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MMORPG가 주를 이루던 모바일게임 시장의 변화

[게임플]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올라감에 따라 모바일게임 그래픽 또한 나날이 높아져만 갔다. 때문에 대세를 이루는 모바일게임들 대다수가 풀 3D 혹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으며, 유저들 또한 그런 게임들을 더 ‘잘 만든’ 게임이라 생각하며 플레이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게임 업계에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2D 게임들이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마일게이트는 올 여름 2D 그래픽을 기반으로한 모바일게임 에픽세븐을 출시할 계획이다. 에픽세븐은 최고 수준의 2D 그래픽을 특징으로 앞세운 모바일 턴제 RPG로 공개 당시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연출과 이를 극대화하는 캐릭터의 움직임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자체 개발한 ‘유나 엔진’을 활용해 게임 내 로딩이 거의 없이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특징이다. 개발사는 육성에 치우치지 않고 하나의 세계를 탐험하는 RPG 특유의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미궁을 탐험하는 재미를 강조한 ‘탐험’ 콘텐츠는 이러한 콘셉트를 강조한 에픽세븐의 강점을 살려줄 조미료가 될 예정이다. 최근 에픽세븐은 사전예약 7일 만에 사전예약자 수 50만 명을 돌파해 추후 흥행을 예고했다.

상반기 출시한 요리차원으로 서브컬처, 그리고 2D 게임의 흥행가도를 따랐던 플레로게임즈는 신작 증발도시로 그 바통을 이어받을 계획이다.

증발도시는 가상의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한 모바일 액션 RPG로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과 콘트롤의 재미를 더한 액션이 특징인 게임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미스터리한 사건을 시작으로 도시 곳곳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해가는 특별한 힘을 지닌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플레로게임즈는 어제(7일) 타이틀명과 함께 티저 이미지를 함께 공개했다. 증발도시는 플레로게임즈의 자체 개발작이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D 열풍과 함께 90년대를 주름 잡았던 애니메이션 IP의 모바일게임화도 눈길을 끈다.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슬램덩크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슬램덩크: 관람고수의 출시 소식을 알렸다.

지난 7월 5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사전예약에 돌입한 슬램덩크: 관람고수는 최근 열린 차이나조이 2018 현장에서 최초로 게임 콘셉트와 플레이가 담긴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됐다.

게임은 유저 혼자 혹은 두 명의 유저가 대결하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다만 아직 공식 출시 일정이나 해외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현재는 중국, 홍콩, 대만, 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에서 출시 될 예정이라 알려졌다.

1993년 분당 최고 시청률 48.3%를 기록하며 국내에 피구 열풍을 불어왔던 피구왕 통키는 스노우파이브의 손에서 피구왕통키: 불꽃슛의 전설(이하 피구왕통키)라는 모바일 수집형 RPG로 재탄생했다.

애니메이션을 모바일게임으로 만든 만큼, 스토리 모드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와 실시간으로 보스급 몬스터를 토벌하는 레이드를 유저들이 즐길 수 있다. 현재 스노우파이브는 피구왕통키의 사전예약을 진행 중에 있다.

#3D로 채울 수 없는 2D의 고유 영역이 게임과 잘 맞아

이러한 2D 게임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는 지난 해부터 시작된 서브컬처 게임의 흥행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점차 애니메이션에 대한 유저들의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관심과 이목이 조금씩 쏠리고 있는 것이다.

2D에는 3D가 대체하지 못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3D 기술을 통해 2D와 같은 그래픽을 연출하는 쉘 쉐이딩 기법이 존재하지만, 그것만으로는 2D의 감성을 표현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게다가 위의 게임들이 가진 공통적인 키워드는 바로 '애니메이션', 특히 90년대의 '셀 애니메이션'이다. 이 재료를 가지고 일반적인 3D 그래픽의 게임을 만든다면 위화감이 들 수 밖에 없다. 과거 셀 애니메이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표현양식은 3D가 아닌 2D다. 

특히나 슬램덩크, 피구왕통키와 같이 90년대 당시 시청하던 이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그 영향이 더욱 크다. 원작 팬들의 경우 그 강렬했던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것이지, 그것을 재해석해 바꾸는 방향성은 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판도의 변화에는 기술적인 발전도 한 몫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D 그래픽의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작업량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인력, 물적 측면에서의 효율성이 낮았으며, 때문에 좀더 쉬운 방향인 3D 그래픽 개발이 주를 이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2D도 3D와 같이 다소 적은 작업량으로도 개발이 가능해졌다. 그렇기에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적은 투자로 2D 애니메이션 감성을 원하는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게임들이 줄을 이어 등장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3D만이 '높은 퀄리티의 게임'이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 2D 감성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지금, 과연 레드오션화된 2D 게임 시장에서 앞으로 등장하는 게임들이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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