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1R과 2R에서 승리를 주고 받은 두 팀

[게임플] 어제(12일) 진행된 ‘2018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한국대표 선발전 1R에서 젠지가 SKT T1을 꺾고 2R에 진출했다. 젠지는 내일(14일) 진행되는 2R에서 서머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그리핀과 맞붙을 예정이다.

그리핀과 젠지의 정규 시즌 전적은 백중지세이다. 1R에서는 그리핀이 2:1로, 2R에서는 젠지가 2:0으로 승리했다. 최근 경기로 따지자면 젠지가 우세한 것이 맞지만 이후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에서 그리핀이 보여준 경기력, 그리고 어제 선발전에서 젠지가 보인 경기력을 비교해보면 크게 우세하다고 볼 수는 없다.

현재 젠지에게 시급한 부분은 ‘룰러’ 박재혁의 경기력 회복이다. 정규 시즌 당시에는 외골수처럼 원거리 딜러만 고집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룰러’ 박재혁이지만,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물론 국제 대회, 국가대표라는 압박감이 작용했겠지만, 어제 치러진 선발전에서도 정규 시즌과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코어장전’ 조용인은 여전히 단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로 ‘룰러’ 박재혁이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젠지에게는 관건이 될 것이다.

탑의 경우는 어느 누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비록 패배했지만 결승전에서 ‘소드’ 최성원이 ‘스멥’ 송경호를 상대로 보여준 플레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심지어 탑 라이너 중 호전적인 것으로 유명한 ‘스멥’ 송경호를 상대로 솔로 킬을 따내기도 했다.

‘스코어’ 고동빈의 노련한 개입으로 힘든 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1:1이 주를 이루는 탑 라이너의 특성상 ‘소드’ 최성원의 강함은 무시 못할 정도다.

와일드카드전의 패배로 인해 다소 위축되어 있으리라 생각됐던 ‘큐베’ 이성진은 어제 선발전을 계기로 완전히 부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지막 세트에서 초반 라인전 우세를 변수 없이 그대로 끌고 가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으며, 선발전 내내 ‘역시 큐베’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정글은 ‘타잔’ 이승용이 확실히 우세한 것으로 보여진다. ‘타잔’ 이승용의 경우 시즌 동안 ‘스코어’ 고동빈을 포함해 노련한 정글러들에게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그 노련함을 담당하고 있는 ‘엠비션’ 강찬용이 어제 있었던 선발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이다.

‘하루’ 강민승이 4세트부터 투입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의 플레이는 노련함이라기 보다는 패기 있는 날카로움이었다.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타잔’ 이승용이 우세를 점할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기 전까지 너도나도 서머 시즌 최고의 정글러로 ‘타잔’ 이승용을 꼽기도 했다.

미드는 선발전에서 부활한 ‘크라운’ 이민호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2R에서는 ‘플라이’ 송용준이 출전해 승리를 따내긴 했으나, 선발전 1R에서 보여준 모습은 ‘초비’ 정지훈에 비해 다소 부족해보였다.

선발전 2R에 출전한 젠지(출처: 젠지 공식 페이스북)

그에 반해 어제 ‘크라운’ 이민호가 ‘페이커’ 이상혁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전성기 때의 ‘크라운’ 이민호를 떠올리게 했다. 특히 4세트에서는 라이즈 활용의 극한을 보여주었으며, 마지막 세트에서는 리산드라로 아칼리를 선택한 SKT T1의 노림수를 제대로 파훼해냈다.

때문에 ‘크라운’ 이민호의 부활이 중요한 포인트를 차지한다. ‘초비’ 정지훈의 경우 정규 시즌 내도록 보여준 플레이, 그리고 결승전에서도 신인 답지 않게 자신만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줬었다. 만약 ‘크라운’ 이민호가 제대로 부활했다면, 그래도 신인인 ‘초비’ 정지훈에게는 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는 그리핀이 우세인 가운데 젠지가 얼마나 회복된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풀세트 접전까지 끌고 갔을 경우에는 젠지가 더 우세하다고 말하고 싶다. 서머 결승전에서 ‘리헨즈’ 손시우를 포함한 그리핀 선수들 대다수가 5세트로 들어서자 KT롤스터에게 휘둘리다가 당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신인이기에 가지는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가깝게 보면 어제 있었던 선발전에서 신인인 ‘에포트’ 이상호도 5세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붕 떠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핀은 다시 한번 ‘로열로더’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젠지가 최종전까지 올라가 다시금 롤드컵의 꿈을 꿀까? 14일에 있을 두 팀의 경기를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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