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진화하고 방대해진 '골칫거리'... 넥슨의 대규모 프로세스에 기대

[게임플] 넥슨이 쌓아온 매크로 적발 역량이 '히트2'에서 유감 없이 발휘될까.

8월 25일 출시를 앞둔 '히트2'는 국내 게임계 3분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빛나는 원작 '히트' 세계관을 계승하면서, 공성전과 대규모 필드 전투 중심 대형 MMORPG로 재탄생시킨 모바일-PC 신작이다.

공성전 MMORPG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실적 기대치를 높게 잡는 장르다. 업계의 관심은 물론, 유저들 사이에서도 정보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유저 투표로 서버 규칙을 정하는 '조율자의 제단' 등 신선한 시스템이 화제로 떠오르는 한편, 지난달 오픈한 사전 캐릭터 선점이 7시간 만에 마감되면서 추가 서버를 오픈하기도 했다.

개인 거래 지원과 희귀 등급부터 거래 가능이라는 파격적 혜택이 알려지면서, 철저한 '작업장' 단속이 흥행 필수 요건이자 마지막 열쇠로 떠올랐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기울여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작업장은 매크로 등 비인가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중 계정으로 사냥을 실시한 뒤 대량으로 아이템을 판매하는 곳을 가리키는 용어다. 유저들의 평균 과금액이 늘어나고 아이템 거래 시장이 매년 팽창하면서 작업장 역시 음지에서 조직 규모를 키워왔다.

특히 자동사냥이 가능하며 거래가 가능한 RPG에서 큰 골치로 자리잡은 존재다. 작업장 입장에서 다중 캐릭터 관리가 편하고, 결과물을 현금화하기 쉽기 때문. 작업장이 늘어날수록 서버 내 경제 밸런스가 무너지고 중하위권 캐릭터 사냥터 마련이 어려워진다. 결국 대부분의 유저가 직접적 피해를 입는 것이다.

게임사들에게는 또다른 딜레마도 있었다. 근본적인 시스템으로 막기 위해서는 작업장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 경우 일반 무과금과 소과금 유저들이 또다시 직격탄을 맞는다. 

경제 생태계가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면 괜찮을 수 있으나, 필드 PvP가 존재하는 MMORPG에서 거래 권한은 지극히 중요하다. 작업장을 방치해도, 무리해서 봉쇄해도 결국 하위 유저들부터 피해를 입는 것이다. 결국은 매크로를 얼마나 정확하게 선별해 최대한 많이 잡아낼 수 있느냐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한 MMORPG 개발자는 "작업장을 잡기 싫어서 놔두는 게임사는 아마 없을 것"이라면서 "작업장이 점차 커지고 고도화되며, 보안 프로그램과 해커의 관계처럼 적발 프로세스에 대응해 매크로 알고리즘도 진화하기 때문에 숫자를 늘리지 않는 것만 성공해도 선방"이라고 답했다.

히트2 시스템 중 하나인 조율자의 제단은 새로운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수다. 유저에게 동등한 투표권이 주어지며, 각자 선택에 따라 자신의 투표권을 판매할 수도 있다. 이 투표권이 어떻게 주어질지, 실제 유저에게 정확하게 배분될 것인지가 서버 안정화의 가늠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비인가 프로그램 적발 매커니즘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게임사다. 사내 AI 조직 인텔리전스랩스와 협력하고, 수백 명 전문인력을 활용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있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대규모 MMORPG인 만큼 역량 발휘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및 개인 거래를 막아도 작업장들의 거래법이 존재하고, 오히려 실제 유저 불편만 크기 때문에 여러 게임사에서 거래 시스템 지원 확대를 검토하는 실정"이라면서  "일반 유저들을 위한 거래를 모두 풀고 보안의 기본기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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