨이보 채널

그동안 입장 발표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부정 태도를 보였으나,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다. 젠지와 관련된 대외 공식 채널을 통해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젠지e스포츠 기업은 현재 공식 홈페이지와 함께 다수의 SNS 채널을 운용하고 있다. 영어권은 엑스(X), 국내 페이스북, 중화권 웨이보가 대표적이다. 그밖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 역시 활성화되어 있다. e스포츠 팀에서 디스코드는 팬 커뮤니티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오직 팬들만 들어와 소통하는 디스코드에서만 CEO 입장문이 공개됐으며, 공지에 등록된 것도 아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대화방으로 입장해 고정된 메시지를 살펴야 찾을 수 있다. 

보통 기업 단위로 대형 논란이 발생할 경우, 활성화된 대부분의 SNS를 비롯해 공식 홈페이지에 팝업 메시지를 띄우는 등의 의사 표출이 동반된다. 젠지가 기업 전체의 공식 입장으로 내세운 것이 맞냐고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이 논란이 웨이보에서 시작됐고 대만 유저들이 누구보다 큰 상처를 입은 것을 감안할 때, 당연히 중화권에서 읽을 수 있는 언어로 함께 발표해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젠지 CEO의 입장 발표가 공식적인 전달로 이루어질지, 추가 대처가 있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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