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마니아' 박영식 PD가 정의한 '게임이 지켜야 할 선'

[게임플] “유저들이 부담을 느끼고 떠나가는 게임은 되지 않겠다”

히트2 박영식 PD는 인터뷰에서 ‘선’을 거듭 강조했다. MMORPG가 지켜야할 선, 즉 ‘상식’이 있고 이 기준을 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설령 이러한 방향성이 운영에 부담을 주고 심지어 독으로 작용하더라도 결코 바꾸지 않겠다는 다짐도 함께했다. 

선을 지키기 위한 히트2의 시도는 다채롭다.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는 서버 구성과 조율자의 제단, 가성비를 고려한 과금 모델, 월 단위로 이뤄질 소통 활동 등으로 장르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고유의 재미를 전달하는 것이 히트2의 목표다. 

특히 박영식 PD는 이번 인터뷰로 크리에이터 후원 시스템의 방향성과 기대 효과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순기능과 함께 자칫 시청자 수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우려 또한 짚으며 크리에이터와 ‘보는 게임’으로서 히트2의 가능성을 함께 전달하고자 했다. 

출시를 일주일 앞으로 남겨두고 넥슨게임즈 XH스튜디오 박영식 PD, 김의현 디렉터, 박현철 개발관리 실장을 만날 수 있었다. 세 인물 모두 히트와 오버히트의 개발, 운영을 담당했던 베테랑 개발자인 만큼 게임의 특징과 기획 의도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왼쪽부터 김의현 디렉터, 박영식 PD, 박현철 개발관리 실장
왼쪽부터 김의현 디렉터, 박영식 PD, 박현철 개발관리 실장

Q. 신작 IP를 히트로 선택한 이유는?

박영식: 히트는 넥슨게임즈의 뿌리이며 가장 중요한 IP다. 원작을 서비스 종료하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아쉬움도 컸다. 보다 정돈된 모습, 좋은 모습으로 선보이고 싶었다. 

Q. 사내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

박영식: 긍정, 부정적인 피드백을 함께 받았다. PC 버전은 첫 인상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히트2는 모바일과 PC 버전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모바일은 최적화에 집중해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고 PC 버전은 최고의 그래픽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한다. 

기존 MMORPG와 인게임 콘텐츠가 유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 부분은 MMORPG를 선호하는 유저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준비된 전략이다. 물론 조율자의 제단처럼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해뒀다. 사내 테스트 기간이 짧고 참여 인원도 소규모다보니, 정식 출시 이후 유저들이 대규모로 참여할 시스템의 행방을 궁금해 하는 인원들이 많다. 

Q.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인가?

박영식: 서비스다.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유저들의 갈증을 확인했다. 계정 선물 기능, 1:1 거래 등의 기능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고자 한다. 

Q. 크리에이터 후원 기능에 대한 관심이 크다. 크리에이터를 후원했을 때 유저들이 얻는 혜택은 무엇인가?

박영식: 의도는 방송을 시작하거나 도약이 필요한 초보 인플루언서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현재 이들을 후원하거나 방송을 시청했을 때 유저들이 받는 쿠폰을 준비 중이다. 물론 후원은 강요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강요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철저하게 배제하겠다.

Q. 후원 시스템 구조상 대형 크리에이터만 혜택을 볼 것 같다.

박영식: 인기가 높다는 이유로 패널티를 줄 수는 없다. 대신 방송을 갓 시작하고 좋은 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지원해, 격차를 보완하겠다. 

Q. 굳이 크리에이터 후원을 시스템으로 끌어들인 이유가 궁금하다.

박영식: 크리에이터 활동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었다. MMORPG 장르의 꽃은 길드간 경쟁, 연합 전쟁이다. 이 콘텐츠를 잘 전달했을 때 플레이 또한 활성화된다. 때문에 ‘보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를 무시할 순 없다.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만큼 유저들의 불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Q. 유저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크리에이터 후원 시스템을 고입하는 이유는?

박영식: 시스템의 부정적 이미지는 지금도 고민하는 문제다. 하지만 보는 게임으로서 크리에이터의 긍정적 효과는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회사가 크리에이터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형태가 아닌, 유저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가 더 낫다. 3개월 정도 베타 프로그램으로 시험했으며, 출시 이후에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각 수정해 완성도를 높이겠다.

