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행착오 겪으며 점점 완성도를 높이는 던전앤파이터 레이드 '어떻게 발전되어 왔을까?'

기사 요약

- 2014년 안톤 레이드로 처음 시작해 유저들의 여러 피드백을 발판 삼아 점점 발전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레이드 던전'.

오는 19일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 'THE NEXT THING'에서도 새로운 레이드 던전이 공개될 전망인 만큼 '윤명진 디렉터 효과'로 오즈마 레이드에서의 아쉬웠던 부분이 대거 개선된 신규 레이드를 선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플] 2021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 'THE NEXT THING' 개최일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규 레이드에 대한 관심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레이드는 연출, 기믹, 던전 구조, 보상 형태 등 다양한 요소에서 매번 새로운 진화를 거듭했다.

그 진화가 100% 만족할 만한 모습은 아니라도 유저들의 피드백을 하나씩 반영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한 것은 사실이기에 향후 레이드에선 어떤 진화를 보여줄 지 자연스럽게 기대감이 생긴다.

그리고 신규 레이드를 기다리면서 문득 드는 생각 "과연 던전앤파이터 레이드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과정으로 발전해 왔을까?"

과거 던전앤파이터는 4인으로 진행했던 이계 던전 '크로니클 장비' 파밍 이후 특별한 PvE 콘텐츠가 존재하지 않았다.

PvP로는 결투장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으나, 태생적으로 호불호가 나뉘는 PvP만으로는 유저들을 계속 유입시키긴 어려워 새로운 형태의 엔드 콘텐츠가 필요했다.

당시 국내 2D 게임으로는 메이플스토리가 보스 레이드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12~18인 자쿰, 36인 혼테일 등 2D 게임도 3D 게임 못지 않게 레이드로서의 구색을 갖추고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던전앤파이터도 기존 4인을 넘어 방대한 인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레이드 콘텐츠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스토리 진행 상황도 모험가가 성장해 강력한 사도들과 싸움을 펼칠 수 있게 되면서 레이드 콘텐츠를 구상하기에 적합한 시기였다.

다만,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 특성상 다른 게임처럼 다수의 인원이 한 곳에 모여 전투를 펼치면 가시성과 액션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에 여타 게임과는 다른 형태를 고민해야 했다.

수많은 고민 끝에 4인 1파티 단위로 여러 개의 파티가 하나의 레이드 던전에 입장해 그 안에서 각 파티마다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 목적을 달성하는 던전앤파이터만의 고유 레이드 구조를 개발해냈다.

그 첫 번째 산물이 바로 2014년 7월에 선보인 '안톤'이다. 안톤 레이드는 저지와 토벌 페이즈로 구분된다. 저지 페이즈는 '검은 연기의 근원 → 흔들리는 격전지 → 함포 방어전 → 에너지 차단 → 검은 화산 → 안톤 심장부', 토벌 페이즈는 '검은 연기의 근원 → 흔들리는 격전지 → 견고한 다리 → 에너지 차단 → 검은 화산 → 안톤 심장부'로 구성되어 각 파티가 정해진 공간으로 입장해 기믹을 수행하면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첫 레이드인 만큼 기믹과 패턴이 너무 어렵게 등장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여타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 구조였던 만큼 지금까지 던전앤파이터를 즐기는 팬들도 '가장 재미있었다'라고 회자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안톤 레이드 이후 정체성을 찾은 던전앤파이터는 루크 레이드, 핀드워 레이드를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직업별 밸런스 문제, 수많은 버그, 지나치게 긴 파밍 기간, 신규 유저 입장에서 너무 높게 설정된 진입장벽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면서 레이드 재미에 대한 긍정적 평가보다 내실을 갖춰야 한다는 피드백이 더 많았다.

네오플은 레이드 던전의 퀄리티를 확실하게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했고 핀드워 레이드 이후 등장한 '프레이-이시스 레이드'에서는 레이드의 패턴에 대해서도 대부분 신선하다는 의견이었고 연출 또한 레이드에 걸맞은 퀄리티를 보여줬다며 평가를 크게 반전시켰다.

다만, 무작위로 저지 맵의 '랜덤성'은 호불호가 나뉘는 요소였다. 프레이-이시스 레이드의 던전 입장은 스레니콘이 원하는 지점으로 플레이어를 운송할 때 진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지점에서 다시 A지점으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레이드 시작 시점에서 정원과 마탑이 후반부에 배치된다면 공략 시간이 비교적 오래 소요된다.

