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많은 국가에게 휴전 국가 인식, 유행 민감하고 경쟁 위해 노력하는 아이돌 같은 모습도..

LIFE 지에 실린 한국전쟁 당시 모습 (사진출처: 美 라이프지)

[게임플 차정석 기자] 한반도는 잔인한 전쟁의 폭풍 속에 있었던 나라다. 지리적으로 세계열강의 가운데 놓여있어 전쟁에서 언제나 큰 피해를 입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자원은 고갈됐고, 국민들은 피죽과 풀뿌리로 연명하며 살았다. 엎친 데 덮쳐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겪으며 남북전쟁까지 발발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많이 죽어나갔고 국토는 초토화됐다. 

G20 2010

그러한 절망과 좌절을 겪으며 국민들은 스스로가 강해졌다. '우리는 무지해서 당했다. 따라서 배워야 산다' 라는 공식은 오늘날까지 이르러 '전세계에서 학구열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그러면서 산업, 의학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며 오늘날의 한국이 됐다. 빠른 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사회적 문제도 많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임과 영화에서 보이는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지만 외국에서 그리는 게임과 영화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우리나라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왜곡되거나 일방적으로 편향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2016년에 살지만 아직도 빈곤과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거나 일촉즉발의 전쟁상태이거나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는 민족이라는 뉘앙스가 곳곳에 내재돼 있다. 특히 해외 영화에 등장하는 한국, 한국인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해외 영화가 보는 한국의 시각

한국은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지만 서방 주요국들의 눈엔 아직도 전쟁과 기아에서 허덕이는 나라로 보여졌던 것 같다. 그게 아니어도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월드워Z에서 나오는 주한미군 기지 평택은 암흑과 내부 건물이 전부로, 좀비의 발생국이라는 설정. 앞서 나온 아웃브레이크 역시 바이러스의 온상지가 한국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2009년에 개봉과 함께 시체스 국제 영화제에서 4개 부문 수상을 한 '더 문'은 극악적 근무환경인 우주선에 복제인간을 주기적으로 갈아치우는 부도덕한 한국 회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논문 조작으로 국제적 이슈와 망신을 당했던 흑역사가 있었다. 

이러한 콘텐츠가 반복되면 외국인 관객에게 한국은 음침하고 부도덕한 나라로 비친다. 영화는 현실의 거울. 사실이 아니라 해도 비슷한 소재로 콘텐츠가 사용되면 관객은 그에 동화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문화 콘텐츠가 가진 무서운 힘이다. 

매트릭스의 위쇼스키 형제(혹은 남매)와 배우 배두나로 국내서 큰 이슈가 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역시 복제인간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 속 한국은 지구의 중심지로 나오지만 암울한 설정과 빈민가 뒷골목 같은 지형이 주로 나온다.

미래(2144년) 한국의 모습을 그린 '클라우드 아틀라스' 역시 어둡고 암울한 소재로 한국을 묘사했다. 조잡한 한글 간판과 후진국 뒷골목 같은 거리는 서양인이 상상하는 서울일 뿐 미래 서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횟집이 연상되는 일본풍 가구와 다다미, 한국의 모습보단 일본에 가깝다. 서양에서 자주 나오는 오류중 하나다. 한국이 연상되는 이미지가 일본이나 중국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이유도 있다.

해외 게임이 보는 한국의 시각 

이 이미지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이 한 장의 이미지에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콘솔 중심의 일본 게임에서 비친 한국의 배경은 달갑지 않다. 대부분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시각적 부문에서 게임은 영화와 궤를 같이 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친한국 적인 모습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캐릭터 부문은 판이하게 다르다. 게임에선 배경보단 캐릭터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배경이 가진 근본적 인상은 언급했던 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한국 캐릭터는 집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철권의 화랑, 킹오브파이터 시리즈의 김갑환, 스트리트파이터의 한주리, 그리고 LOL의 아리까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즐비한 이유는 게임업체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 전략 중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들이 해당 국가에 진입하기 위해선 그 나라의 성향에 맞춘 캐릭터가 반드시 필요한 게 현실이다. 게임에선 국가적 위상보다는 유저의 구매력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아무리 취향과 성향에 맞는 멋진 캐릭터를 게임에 넣어봤자 해당 국가의 유저 수가 많지 않으면 말짱 허사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일방적으로 수입하던 시기와 달리 국내 온라인 모바일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똑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조금 당혹스러운 주문이기는 하나,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서비스할 때 받는 전제조건 중 하나가 중국화 된 캐릭터라고 한다. 특히 중국인들은 삼국지 캐릭터를 좋아하는 성향이 강해서 MMO나 RPG에서 판타지 게임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음에도 삼국지 캐릭터를 추가할 것을 주문해 밸런스와 세계관을 손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등장한 중국의 정체성. 게임에서 중국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는 거대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이슈 중 하나였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중국 유저를 끌어안기 위해 지난 2012년  세계관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중국의 신화를 차용해 새롭게 가공, 세팅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유저들의 이탈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에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것이 엄청난 인구의 중국 유저들의 구매력을 나타내주는 지표였다. 이제 대부분의 RPG와 MMO에서 중국의 색을 빼고 볼 수 없게 됐다.

오버 워치 역시 한국의 D.VA(송하나)는 구체적으로 들어가 봐야 한국인임을 알 수 있지만 MEI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름부터 머리에 꽂은  젓가락 모양의 비녀 등 중국식 포인트를 적극 살렸다. 이는 일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다. 

