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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스토리는 이제 그만’ MMO에 부는 새 바람레이드, 무공, 하늘 등 여러 방면으로 ‘차별점’을 두는 MMORPG
정진성 기자 | 승인 2019.06.07 09:00

[게임플] MMORPG가 태동하던 시기에는 ‘마왕’, 즉 ‘악의 세력’ 또한 주축을 이뤘다. 인간은 엘프, 드워프 등의 종족들과 힘을 합쳐 이들을 막아내야 했고, 게임 속 유저는 이 마왕을 직접 격퇴하거나, 격퇴 이후의 혼란기를 게임으로 접하고는 했다.

하지만 이제 ‘악의 세력’, ‘마왕’, ‘천족과 악마’ 등의 설정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거르는 ‘척도’가 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뻔한 클리셰이자 스토리이기 때문에 웬만한 연출이 아니고서야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현실이 아닌 세계를 모험한다’라는 주제를 가진 MMORPG이지만, 너무나 뻔한 판타지 세계는 현실만 못한 것이다. 외람된 말이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현실이 더 다이나믹하다고 느낄 정도다.

그렇기에 우후죽순 생겨났던 여러 PC MMORPG들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모바일 시장으로 그 중심이 옮겨간 것도 있겠지만, 이제는 웬만한 ‘차별점’ 없이는 게이머들 앞에 선보이지도 못하는 시장이 됐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MMORPG는 2000년대 후반 들어 하나씩의 ‘차별점’. 즉 ‘특색’을 가지고 등장하기 시작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는 그 방대한 세계관과 함께 ‘공대 레이드’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유저들에게 각인 시켰다.

여러 역할 분담으로 하나의 목표물을 사냥하고 공략하는 재미는 유저들로 하여금 제대로된 MMORPG, 그리고 ‘마왕을 쓰러뜨리는 용사’의 역할을 경험하게끔 만들었다.

이러한 바통을 받아 엔씨소프트에서는 2008년 아이온을 시장에 내놓았으며, 뒤이은 2012년에는 블레이드앤소울을 개발, 출시했다.

블레이드앤소울에도 ‘마왕’은 등장한다. 주인공의 문파를 멸문시킨 진서연과 더불어 마황이 등장하는 것인데, 엔씨소프트는 여기서 한국식 무협 판타지, 혹은 동양 판타지라는 요소를 넣어 차별화를 꾀했다.

이런 차별화의 중심이 된 것이 바로 무공 시스템. 스킬의 연계에 따라 무협지의 무공과 같이 방어, 회피, 은신 등을 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이동 시 사용되는 ‘경공술’은 이동의 재미까지 ‘무협화’하는 것에 성공했다.

검은 사막

차별점이 있어야 MMORPG의 세계관이 게이머들에게 어필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 보면 이러한 시기는 벌써 온 지 수 년이 흐른 것이지만,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게임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에, 이러한 ‘차별화’된 게임들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에서 ‘선과 악’이라는 것의 판단을 게이머들에게 넘겼다. 거대한 스토리의 흐름 속에서 게이머는 늘 붙어 다니는 ‘흑정령’과 함께 퀘스트를 진행하며 스스로가 스토리를 판단하게 된다.

여러 인물들의 대립들 사이에서 게이머는 어느 한쪽을 선택하게 되고, 그에 따라 자신의 게임 내 세계관이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검은사막도 초반에는 그래픽과 액션으로 승부했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일종의 분기점을 제시해 게이머들이 게임 내 세계관 속에 더 빠져들게 만들었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가 출시한 로스트아크는 핵앤슬래쉬, 그리고 항해 콘텐츠, 방대한 시네마틱 연출로 차별화를 꾀했다. 스토리 자체는 다소 뻔하다. 7개의 아크를 모아 악마를 막는다는 세계관인데, 이를 앞서 언급한 방대한 시네마틱 연출로 커버했다.

다소 뻔한 스토리를 연출로서 채워낸 것이다. 여기에 기존 서양 판타지 세계관이 아닌 스팀 펑크, 동양 판타지도 함께 차용한 것도 차별화에 한 몫을 했다.

최근 CBT 모집을 시작한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의 에어는 캐릭터를 공중으로 보냈다. 땅을 벗어나 공중에서의 전투, 그리고 콘텐츠를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에어에는 비행 탈 것, 그리고 비행선이 주력 콘텐츠로 등장한다. 게이머는 직접 탈 것을 구하고, 비행선을 제작하며 하층부터 상층까지 나뉜 하늘에서 퀘스트와 전투, 그리고 이동까지 모두를 경험하게 된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발진은 “사실 하늘을 왜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몇 번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땅이 아닌 하늘까지 게이머들의 영역이 되다 보니, 그 개발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개발진은 끝내 하늘을 구현하는 것에 성공했다. 실시간으로 구름이 생성되는 하늘, 움직이는 별 등 비주얼적 특색을 살리려 노력한 것이다. 새로운 대륙들로 기존의 지상 콘텐츠에서도 손을 놓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에어는 지상과 하늘의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형태로 개발됐다. 아직까지는 미디어 대상 시연만이 진행됐기에, 1차 CBT 이후의 변한 모습을 간접적으로 밖에는 체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동안 유저들이 보지 못했던 MMORPG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 드라마 심지어 예능도 이제는 특별함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됐다. MMORPG도 마찬가지. 종합 예술이라고 불리는 게임에서도, 거대함에서 끝을 달리는 MMORPG이기에 그러한 요소는 더욱 중요하다.

‘마왕’을 처단하는 ‘뻔한’ 모험가는 이제 식상하다. 어떻게든 차별점을 가지고 유저들에게 하나의 세계관을 경험시켜주는 MMORPG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진성 기자  js4210@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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