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오늘(8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더 라움에서 진행된 엔씨소프트의 신작 발표회 '디렉터스 컷'에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김택진 대표가 자리했다.

자사의 주요 IP와 관계된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 공개되는 자리이기에 김택진 대표가 등장한 것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김택진 대표는 과거 리니지 이터널, 리니지M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에서 직접 자사의 라인업을 소개하고는 했다.

그럼에도 오늘 김택진 대표의 등장이 인상적이었던 점은 CEO 자격이 아닌 CCO(Chief Creative Officer /  최고개발책임자) 자격으로 단상에 올랐다는 점 때문이다.

단상에 올라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한 김택진 CCO는 자사에서 준비 중인 라인업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CCO 직책을 새롭게 달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5종의 신작을 공개할 때마다 개발자 입장에서 각 게임이 처음 만들어진 당시 어떤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개발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처음 뛰어들면서 몇 가지 결심을 했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양산형 게임은 만들지 말자는 것이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한 김택진 CCO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엔씨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리니지M을 즐기는 이들이 '이게 리니지지'라는 말을 할 때 감사와 감동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뒤를 이어 "PC 온라인 시장에서 아쉬웠던 것, 하고 싶었던 것을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기회에서 완성해보자"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오늘 공개된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2, 브레이드&소울M, 블레이드&소울S은 김택진 대표의 이러한 다짐이 녹아든 게임이다. 그 다짐은 전에 못했던 것을 모바일 플랫폼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게임에는 'M'을 붙이고, 과감한 도전을 하는 게임에는 '2'를 붙이는 식으로 드러난다.

특히, 리니지2M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뒷 이야기에서 이러한 김택진 CCO의 태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성구 리니지 유닛장은 리니지2M을 개발하면서 유저들의 게임 몰입을 방해하는 게임 내 로딩과 채널 구분을 아예 없애지 못 하면 프로젝트 자체를 취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개발했다고 이야기했다.

김택진 CCO와 늘 '유저 플레이에 제약을 주고 즐거움을 단절하는 것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한다는 이성구 유닛장의 이야기는 김택진 CCO가 단상에서 한 이야기가 실제 사례에 기반한 것임을 알게 한다.

이번에 엔씨가 공개한 5종의 게임은 모두 PC 온라인게임을 모바일로 단순히 이식한 것이 아니라, PC 온라인게임 원작에서 구현하지 못 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리니지2M은 심리스월드를 내세우고 있고,  아이온2는 정해진 길로만 활강할 수 있던 원작과 달리 바람길을 유저가 직접 만들어가며 공중을 누빌 수 있도록 한다. 블레이드&소울 유니버스에 포함되는 3종의 게임들 역시 'MMO로서 미완성작'이라 자평한 원작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완성시킨 게임들이다.

김택진 대표는 CEO 이전에 개발자로 게임업계 이력을 시작한 바 있다. 그런 김택진 대표가 CEO 직함이 아닌 CCO 직함을 내걸고 2019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그저 김택진 대표 개인의 사례를 넘어 엔씨라는 조직이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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