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게임과 상생하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

[게임플] 넥슨이 올해 초 출시한 야생의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는 여러 새로운 시도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장르부터 ‘생존 개척형 MMORPG’였으며, 그에 걸맞게 각종 사냥, 채집, 건설 등으로 공룡시대에서 살아가는 것이 게임의 주된 요소였다.

시작도 역시나 뜨거웠다. 서버 오픈 직후 유저들이 과도하게 몰려 서버 문제도 일어났으며, 이후에는 게임에 존재하는 ‘사유지’가 모자라질 정도가 되어 섬의 개수도 늘어났다. 넥슨의 ‘새로운 시도’는 잘 먹혀 들었고, 이어 다른 시도로 ‘게임’과 ‘예능’의 콜라보를 계획했다.

하지만 이후의 듀랑고는 침체기를 맞았다. 몰렸던 유저들 다수가 게임에서 떠나갔으며, 현재 듀랑고에 남아있는 유저는 ‘언젠간 다시 잘되겠지’라는 마음과 함께 충성하는 유저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침체기로 인해 이후 6월 시작한 듀랑고 예능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도 아쉬운 성적이다. 첫 방송 당시 ‘신선한 포맷’으로 이목을 끌었으나 이후 현재는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듀랑고와의 온타임 이벤트, 방송에서 나오는 듀랑고에 대한 언급 등 다방면으로 게임을 알리고 듀랑고라는 브랜드를 창출하려는 노력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예능이 이제 한 달이 됐음을 감안하면 아직 추후 결과에 대해 확답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아쉬운 건 사실이다. 넥슨과 제작진 측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는 반응이지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콜라보레이션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넥슨은 어제(16일) 듀랑고 코믹스를 출간할 예정이라 밝혔다. 듀랑고 코믹스는 서바이벌 학습 만화로, 다소 어린 연령층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발표 당시 “당장의 매출보다는 게임의 브랜드화, 장기 운영을 목표로 힘쓰겠다”라고 말한 만큼 듀랑고의 브랜드화에 힘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원소스 멀티유즈를 게임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원소스 멀티유즈에서 ‘원소스’에 해당하는 오리지널 IP에 대한 확실한 유지보수가 이어져야 함이다. 이런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본진은 놔두고 멀티만 관리하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자칫 ‘원소스’도 ‘멀티유즈’도 같이 하향세에 접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넥슨이 듀랑고에 시도하고 있는 ‘브랜드화’는 IP활용 시대에 어울리는 선택이다. 오리지널 IP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파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를 기반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좋은 시도다.

실제로 넥슨은 자사의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해 코믹스,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다양한 결과물을 도출했으며, 그 영향 또한 게임에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오리지널 IP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없다면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 하는 것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이는 자칫 ‘판을 벌려야 한다’는 강박으로 보일 우려도 있다.

듀랑고 IP의 게임과 그 파생 콘텐츠는 서로 공생관계에 있다. 때문에 이 둘이 모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에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닌 ‘상생’이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예능과 듀랑고의 콜라보를 그저 ‘워프 아이템’을 주는 온타임 이벤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송에서 괜찮았던 에피소드를 듀랑고에 이벤트 격으로 넣는 식이다. 게임 내에서 괜찮았던 에피소드를 예능에서 보여주는 반대의 경우도 가능할 것이다.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그 시도가 기존의 것과 잘 맞물려야 그 시너지는 발생한다. 실제로 어제 발표된 듀랑고 코믹스에 대해 유저들은 “게임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줘라”, “진짜 좋은 게임인데 왜” 등의 반응이 다수였다. 브랜드화를 위한 활용은 좋으나, 그만큼 게임과 함께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듀랑고의 원천은 ‘게임’이다. 듀랑고라는 브랜드가 잘되기 위해서는 기존 게임에도 신경을 쓰고 함께 가다듬어 나가야 한다. 이름 값만 가지고 실패하는 이들은 예부터 넘치도록 많았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