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시작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 개발 행보

[게임플] 온라인게임의 영향력으로 인해 콘솔, 즉 비디오게임 시장이 약했던 한국이지만, 이제는 그런 말도 점차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

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발간한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비디오게임시장 규모는 2015년 1,661억 원에서 2016년 58.1% 오른 2,627억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2,711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2,763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록 게임 시장 비중에 있어서는 2%만을 차지하고 있다지만 점차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 관련된 자료에 의하면 성장률에 있어서는 온라인게임을 되려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시장 발전을 염두에 둬서일까? 최근 국내 게임사들도 콘솔, 비디오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넥슨은 오는 8월 7일 하이퍼 유니버스를 엑스박스원에 출시할 예정이며, 넷마블은 세븐나이츠를 닌텐도 스위치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테라를 비롯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이 콘솔 플랫폼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

‘3N’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도 콘솔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행보는 위에서 언급한 게임사들과는 사뭇 다르다. 바로 기존 게임의 이식이 아닌 기획 단계부터 콘솔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엔씨가 진행한다고 밝힌 프로젝트TL부터, 최근 채용 공고로 인해 드러난 아이온 프로젝트까지. 이들 모두가 차세대 콘솔, PC MMORPG를 지향하고 있다. 아직 게임은 윤곽이 드러나지도 않았고, 개발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시작이 ‘콘솔’이라는 점만으로도 이러한 프로젝트는 주목을 받고 있다. 이식이 아닌 기획 부터 콘솔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면 게임사와 유저 모두에게 이점이 생길 수 있다.

우선 게임을 콘솔, 비디오게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기존의 게임을 이식하는 경우, 아무리 최적화를 겸한다고 해도 조작의 불편함이나 콘솔 게임의 생태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에 존재하는 비즈니스모델(BM)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과금 정책, 인게임 내 구매 등은 콘솔 게임의 생태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식 과정에서 변화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변화하지 않은 채 그저 이식만 했다가 실패한 사례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기획단계부터 콘솔 게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면 이러한 시장 상황, 생태, 게이머의 성향 등을 다 따져보고 개발 방향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이점이 생긴다. 국내 게임사들이 가지고 있는 온라인, 모바일게임 개발 습관을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게임 자체의 개발 방향성에 있어서도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아직 게임에 대한 내용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온라인게임의 ‘막연한 파밍 구조’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콘솔에서 중시하는 시네마틱 영상과 스토리가 중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던전의 파훼와 클리어의 난이도가 중심이 되는 게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

가까운 곳에서 찾자면 애초부터 스팀 플랫폼을 겨냥해서 출시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기존 국내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엔씨가 진행 중인 게임들도 후에는 이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적화의 문제, 조작 인터페이스의 고려 등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좀더 게이머들을 고려해줄 수 있을 것이며, 최종적으로 이러한 엔씨의 행보는 유저들로 하여금 플랫폼을 고를 수 있게끔 한다는 장점이 생긴다.

비단 콘솔로만 개발되는 것이 아닌 PC로도 개발이 되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기기’를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여러 해외 게임들에서 나타나는 ‘PS4, 엑스박스원, PC 동시 출시’와 같은 개념이지만, 국내 게임사에서는 이러한 출시 방식이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

때문에 엔씨가 진행하고 있는 콘솔 전략은 ‘첫 시작’이라는 측면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소규모 개발사들의 진출로 모바일게임 시장의 붐이 시작됐듯이 콘솔, 비디오게임 시장도 이러한 전략으로 인해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언제나 ‘아픈 손가락’ 같았던 국내 콘솔, 비디오게임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게임사들의 행보가 이러한 비디오게임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은 자명하다. 과연 각 게임사들의 행보가, 특히 엔씨의 행보가 국내 콘솔, 비디오게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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