Q. 최근 대형 게임사의 크리에이터 프로모션 계약 이슈로 유저들의 불만이 극대화됐다. 이에 대해 히트2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박영식: 히트2는 크리에이터와 계약을 맺는 프로모션 일체를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하지 않겠다. 크리에이터에게 프로모션으로 특정 요소를 부탁하는 형태 또한 절대 없을 것임을 확실하게 약속하겠다. 

Q. 후원을 받은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수익을 공유 받나?

박영식: 히트2 크리에이터는 최소한의 자격 조건만으로도 등록 가능하다. 별다른 제한을 걸지 않았다. 후원을 받고 관련 인터페이스에 접근하면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결제가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후원금을 즉시 제공하진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환전할 수 있는 포인트가 제공되는 형식이다. 

Q. 유저가 자신이 지불한 결제 비용 중 어느 정도가 후원금으로 들어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박영식: 크리에이터가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유저들이 크리에이터에게 기록을 요청하면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해뒀다. 

Q. 만약 크리에이터 후원 시스템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폐지할 의향도 있는지

박영식: 유저들이 한 목소리로 폐지를 말씀주시면 당연히 없애겠다. 

Q. 조율자의 제단 투표권을 거래 가능 아이템으로 풀어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박영식: 조율자의 제단 규칙을 응모 받으며 확인한 사실은 유저들의 성향이 안전과 경쟁, 두 가지로 나뉜다는 점이다. 이러한 흐름이 단순히 인원수로 결정되는 모양새는 다소 뻔한 구도로 이어진다. 

투표권을 거래로 전환하면 서버를 바꾸기 위해 길드끼리 연합을 맺고 유료 재화를 확보한 무소과금 유저들이 성장 기회를 잡는 등의 변수를 기대할 수 있다. 보다 많은 가능성과 토론 주제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향후 히트2의 큰 장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공성전을 오픈 콘텐츠로 예고했는데, 유저간의 성장 차이와 높은 진입장벽이 우려된다.

김의현: 기존 MMORPG는 유저들이 원하는 타이밍에 공성전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했다. 공성전을 오픈 콘텐츠로 준비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물론 초보 유저들이 게임에 익숙해진 이후에 공성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을 준비 단계로 확보할 계획이다. 

Q. 보안과 작업장은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영역이다.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박영식: 작업장은 정말 민감하게 준비하고 있는 문제다. 넥슨 인텔리전스 랩스의 AI 기반 서칭으로 적극 방어할 계획이다. 넥슨 그룹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겠다. 자체적으로 준비한 작업장 대비 항목이 있으니 이를 최대한 빨리 선보여 유저들을 안심시키겠다. 

Q. 히트를 플레이했던 유저가 원작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나?

박영식: 히트2를 히트 IP 답게 보이면서 대규모 PvP 콘텐츠 환경을 살리는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원작의 연계기와 시그니쳐였던 암전 연출을 전투 요소로 남겨뒀다. 또한 IP의 분위기를 넓게 조명하는데 집중했다. PC 버전은 히트 IP의 캐릭터와 월드, 환경 등을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보여준다. 

Q. PvP 중심의 MMORPG 필드는 대형 길드의 독점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를 조정할지 아니면 그대로 방치할지 궁금하다. 

박영식: 유저에게 맡기지만 과도한 독점을 피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율자의 제단이 대표적이다. 조율자의 제단과 서버 특성상 PK가 불가능한 채널이 있기에 완전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또한 채널별로 보상 책정이 다르기에 통제 위험성을 감수하고 더 많은 보상을 노릴지, 안전하게 사냥을 이어갈지는 유저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Q. 과금 모델은 어떻게 설정했나?

박영식: 숨김없이 그리고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다. 뽑기는 클래스와 펫 두 가지가 있다. 또한 캐시 악세서리를 2종류, 출시와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히트2는 선을 지키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과금에 부담을 느껴서 게임을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정말 많이 확인했다. 이를 고려해 시즌패스를 비롯한 월 5만 원 정도의 가성비 좋고 합리적인 패키지들을 준비했다. 초기에도 그랜드 런칭 패키지를 포함해 몇 가지 정도의 상품만 판매될 것이다. 유저들의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Q. 목표 성적은 어느 정도인가?

