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조는 지난 롤드컵 때부터 있었다

[게임플]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리프트라이벌즈가 끝이 났다. 우승은 중국(LPL). 지난 해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는 지난 5월 있었던 ‘2018 LoL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이어 또 한번의 국제 대회 우승이기에 LPL에게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제는 “우리가 ‘챔피언’이다!”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LCK)은 ‘무소불위’의 입지를 지닌 리그였다. 월드챔피언쉽, MSI 모두 지난해까지 LCK의 것이었고, 그 어느 국가도 LCK가 최강의 리그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왕좌’는 위태롭다 못해 이제 LPL에게 넘어가게 됐다.

사실 이러한 징조는 지난 ‘2017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때부터 있었다. 지난 롤드컵 당시에는 이른바 ‘향로 메타’가 주를 이뤄, 원거리 딜러의 파워가 경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았다. 그렇기에 로얄네버기브업(RNG)의 간판 원거리 딜러 ‘우지’ 지안즈하오(이하 ‘우지’)가 크게 힘을 쓸 수 있었고, 예상대로 그 힘을 여실히 보여줬다.

RNG는 조별리그에서 삼성 갤럭시(현 젠지)를 손쉽게 꺾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후 4강에서 SKT T1에게 아쉽게 패배하긴 했으나, 3:2 풀 세트 접전이었고, 심지어 2:1까지는 RNG가 먼저 리드했다.

당시 SKT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폼이 지금과는 달리 좋았음을 생각해보면 당시 RNG의 경기력은 무시 못할 정도였다. 물론 ‘뱅’ 배준식의 경기력이 떨어져 있음도 한몫 하긴 했으나, 그래도 당시 SKT T1을 상대로 그 정도 경기력을 보였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돌아보면 우승을 거둔 삼성 갤럭시에게도 조별 리그에서는 퍼펙트로 승리했었다. 여담이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최근 월드컵 독일전에서 승리해 행복해했던 우리나라처럼 이른바 ‘행복회로’를 돌릴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그렇게 롤드컵이 끝나고, 다소 사기적이었던 향로 메타가 저물었다. 이어 봄의 국제 대회 MSI가 개최됐다. 이때 대다수의 LoL 팬들은 킹존드래곤X가 당연히 우승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킹존드래곤X는 단판제에서도 3위를 기록했으며, 결승전에서는 다소 허무하게 3:1로 RNG에게 대패했다. 이때 RNG와 함께 떠오른, 어쩌면 더 떠오른 팀은 대만의 플래시울브즈(FW)였다.

이때 문제점으로 떠오른 것은 더 이상 LCK만이 짜임새 있는 운영과 스노우볼 굴리기, 스플릿 운영 등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점이었다. 이제는 다른 리그들도 그러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한국의 감독과 코치진이 해외로 스카우트 된 영향이겠으나, 그렇다고 “한국인 감독이 가서 승리한 것이니 LCK의 승리나 다름 없어”라고 합리화 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최근 패치로 시작된 ‘브루저의 시대’는 해외 리그가 먼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8.11 패치 이후 급격하게 쇄락한 원거리 딜러 포지션을 중국과 대만 등의 리그에서는 빠르게 캐치해냈고, 그 영향은 지난 6월 진행된 ‘자카르다-팔렘방 아시안게임’ 동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부터 나타났다.

물론 당시에는 덜 가다듬어 져서인지 1위를 사이에 둔 ‘타이 브레이크전’에서는 한국이 승리해 1위를 차지했으나, 중국과 대만이 보여준 ‘브루저 메타’는 현재 전세계 리그 메타의 토대가 됐다.

이어진 리프트라이벌즈. 당초 반응은 “역시 아직은 LCK지”가 많았다. 킹존드래곤X가 MSI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그 팀의 역량이지, LCK 전체의 역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룹스테이지부터 그 예상은 깨졌다.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던 아프리카 프릭스가 첫 경기부터 1패를 기록했고, SKT T1도 1패를 기록했다. 킹존드래곤X가 2패를 기록한 것은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물론 KT 롤스터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이번 리프트라이벌즈에서 전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승은 중국 리그인 LPL이 차지했고, LCK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모두가 RNG를 대비하며, 특히 ‘우지’를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틀렸다. RNG만 잘하는 것이 아닌 에드워드게이밍, 인빅터스 게이밍, 로그 워리어스 모두가 잘했으며, ‘우지’만 잘하는 것이 아닌 전체의 경기력이 월등했다.

이제 LCK와 타국 리그의 격차는 좁혀지다 못해 대등해졌다. 지난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이 국내 팀의 상향 평준화였다면, 이제는 국제 리그 모두가 상향 평준화 됐다. 어느 리그도 모자란 리그가 없다.

올해 남은 국제 대회는 아시안게임과 롤드컵, 그리고 올스타전이다. 이제 LCK는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다. 자국 리그가 최강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임해야만, 다시금 ‘왕좌’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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