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BLG에 충격패, KT 분전 끝 패배... T1, 압승으로 LCK 자존심 지켜
JDG와 혈전 남긴 T1, 수도 서울까지 수호할 수 있을까?

[게임플] T1이 부산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후의 저지선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4강 4 중국(LPL)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아낸 T1은 앞서 탈락한 젠지와 KT롤스터를 대신해 LCK 최후의 보루가 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2023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8강이 마무리된 가운데 중국 LPL 세 개 팀과 한국 LCK의 T1이 4강에 진출했다.

먼저 지난 2일 LCS의 NRG가 WBG에게 패배를 기록했다. 북미의 마지막 희망이 LPL에 꺾인 이후 LCK의 젠지와 KT가 LPL의 무력에 차례로 쓰러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T1이 LNG를 셧아웃하면서 LCK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동시에 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자료: 라이엇 게임즈
자료: 라이엇 게임즈

■ LCK 유력 우승 후보 젠지 LPL의 강력한 컨텐더 BLG에 충격 패

LCK 1번 시드 리그 쓰리핏을 달성한 젠지가 LPL의 2번 시드 BLG에게 3대2로 패배했다. 애초 BLG는 강력한 컨텐더 중 하나였지만, 젠지의 기세 앞에 많은 전문가와 팬들은 젠지의 승리를 점쳤다. 젠지는 실제 이번 월즈 강력한 우승후보였고 스위스 스테이지를 빠르게 졸업하며 일주일의 준비 시간을 얻었다.

그러나 시리즈 내내 젠지는 안팎으로 심하게 흔들렸다. 젠지는 앞선 두 개 세트에서 뼈 아픈 밴픽 실수를 저질렀다. 2세트에 와서는 BLG에 티어 챔피언들을 모두 내주는 참담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두 개 세트를 먼저 내준 젠지는 배수의 진이라도 친 듯 시리즈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 세트부터 ‘쵸비’에게 요네, 아칼리를 쥐여주는 것으로 사이드 주도권을 가져왔다. 후반까지 경기를 이끌면 반드시 우리가 이긴다는 공식을 내세웠고 실제로 3, 4세트 이를 몸소 보여주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마지막 5세트까지 이어진 젠지의 의아한 밴픽 분석은 BLG에게도 후반에 할 말이 있도록 만들었고 실수까지 겹치며 패배로 이어졌다. 젠지 고동빈 감독은 인터뷰에서 “앞선 세트의 밴픽 난도가 높았고 유연한 조합을 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료: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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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할만 했던 KT,  JDG 룰러의 탈압박 능력은 세계 제일

KT가 LPL의 1번 시드 JDG를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JDG의 룰러가 자신의 탈압박 능력을 전 세계에 선보이며 시리즈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KT는 시리즈 첫 단추를 훌륭히 꿰맸다. 레드 사이드에서 시작한 KT가 비디디의 아칼리를 선보이며 서머 시즌 보여준 공격성을 제대로 드러냈다.

1세트 패배를 겪은 JDG는 곧바로 밴픽을 수정해 KT의 정글 약점을 파고들었다. 커즈의 비에고 숙련도는 높았지만, 369와 카나비의 단단함 앞에 결국 '레넥톤-비에고' 상체 주도권을 잡아내지 못했고 '룰러-미씽' 바텀의 파괴적인 공격력과 이니시에이팅을 받아치지 못했다.

3세트부터 JDG의 파괴력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4세트에서는 KT가 승부처를 목전에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룰러의 슈퍼 플레이가 경기를 완전히 파괴해버렸다. 경기 중반까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KT는 23분 JDG의 369를 바론 둥지 근처에서 잡아내고 바론 처치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시리즈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릴 것 같았던 KT의 경기력은 룰러의 파괴력 앞에 무력했다.

자료: 라이엇 게임즈
자료: 라이엇 게임즈

이후 말 그대로 룰러의 ‘쇼 타임’이 시작됐고 KT의 최후의 저항이 무색하게 대포 미니언의 한 발에 경기가 끝났다.

JDG를 상대로 박빙의 경기를 펼칠 정도로 KT의 저력이 빛나는 시리즈였으나 JDG가 보여준 플레이는 강팀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KT는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멋진 모습으로 퇴장할 수 있었다.

자료: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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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is my city, Not in my house" T1, LNG 3대0 셧아웃

경기 시작 전 예측에서는 경기 결과에 가장 이견이 많은 시리즈였지만, T1이 LNG를 3대0 셧아웃하며 싱겁게 끝났다. 스카웃과 페이커의 맞대결에 전 세계 LoL 팬들의 이목이 쏠렸지만, 페이커의 압승으로 끝난 것이다.

페이커는 물론 제우스, 오너, 구마유시, 케리아 다섯 선수 모두 POS(플레이어 오브 시리즈)를 받아도 의심스럽지 않을 플레이를 했고 맞춤 정장을 입은 듯 딱 맞는 밴픽은 완벽했다.

1세트 T1이 밴픽의 이점을 완벽히 살린 경기를 보여줬다. 마지막 픽에서 닐라를 선택하는 비틀기를 보여주며 상대 블리츠크랭크 픽을 파훼한 것은 물론 미드 주도권을 이용해 상대 아지르-자르반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2세트 LNG는 자르반을 닫고 마오카이-제이스를 먼저 가져갔다. 여기에 아펠리오스, 그웬까지 가져가며 경기 후반으로 게임을 끌고 갈 요량이었다. T1은 이전 게임보다 난도를 높인 전략을 구사했다.

바루스-애쉬 바텀 조합으로 상대 바텀을 잠그고 바텀에서 힘을 빠르게 받아 이전 경기처럼 스노우볼을 굴린다. 이어서 중 후반부 상체에서 턴을 이어받아 사이드 주도권을 가지고 상대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3세트까지 이어진 이와 같은 전략은 LNG를 완벽히 무너트렸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구마유시는 “메타가 다소 경직된 편이지만, 우리가 메타를 주도할 수 있고 우리 픽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료: 라이엇 게임즈

이제 월즈에 남은 LCK 마지막 팀 T1은 다음 4강에서 그랜드슬램을 향하는 JDG를 맞상대한다. 현재 가장 강한 팀으로 꼽히는 JDG와의 경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많은 LCK 팬은 T1의 승리를 염원하고 있다. 가장 어두운 순간, '페이커'라는 태양이 또다시 밝게 빛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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