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 AI가 정상급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 이하 AI) 연구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뜨거운 화두다. 그리고 엔씨소프트는 이 화두의 가장 선봉에 서서 AI를 연구하고 가능성을 현실로 이어오기 위해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오늘(15일)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2018 월드챔피언십에서 깜짝 이벤트로 진행된 블라인드 매치는 엔씨소프트가 AI에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를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이번 블라인드 매치는 엔씨소프트 R&D 센터가 개발한 비무 AI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직접 대결을 펼치는 형태로 진행됐다. AI와 일반 유저의 대결 소식은 해외에서 종종 들려오고는 했으나, MMORPG의 PvP 모드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와의 대결 소식은 전해진 바 없었다.
 
결과는 엔씨소프트의 비무 AI가 선수들을 상대로 2:1 패배를 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AI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재준 AI 센터장의 발언은 조금은 뜻밖이었다. 패배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세 번째로 출전한 공격형 AI의 경우 한번도 사람에게 진 적이 없었던 만큼 전체 스코어 2:1로 이길 줄 알았다"는 그의 이야기는 엔씨소프트의 AI 기술이 상상 이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해있다는 짐작을 할 수 있게 했다.
 
블레이드앤소울 e스포츠 무대에서 '엔씨소프트 AI 기술의 현재'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사실 엔씨소프트의 AI 기술은 게임에만 국한되어 개발 중인 것이 아니다.
 
지난 3월 진행된 AI 미디어데이에서 엔씨소프트는 게임, 언어, 음성, 비전, 지식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AI를 연구 중이라 밝히고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몇 가지 상세 사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비무 AI는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AI 기술 중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얼마나 다채로운 분야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느냐만큼 놀라운 것은 기술의 발전 속도에 있다. 비무 AI는 3년 6개월간 개발된 기술로 올해 4월에 처음으로 AI가 사람을 대상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엔씨소프트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고는 하지만 AI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도 경쟁력을 보이는 성과를 거두는 데 불과 5개월이 걸렸다는 것은 무척 인상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이는 엔씨가 개발 중인 다른 분야. 언어, 음성, 비전, 지식 등에 관한 AI 역시 비무 AI 못지 않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AI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이후 AI를 게임 콘텐츠에 담아내거나, AI를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은 게임업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가 오늘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2018 월드챔피언십에서 보여준 비무 AI의 모습을 보면 이런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엔씨소프트가 다음에 보여줄 AI는 어떤 형태로 어떤 분야에 적용된 것일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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