박영식: 단기 성적이 잘 나오는 게임보다 길게 가는 게임을 목표로 잡고 있다. 매출 순위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싶다. 

Q. 도감과 컬렉션, 클래스, 펫이 캐릭터의 성장과 전투력에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궁금하다.

김의현: 도감과 컬렉션은 존재하며 아이템, 클래스, 펫 3종류로 나뉘어있다. 전체 성장 요소 중 30% 정도 차지한다. 

Q. 출시 이후,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

김의현: 9월 말에 캐릭터 선물하기, 11월 말에 서버끼리 함께 즐길 수 있는 월드 서버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Q. 공성전에 등장하는 마법장벽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박영식: 개발 당시 캐릭터 충돌 기능을 넣어서 공성전을 진행해봤는데, 충돌을 인식하기 어려웠다. 이에 유저들이 모여 생사를 함께하는 장벽을 만들면 기존 공성전보다 확실하게 다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장벽을 구성하는 유저들은 HP를 공유하며 물약 대신 힐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공성전에서는 해당 장벽을 어떤 간격으로, 어떤 밀도로 세울지 고민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Q. 콘셉 아트에선 공성 병기가 등장하는데, 실제 공성전에서도 장비를 사용할 수 있나?

박영식: 내부에서 테스트한 결과 마법장벽의 활용이 공성전의 핵심이란 결론을 내렸다. 물론 공성 병기가 활용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하지만 출시 시점에는 캐릭터간 대결 구도, 장벽 등이 더욱 중요한 것 같아 추후에 지원할 예정이다. 

Q. 서버 이전 기능을 준비해뒀는지 궁금하다.

박영식: 필요한 기능은 모두 구현해뒀다. 상황을 모니터링한 이후에 적용 시기를 조절하겠다. 

Q. 공성전의 규모와 보상이 궁금하다.

박영식: 공성전은 동시에 10개 길드가 참여하며, 평균적으로 5~6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다. 서비스 안정도에 따라 참여 인원은 더욱 늘려가겠다. 보상은 정식 출시 이후에 조율자의 제단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고자 한다. 

Q. 넥슨게임즈 입장에서 히트2는 V4의 뒤를 잇는 두 번째 MMORPG다. 더 나은 퀄리티를 위해 노하우 공유나 업무 협업이 이뤄진 사항이 있나?

박현철: 히트 때부터 개발에 참여했던 분들도 계시고 V4 라이브 개발진과의 물리적 거리도 매우 가깝다. 특히 라이브 이슈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고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다. 

Q. 최근 모바일게임의 PC버전이 PC방 점유율을 늘려가는 추세인데, PC방 유저에 대한 혜택이 있는지 궁금하다.

박영식: PC방에서 플레이 가능한 빌드는 지원하지만 전용 혜택은 준비하지 않았다.

Q. 아이템의 거래 등급은 어느 정도 선에서 허용되나?

박영식: 장비 등급은 제한 없이 100%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Q. 유저와의 소통 전략은 무엇인가?

박영식: 디렉터 코멘터리로 약속한 것처럼 꾸준히 정기적으로 소통하겠다. 경우에 따라 실수를 일으켜 부끄러운 상황이 오더라도 반드시 지키겠다. 소통이란 단어가 불신으로 다가오는 시기인지라 쉽게 믿어달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월 단위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크리에이터를 통한 소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터가 아닌 유저를 위한 소통이다. 모험가의 편지는 유저들이 직접 개발진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Q.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의현: 출시까지 일주일 남았다. 유저들의 기대를 채워줄 정도로 충분한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한다. 재밌게 즐겨주시면 좋겠다.

박현철: 히트의 후속작이란 이름을 걸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드디어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기쁘다. 피드백을 주시면 즉각 반영하겠다. 

박영식: MMORPG를 좋아하고 무과금, 과금 모두 해본 한 명의 유저로서 장르의 즐거움을 제대로 표현한 즐거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 MMORPG를 플레이했을 때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장르 특유의 하드한 구조에 느끼는 부담감이었다.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과금을 고민하는 유저들도 많이 봤다.

운영적으로 부담이 되고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지만, 선을 지키는 게임이 되겠다. 유저들이 부담을 느끼고 떠나가는 게임은 되지 않겠다고 약속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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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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