아울러, 재시작을 누를 경우 스레니콘이 다시 그 구역으로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던전의 전투와 흐름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스펙적 진입장벽과 캐릭터 간의 밸런스 문제 또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래도 던전앤파이터의 레이드가 점점 발전하는 중이라는 느낌을 제공한 만큼 다음 레이드를 기대하게 만든 던전인 것은 사실이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피드백을 반영하며 발전해 온 던전앤파이터 레이드는 '시로코'에서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다.

최대 16인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시로코 레이드는 서사, 연출, 기믹, BGM, 디자인 모두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파이널판타지1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정액제 게임을 제외한 여타 부분 유료화 게임의 레이드에서는 적정 스펙으로 입장하면 공략이 매우 어렵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났는데, 시로코 레이드는 적정 레벨 유저들이 도전해도 기믹만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면 모두 성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기믹 자체도 퍼즐 형식으로 설계하고 중간마다 멋진 연출로 눈을 호강시켜준 덕분에 긴 시간 동안 공략해도 누적 피로도가 비교적 높지 않았다.

이로 인해 너무 쉽다는 평가가 많긴 했으나, 스펙이 높은 유저들은 DPS로 빠르게 공략하는 방식을, 적정 레벨 유저들은 기믹을 하나씩 파훼하면서 공략하는 방식이 모두 공존한 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16인으로 진행하는 레이드인 만큼 버퍼 부족 현상으로 인한 구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었다.

시로코 레이드에서는 정가제를 철회한 바람에 파밍을 끝내지 못해 대다수 유저들이 휴식기를 가지는 일명 '세기 말'에도 파밍을 끝내지 못해 고통 받는 유저들이 많았다.

네오플 강정호 디렉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로 플레이, 가이드 던전 등 구인 시간을 단축시키고 파밍 구조를 원활하게 만드는 각종 방식을 도입했고 그 결과 현재 인원을 모으지 않아도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된 상황이다.

시로코 레이드로 '퀄리티의 강정호'라 불릴 정도로 워낙 좋은 평가를 받은 탓인지, 작업량이 워낙 많아 콘텐츠 추가 속도가 느려져 빠르게 앞당긴 탓인지 모르겠지만, 이후 등장한 '오즈마 레이드'에선 구조적으론 합격, 퀄리티에선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평을 받은 부분 중엔 '난이도 세분화'가 있다. 이전 콘텐츠인 '검은 연옥'처럼 난이도마다 보상 차이가 크지 않고 1단계는 경매 보상, 2단계는 계정 귀속, 3단계는 오라 보상까지 확실하게 세분화되어 고난이도를 크게 강요하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2단계를 진행했던 검은 연옥과는 다르게 상위 단계를 갈수록 높은 경매금을 노리거나 아이템을 많이 가져올 수 있어 고단계의 도전 이유를 확실하게 만들어 놓았다.

또한, 2~3단계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이전까지 에픽 장비를 모아 스펙 상승한 이후 즐길 거리가 없었던 없던 문제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부정적인 평가는 역시 새롭게 도입된 '이성 수치'가 한몫했다. 오즈마 레이드는 기존 던전앤파이터의 핵심 플레이인 단조로운 DPS 의존 플레이를 지양하고 횡스크롤 액션의 핵심인 패턴 회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이성 수치를 도입했다.

즉, 캐릭터가 기믹을 실패하거나 맞게 되면 이성 수치가 쌓이고 이성 수치가 최대치로 올라갈 경우 내면 던전으로 격리되는 구조였다.

유저들도 이성 수치 자체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성 수치가 쌓여 내면의 세계로 옮겨지면 던전 진행에 대한 몰입감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 문제였다.

만약 내면의 세계가 단순히 카운터를 쳐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새로운 스토리와 기믹이 담겨있고 그것을 처리하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그리고 밖으로 무사히 나왔을 경우 외부 전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면 조금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은 부분이었다.

기사에서는 주요 내용만 간단하게 다뤘을 뿐 안톤, 루크, 핀드워, 프레이-이시스, 시로코, 오즈마 각각 하나만으로 끝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 던전앤파이터 레이드는 심오한 진화 과정을 거쳐왔다.

이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시행착오로 실망감을 준 부분이 있었어도 그 진화가 결코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진 않았다는 것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이제 새로운 레이드 던전을 공개할 시기가 다가왔다. 많은 유저들이 오즈마 레이드 막바지에 복선처럼 남겨둔 '미카엘라'를 다음 레이드 보스로 예상하는 상황.

이번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 'THE NEXT THING'에서 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거로 예상되는데, 윤명진 디렉터가 다시금 지휘봉을 잡으면서 유저들의 기대감이 증폭된 던전앤파이터가 다음 레이드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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