다시 과거를 보자. 80년대 초 한국의 존재감이 높지 않던 시기. 맞물려 게임이 태동되던 시기 이 게임은 수출 중심국가들을 중심으로 캐릭터가 맞춰졌다. 기획자가 생각나는 대로 만든 게임이 아닌 철저히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었다. 1986년 발매된 세가의 '로보 레슬링 2001'을 예로 들어보자. 먼 미래인(?) 2001년 세계의 과학기술은 고도화되어 전쟁 대신 레슬링으로 대결한다. 그런 내용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국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80년대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세가의 '로보레슬링 2001', <영국, 일본,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호주, 소련 >등 캐릭터들을 세계열강에 속하는 나라 중심으로 나타냈다. 이는 당시 여타 게임에서 대부분이 그랬다. 당연하겠지만 한국은 없다. 88올림픽이 치러지기도 한참 전에 나온 게임이다. 한국에 대한 존재감이 전무하던 시기였다. 당시 오락실은 유행했지만 오락실용 기판의 70~80%는 대만산 짝퉁이 주를 이루던 시기였다. 당시 중국은 세계 시장과 단절된 상태였기 때문에 게임 세계에서 주목을 받지 못 했다.

e 스포츠 분야는 글로벌 톱, 게임에 대한 인지도까지 동반 상승 

e스포츠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현재 LOL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선수들이 글로벌 랭킹 톱수준이다. 정밀한 플레이에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선 경악과 감탄이 넘쳐났고 매 경기가 끝날때마다 유튜브에 관련 콘텐츠들은 히트에 히트를 거듭했다. e스포츠는 임요한, 페이커 등 각 분야의 스타 선수들을 만들어냈고 새로운 분야의 산업 역시 고도화되어갔다. 

이러한 위상을 뒷받침하듯 '라이엇게임즈'에선 여타 게임과 마찬가지로 아리 등 한국화 캐릭터는 기본이고, 한국풍 삽화가 넘쳐나고 있으며, 심지어 문화재 지킴이의 역할까지 앞장서는 등 한국 시장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게임 순위에서 여러 이슈와 더불어 '오버워치'의 강세로 동시접속 1위 자리를 내어주긴 했지만 200주일을 넘도록 1위를 수성하며 한국 게임사에 신기록을 세웠다.   

이렇듯 온라인 e스포츠에서 한국이 가진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 수준이다. 온라인은 기본에 모바일까지 수많은 게임들이 e스포츠로 등단을 노리고 있는데 여기서 한국 시장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중 핵심이 됐다. 하여 최근 e스포츠를 노리고 만드는 게임들은 한국 시장을 필수로 염두에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사전조사 역시 한국 시장에서 진행하는 해외 업체들도 대부분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적 접근 이유는? 

이처럼 게임은 철저히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한데 반해 영화의 경우 정치와 경제가 함께 물려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양에서 콘텐츠는 정치적이고 이해관계적이다. 

미드 워킹데드에서 나오는 한국인 캐릭터 '글렌'이라는 캐릭터를 분석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글렌은 미국에서 한일 밀집 지역인 '글렌데일'에서 따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글렌데일은 미국에서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진 곳이다. 

게임 워킹데드는 미드에 한참 못 미치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정부와 민간단체의 거센 압박에도 시 자체가 꿈쩍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인 밀집 지역에서 유권자로써 한국인이 가진 힘이 강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제작 지원을 하며 얻은 어드벤티지도 있다고 전해진다. 이 역시 비즈니스의 관계적 접근이 된 것이다.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모두 연결돼 있다.)

글렌데일에 한국인 경찰, 강현구 경관 박용만·김성원씨 (출처=미주 한국일보)

미국 내에서 한국인의 입김이 닿는 곳이 많아졌다는 것은 미국에서 한국인들이 안착했다는 방증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묘한 답이 나온다. 최근 미국의 대선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연신 한국을 힐난한다는 소식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 역시 경제와 정치가 물린 사례다. 트럼프는 이민자들 보다 백인의 표를 거머쥐기 위해 '몰빵'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이유는 한국인들이 미국 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많은 부분을 자리 잡으면서 백인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민주당은 이민자를 위한 정책들이 많았다 그로 인해 반대표는 공화당(트럼프)가 노리는 부분이다)

몇 해 전 '어벤져스2'의 일부신이 국내서 촬영되며 그 기회를 통해 왜곡된 한국의 이미지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마블 스튜디오의 촬영에서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들어간 사례가 있었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고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만 말이다. 한국을 상징할만한 건 간간이 등장하는 한국어와 표지판이 전부였다. 세계인이 알 수 있는 상징물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 영화의 촬영을 위해 서울은 교통을 통제하고 출근시간까지 늦추라고 권고하는 등 많은 부분을 양보했지만 결과물은 기대에 못 미쳤다.

오버워치와 오버랩 되는 이유도 그것이다. 각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은 특징에 비해 D.VA의 캐릭터에는 직관적으로 한국적 캐릭터가 드러나지 않는다.

리장타워(중국)와 하나무라(일본)맵은 있는데 아직까지 한국맵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한국 맵은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구현될 예정이다.)

이것은 블리자드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이 그만큼 고유한 콘텐츠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버워치에 화랑이나, 김갑환 같은 태권도가 나올 수도 없고 나온다 해도 글로벌 유저에게 공감받지 못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네이버에 원고료를 받고 진행됐으며, 이에 따라 소유권은 네이버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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