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준우승, 2017년 우승을 기록했던 젠지

[게임플] ‘2018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오늘(1일) 시작됐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플레이-인 스테이지에는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팀들과, 북미-중국-유럽의 3시드 팀들이 참여해 오늘부터 4일, 그리고 6일과 7일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LoL 파크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한국 팀인 KT롤스터, 아프리카 프릭스, 젠지는 지난 국제 대회 성적을 토대로 세 팀 모두 10일부터 시작되는 그룹스테이지에 직행하게 됐다.

이 중 젠지는 3년 연속 롤드컵 진출을 이룬 데다가, 2016년 준우승, 2017년 우승을 기록한 ‘디펜딩 챔피언’인 만큼, 팬들이 지켜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젠지는 과연 이번 롤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젠지의 2018 LCK 서머 시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치열했던 정규 시즌이었기에 13승을 했음에도 세트 득실로 인해 4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1위에서 4위까지의 승수는 모두 13승이었기에, 젠지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어진 와일드카드전에서는 아프리카 프릭스를 만나 정규 시즌 4위라는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떨어진 경기력을 보였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뒤 폼이 급격하게 떨어졌던 ‘룰러’ 박재혁이 가장 먼저 무너졌고, 뒤를 이어 ‘큐베’ 이성진, ‘플라이’ 송용준 등 다른 선수들까지도 줄줄이 쓰러졌다.

결국 2세트 내리 패배를 맛본 젠지는 상위권과 같은 성적이라는 기록이 빛이 바랠 정도로 떨어진 경기력을 보이며 롤드컵 선발전에서 SKT T1과 맞붙게 됐다.

하지만 정말로 젠지에게는 가을 DNA가 존재하는 듯 했다. 지금까지 선발전에서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던 젠지는(이번 선발전 당시 5승 0패) 이번 선발전에서도 SKT T1, 그리핀, 킹존드래곤X를 모두 꺾으며 ‘선발전의 제왕’ 타이틀을 다시 한번 목에 걸게 됐다.

특히 부활한 ‘크라운’ 이민호와 ‘하루’ 강민승이 큰 활약을 보였으며, ‘큐베’ 이성진도 와일드카드전에서 ‘기인’ 김기인에게 힘없이 밀리던 모습을 떨쳐낸 듯 했다. ‘룰러’ 박재혁도 선발전에서만 6.57의 KDA(평균 4.51)를 기록햇으며, 킬관여율 68%, 데스 비중은 14%를 기록해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다만 이번 롤드컵에 시즌 내도록 좋은 성적을 보였던 ‘플라이’ 송용준은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인 로스터가 확정된 상황에서 최근 좋은 성적을 보인 ‘크라운’ 이민호가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더욱 높긴 했으나, 팀을 시즌 동안 이끌어왔던 ‘플라이’ 송용준의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젠지 입장에서는 ‘엠비션’ 강찬용 혹은 ‘하루’ 강민승을 빼고 ‘투 미드’ 전략으로 갈 수도 있었겠지만, 최근 메타에서 정글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좀더 파괴력 있는 ‘투 정글’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짐작된다.

‘크라운’ 이민호는 반대로 선발전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당시 소위 ‘OP 챔피언’이라 불리던 아칼리를 상대로 리산드라를 굉장히 잘 활용했으며, 심지어는 아칼리가 아닌 챔피언에게도 리산드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루’ 강민승도 마찬가지로 이제는 능숙한 정글 동선 파악이 곁들어져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날카로움에 진중함까지 더했다.

젠지는 이번 롤드컵 그룹스테이지에서도 로얄네버기브업(RNG)와 같은 조에 배정받게 됐다. 롤드컵 조별리그 상대 전적은 2:2지만, 직전에 있었던 2017 롤드컵에서 2:0으로 패배했다는 점과 올해 RNG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아시안게임에 RNG 선수 네 명이 국가 대표로 참여하면서, 이제는 ‘우지’ 지안즈하오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했지만, 여전히 가장 우선시 되는 경계 대상은 ‘우지’ 지안즈하오이다.

때문에 선발전에서 활약한 ‘룰러’ 박재혁이 이른바 아시안게임 ‘리벤지’를 치러야하는 것인데, ‘룰러’ 박재혁은 정통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선호하는 만큼 미드-정글의 다른 선수들이 다소 공격적이고 싸움을 잘하는 챔피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은 ‘우지’ 지안즈하오에게 킬을 몰아주는 전략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킬을 준만큼 마치 방벽을 세운 듯 둘 이상의 탱커 챔피언이 ‘우지’ 지안즈하오를 효율적으로 방어했고, 한국 국가대표팀은 이 방벽을 뚫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의 중국 팀이 RNG 선수가 대부분이었던 만큼, 이번 롤드컵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젠지는 맞불 작전으로 ‘룰러’ 박재혁을 보호하는 전략을 효율적으로 짜거나, RNG의 방벽을 뚫을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과연 디펜딩 챔피언 젠지는 이번 롤드컵에서 어떤 성적표를 기록하게 될까? 10월 한 달간 진행되는 롤드컵에서의 젠지를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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