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가 직접 게임 속 규칙과 효과 결정하는 '조율자의 제단'
경쟁을 원하는 진성 MMORPG 유저들의 의견 확인할 수 있는 창구

[게임플] 히트2는 차별화 포인트로 2종의 신규 시스템을 제시했다. 인게임에서 크리에이터를 후원하는 기능과 유저가 직접 서버의 규칙을 결정하는 ‘조율자의 제단’이다. 

조율자의 제단은 후원 시스템과는 결이 다르다. 투표로 규칙을 정하는 구조는 후원과 달리 인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상 및 제약을 수혜자가 결정하는 발상은 대규모 공성전, 필드 전투와 함께 게임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힌다. 

투표는 일주일 동안 진행된다. 결과에 따라 다음 주 규칙과 효과가 정해지고 게시판 속 유저의 의견을 반영해 다음 주제가 갱신된다. 투표권 아이템 ‘조율자의 성물’은 퀘스트로 획득 가능하며 유저간 거래가 가능하다. 

넥슨은 공식 홈페이지 이벤트 게시판을 통해, 출시 버전에 적용될 규칙을 선정하고 있다. 아직 게임이 출시되진 않았지만 선정된 규칙을 즉시 적용하는 점에서 실질적인 첫 번째 조율자의 제단을 시작한 셈이다.  

투표 주제는 3가지로 나뉜다. 필드 채널 규칙, PK 페널티 규칙, 부활 규칙으로 분류된 주제는 각각 2가지 선택지를 유저들에게 보여준다. 유저들은 취향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선택지를 고르면 된다. 투표권은 캐릭터를 선점한 유저 대상으로 계정당 50장씩 지급되며 매일 3회씩 사용할 수 있다. 

넥슨이 공개한 필드 채널 규칙 투표의 요점은 평화 혹은 보상이다. 일반 채널 모든 필드를 안전 지역으로 설정하느냐, 일반 채널 모든 필드의 경험치와 드랍율 그리고 골드를 증가시키느냐. 리스크에 따른 보상 지급 정도를 묻는 질문을 첫 번째 투표 주제로 삼았다. 

사전에 공개된 디렉터스 코멘터리 영상 ‘HIT the World’에 따르면 히트2의 서버는 상시 PK가 가능한 하드 채널과 투표로 PK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일반 채널로 나뉜다. 이를 감안하면 모든 필드의 보상을 증가시키는 규칙은 PK 기능을 상시로 활성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목할 부분은 투표 시작 일주일 만에, 구도가 한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이다. 무려 77.40%의 유저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많은 보상을 선택했다. 히트2의 핵심 콘텐츠가 경쟁이고 사전 캐릭터까지 선점한 진성 MMORPG 팬들이 투표에 참여한 만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정책에 표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PK 패널티 규칙 투표 역시 경쟁을 바라는 유저들의 성향이 반영됐다. PK를 저지른 유저를 마을 NPC 경비병이 공격하는 패널티에는 18.22% 만이 투표했다. 반면 일종의 ‘살생부’인 학살자 추적기능 활성화에는 81.78%의 유저가 표를 던졌다. 가벼운 불이익이 주어지는 것보다 싸움과 복수의 과정을 개인 혹은 길드 단위로 제대로 처리하는데 의의를 둔 것으로 보인다. 

부활 규칙은 14.88%의 유저들이 대기 시간 없이 마을에서 부활하는 효과를 선택했으며, 85.12%의 유저들은 비용을 소모하더라도 제자리에서 즉시 부활하는 선택지를 골랐다. 즉시 부활 기능은 필드 보스, 레이드, 대규모 필드 전쟁 등 멤버들의 숫자가 중요한 콘텐츠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넥슨은 정식 출시버전에 적용될 3개의 규칙에 이어, 다음에 투표 대상을 유저로부터 공모받고 있다.  보스 및 정예 몬스터 보상 분배 기준, 자동 및 수동 전투에 따른 경험치 버프 적용 등의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게시판에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투표 주제는 31일에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조율자의 제단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는 유저가 직접 게임의 정책 결정에 참가하는 파격적인 설정 때문이다. 자신의 결정이 캐릭터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에 그 어떤 설문조사보다도 솔직한 답변과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조율자의 제단은 진성 MMORPG 유저들의 성향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창구로서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꾸준히 주목해야할 지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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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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