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e스포츠 문화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암표 근절

[게임플] 리그오브레전드의 전세계 최강 e스포츠 팀을 가리는 대회.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지난 10월 1일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각 지역에서 올 한해 성과를 거둔 총 24개팀이 올라 우승을 두고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번 롤드컵은 4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 소속팀이 리프트 라이벌즈,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 등 올해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적이 없기에 과연 롤드컵에서 한국이 유종의 미를 거두며 'LCK 최강설'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 리그의 국제대회 결승전이 4년만에 한국에서 열린다는 점만 보더라도 이번 대회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팬들의 관심에 잡음이 섞이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나 각종 공연 문화의 암적인 존재로 늘 지적받는 암표 문제가 롤드컵 무대에서도 극성을 부릴 조짐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개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대표적인 공간인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는 롤드컵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이 잔뜩 올라와있다. 롤드컵이라는 검색어를 입력만 해도 수 분 단위로 올라온 롤드컵 경기 좌석을 판매한다는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암표는 대부분 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정확한 암표 가격을 기사에 명시하는 것은 자칫 판매 시세를 알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정가의 50~100% 가량의 가격을 덧붙여서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도라는 표현을 쓰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표현만 '양도'일 뿐 실제로는 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이 대부분이기에 '판매'가 목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암표가 문제되는 것은 부당이득을 취하기 위한 이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점이다. 경제논리를 운운하며 암표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암표는 재화가 거래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익이 생산자와 공급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거래방식이 아니다. 여기에 쓸데없이 가격만 높아지는 상황을 맞이하는 다수의 피해자를 만드는 엄연한 범법행위다.

문제는 이런 암표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암표의 매매를 막거나, 암표 구매자가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을 막는 것도 모두 어려운 일이다. 특히 수천, 수만명의 관중이 몰리는 결승전 무대에서 이런 과정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암표 판매자들을 소속사와 공연 기획사에서 색출해서 경찰에 고발하고, 구매자들은 해당 공연 입장을 금지하는 사례가 콘서트 시장에서 늘어나고있다. 실제로 이런 흐름에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암표 판매를 막기 위해 경찰이 '암표 방지 공익신고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암표상을 신고한 이들에게 암표상이 갖고 있는 자리를 양도하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이다.

이는 암표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주최 측이 노력을 기울인다면 점차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롤드컵 시즌을 맞아 암표 문제가 점점 부각되는 상황에서 라이엇게임즈는 현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했다. 롤드컵의 주최 측 역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라이엇게임즈가 어떤 방식으로 롤드컵을 위시한 e스포츠의 암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경찰이 프로야구에서 했던 것처럼 신고제를 도입하고 신고자에게 포상을 지급할 수도 있고, 입장권을 종이 티켓이 아닌 QR코드 형태의 모바일 티켓으로 전환하고, 본인 인증된 스마트폰으로 발송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암표 문제는 분명히 건전한 e스포츠 문화 정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과연 이번 롤드컵이 공연, 스포츠계의 오랜 골칫거리인 암표 문화를 개선하는 선례를 남기게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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