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4만 개 계정 영구 제한, '넥슨 AI 시스템' 한몫

[게임플] 불법 프로그램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넥슨의 대처가 눈에 띈다.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신작 '히트2'는 8월 25일 출시된 PC-모바일 전쟁 MMORPG다. 넥슨 대표 모바일 IP인 ‘HIT’를 잇는 정식 후속작으로, 대규모 필드 전투 및 공성전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웠다. 

양대 앱마켓 최대 매출 1위를 석권한 바 있으며, 9월 13일 현재도 구글플레이 2위와 앱스토어 3위를 수성하는 등 높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모처럼 국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오픈필드 전쟁 MMORPG인 만큼 유저들의 접속과 피드백 열기 또한 높았다. 

이 장르에서 성패를 가르는 기점은 '작업장'과의 싸움이다. 불법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중 계정 사냥 실시하고 대량으로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취하는 업체를 뜻한다. 일반 유저들의 사냥 기회를 빼앗으며 경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출시 전 인터뷰에서 박영식 PD는 "작업장은 정말 민감하게 대처를 준비하고 있으며, 넥슨 인텔리전스 랩스의 AI 기반 서칭을 활용해 적극 방어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내부에서 준비한 작업장 대비 프로세스가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흘리기도 했다. 

출시 초기, 흥행 조짐과 함께 예상대로 수많은 작업장 의심 계정이 몰려들었다. 특정 서버에 집중적으로 다중 계정이 신규 투입되면서, 원활하던 서버가 갑자기 대기열로 고생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출시 후 약 일주일간은 눈에 띄는 작업장 제재가 없었다. 서버 안정화와 시급한 문제 해결이 우선과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30일부터 시작된 게임 이용 제한은 계정 2~3천개 정도였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유저 체감으로 다가오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2주차부터 제재량은 급증했다. 이달 5일 영구 게임 이용 제한이 내려진 계정은 22,799개, 이틀 뒤인 7일에 제한된 계정은 33,635개였다. 불과 하루가 지난 8일은 85,353개로 또다시 극적인 집단 이용 제한이 이루어졌다.

추석을 앞둔 나흘 동안 영구 게임 이용 제한을 실시한 계정은 총 14만 개가 넘는다. 넥슨에 따르면,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정확성 검증 작업을 거친 뒤 실시한 제한이다. 

이는 실제 플레이에서도 체감으로 다가왔다. 전주까지 인기 사냥터였던 '약탈자의 소굴' 같은 지역은 늦은 밤 시간 작업장으로 의심되는 무작위 생성 닉네임이 대부분 채널을 점거하고 있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동안 이런 닉네임은 거진 찾아볼 수 없었다. 

간혹 의심되는 캐릭터가 발견됐지만, 게임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준은 아니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1채널에서도 명확한 뜻의 닉네임과 유명 길드 마크를 단 실제 유저들이 대부분이었다. 

게임계 개발자들은 작업장 대처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한다. 집중적으로 적발해 다수를 잡아낼 수는 있지만, 그 시간 동안 더 많은 불법 계정이 신규로 생성된다는 의미다. 제재를 자동화할 경우 억울한 피해자들이 반드시 발생하기 때문에 끝없이 수동으로 잡아내야 한다는 점이 큰 고충이다. 

반면 넥슨 인텔리전스 랩스와 연계된 AI 시스템은 지금으로서 효율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매주 수십만 계정을 잡아내는 능력을 갖췄으며, 정확도 역시 획기적으로 높다. 작업장 계정은 끝없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으나, 지금으로서는 히트2에서 생태계 교란 걱정은 크지 않다.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비정상적인 게임 이용으로 부당 이익을 취하거나 게임의 밸런스 또는 공정성을 저해될 수 있으며, 불법 프로그램을 포함한 비정상 게임 이용 행위의 경우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므로 운영 정책을 유의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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