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사용자를 처리하는 것이 능사인지 고민해봐야..이미지 개선이 아니라 무능 보인 것

펍지가 최근 배틀그라운드 핵 사용자 183만 명을 퇴출 시켰다. 여러 번 경고해온 것처럼 과감하게 도려낸 것이다. 일부는 환호하고 있고 좋게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유저들도 상당 수 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루홀의 배틀 그라운드는 작년 가장 주목 받고 있던 게임이었다. 배틀로얄 창시자가 보여준 뛰어난 게임성은 대한민국게임대상의 대상 수상을 비롯해 3천만장을 넘긴 판매량 등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100점 만점 기준 86점이라는 높은 평균 점수도 기록, 우리나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플레이언노운 배틀그라운드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이런 찬란했던 영광과는 거리가 멀다. 서비스 기간 사이에 사막맵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았고 핵, 해킹 문제가 대량으로 발생, 핵으로 안되는 것이 없는 게임이라는 악평도 듣고 있다. 한 게임에 절반이 핵 사용자라는 볼멘 소리까지 나올 지경이다.

전 세계 프로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부정적인 결과만 내놓고 있다. 골프 중계처럼 야심차게 발전 시키겠다는 야망에 비해 옵저버 기능은 부실했고 사회자, 해설만 떠들다 애매하게 끝나는 묘한 결과만 계속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e스포츠 시청률은 초라하다. 국내에서 벌어진 e스포츠 경기의 시청자 수는 약 3만 명 수준. 트위치 포트 나이트 시청자 대박 사건에 비하면 1명 유명 스트리머의 성적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낸 것이다. 이로 인해 스폰서는 줄고 상금도 대폭 줄었다. 결과적으로 상당 수의 배틀그라운드 프로 팀이 포기하고 다른 게임 리그로 돌아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펍지가 선택한 핵 사용자 183만 명 퇴출이라는 건 어떻게 봐야할까. 하락세를 타고 동시접속자 및 구매율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결정은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을까. 많은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포트나이트와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핵 사용 근절을 했냐는 것. 유저들의 신고 등으로는 모든 핵 사용자를 근절하는 건 불가능하다. 누군가는 피해를 입고 그냥 게임을 포기하기도 하고 신고 절차나 이런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기 일수다.

테스트 서버에서 신고 기능 간소화 등의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언급됐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 핵 사용 자체를 최대한 클라이언트, 서버 측면에서 막아야 하는 것이다. 많은 관계자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형태처럼 되어가고 있다며 지금의 핵 대응 방안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입한 ‘배틀아이’도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경우 서비스 초반 핵 문제로 많은 논란이 됐지만 패치에서 배틀아이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사용 자체 시 빠르게 벤 조치가 이루어지는 여러 운영 대응 등이 추가돼 지금은 매우 쾌적한 플레이를 자랑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배틀그라운드는 정식 서비스 이후 줄곧 핵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불법 사용자에 대한 처리 공지 등이 꾸준히 올라오지만 이는 별 다른 체감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나날히 발전하는 핵 종류로 영화 ‘스타워즈’를 방불케 하는 황당한 장면이 화면을 채우고 있는 상태다.

킬 캠 등의 기능이 더해져 자신을 죽인 유저가 핵을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 역시 ‘부수적인’ 기능이다. 근본적인 기능이 핵이 작동되지 않도록 클라이언트 자체의 보안 이슈를 강화해야 한다.

배틀그라운드 관련 핵 영상과 정보, 내용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다.

보안 전문가들 역시 지적하는 것은 클라이언트가 가진 허술한 보안이다. 서버 중심이 아닌 클라이언트 중심의 설계부터 파일 변조나 리쉐이드 변경 등도 손쉽게 된다는 것. PC 기반의 오프라인 게임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 되지만 대규모 유저가 존재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이런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문제가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핵이 단순히 클라이언트 수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바 단위의 코드 조작이 이루어지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 오버워치의 경우 배틀그라운드의 허무맹랑한 핵 사용 시에는 서버에서 곧바로 발견하고 즉시 차단 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는 펍지와 블루홀의 개발 능력이 지금의 현상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부 또는 다양한 곳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해외 유명 퍼블리셔와 공조를 강화하고 보안 이슈를 막을 방법에 대해 강구해야 했다.

하지만 펍지와 블루홀은 이런 결정 대신 내부 인력들의 인센티브 제공에 힘을 썼다. 핵 사용자들을 퇴출 시켜도 블루홀과 펍지는 계속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벌지만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일 정도다.

고생한 직원들에게 혜택이 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서비스 상황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올해 2월 도입한 새로운 안티치트 프로그램은 무의미한 결과를 냈다. 이로 인해 최적화 이슈만 발생하고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핵 프로그램들이 매일 등장하고 있다. 가장 궁금한 점은 이런 상황이 계속 되고 있지만 블루홀과 펍지가 올바르게 대응하고 있는지 여부다.

핵이 창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핵 개발자들의 수익이 되기 때문이다. 유명한 게임만큼 유저들의 핵 사용 욕구도 크다. 처음에는 그래도 직접 하겠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핵 사용자에게 당하면 이를 되갚아주고 싶다는 생각부터 나도 저렇게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상당수 개발자들은 자체적으로 제작한 핵 프로그램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매우 저렴한 가격대로 수백 종이 판매 되고 있기 때문에 ‘나도 한 번..’이라는 쉬운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이 모든 원인은 소비자가 아닌 핵을 막지 못하는 개발사에 있다.

즉 168만 명의 핵 사용자 퇴출은 게임 내부가 깨끗해진다는 시그널이 아닌 그 만큼 많은 사용자가 여전히 핵은 아주 쉽게 쓰고 있다는 부정적 시그널로 봐야 한다. 많은 대비를 하고 있다는 펍지의 개발자의 작년 연말 인터뷰가 무색해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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