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KT 모두 탈락한 LCK... 완벽한 시나리오 준비된 T1
전략과 경기력 만발한 T1, 승부처는 결국 바텀 힘싸움에서

[게임플] T1의 어깨에 많은 짐이 얹어져 있다. 부산에서 LPL 침공을 막을 LCK의 마지막 팀이다. 하지만 다음 상대는 그랜드슬램을 앞둔 JDG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2023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4강 T1과 JDG의 경기는 이번 월즈 가장 주목도 높은 경기다. T1이 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롤드컵 왕좌에 도전하는 마지막 LCK 팀이 됐기 때문이다.

8강에서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OP 챔피언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럼블(밴픽률 80.6%, 승률 72.2%), 자르반(밴픽률 82.1% 승률 55.2%), 오리아나(밴픽률 94%, 승률 56.7%), 니코(밴픽률 74.6%, 승률 75%), 자야(밴픽률 97%, 승률 70.8%). 상기 네 개 챔피언은 현재 라인 주도권과 한타 영향력, 후반 성장 기대치까지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공통의 견제 대상이다.

이중 JDG가 유일하게 선호하지 않는 챔피언은 럼블이다. 369는 커리어 통틀어 럼블을 선보인 적 없다. BLG의 탑 ‘빈’이 지난 젠지 전 커리어 첫 럼블을 선보이며 승리를 가져간 바 있어 369도 럼블을 준비했을 수 있다.

하지만 T1과의 4강 무대, 특히 제우스와의 탑 대결에서 369가 럼블을 꺼내 들 수 있는가는 다른 이야기다. T1이 럼블을 두고 밴픽 심리전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가 주목된다.

또한 현재 럼블 다음 티어를 차지하는 탑 아트록스에 대한 해석도 두 팀 경기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369’는 지난 8강 KT전 아트록스를 꺼내 두 개 세트의 승리를 가져갔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부터 369의 아트록스 픽은 총 5회에 불과하다.

커리어 통산 승률 84%가 넘는 369의 아트록스가 의심스럽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팀 특성상 369에 자원을 소비하지 않는 JDG의 아트록스 풀이법에 대해서는 의문스럽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BLG 빈의 아트록스를 상대로 상체에 레넥톤, 자르반을 기용해 승리를 가져온 바 있지만, 최근 레넥톤의 티어가 점점 더 내려가고 있으며 T1에 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알 수 없다.

미드와 탑 챔피언 풀이 다소 경직된 가운데 바텀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나왔다. 스위스 스테이지 BLG전부터 T1이 보여준 세나 탐켄치와 이어 지난 8강 T1, LNG전에서 나온 닐라, 세나, 바루스, 애쉬 같은 픽들이 대표적이다.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바텀에서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이 힘을 바탕으로 오브젝트를 빠르게 이어가며 스노우볼을 굴린다. 경기 중반 자연스레 탑으로 턴이 넘어가고 25분부터 경기를 끝내는 힘을 갖춘다는 목표다. LNG전 이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았고 T1이 시리즈를 싱겁게 끝냈다.

T1의 전략과 경기력이 만발하는 순간이었는데 JDG가 같은 방식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JDG는 8강에서 KT에게 1세트 패배 후 밴픽을 수정하고 3개 세트를 곧장 가져갔다. JDG는 2023 시즌 주요 포인트에서 매번 위기를 겪었지만 다시 한발 앞서 나가며 시리즈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유연한 밴픽 수정과 S급 선수들의 소화력을 바탕으로 트로피를 들었다.

‘구마유시ㆍ케리아’ 듀오가 LNG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이제 마주할 상대는 ‘룰러ㆍ미씽’이다. 룰러가 지난 KT전에서 보여준 괴력은 T1의 바텀 변수를 완벽히 틀어막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드러나는 JDG의 바텀 힘싸움 위주 전략을 T1이 파훼를 끝냈을 가능성도 있다. 승부처가 가장 크게 갈릴 곳은 확실히 두 팀의 바텀 힘싸움이다. 

월즈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2022년 DRX의 월즈 우승을 예측한 자는 없었다. 이번 월즈 역시 마찬가지다.

DRX 우승을 이끈 주역들은 일찍이 퇴장했고 리그 쓰리핏의 젠지와 여름의 KT는 T1과 맞붙기도 전에 대권 싸움에서 알아서 나가떨어졌다. LCK 팬들은 안방에서 LPL 팀이 우승하는 걸 보지 않기 위해서는 T1에 모든 걸 걸 수밖에 없다. 

덕분에 T1을 위한 완벽한 시나리오가 마련됐다고 말할 수도 있다. DRX가 ‘중꺾마’라는 제목의 각본을 써냈다. T1이 쓰게 될 각본은 무엇인가. 현재 4강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GOD's T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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