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점은 시리즈 정신을 잇는 원점, '대항해시대2'

[게임플] 30년 지난 명작 시리즈가 재차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라인게임즈의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사전예약에 이어 서버 선점 이벤트를 오픈했다. 자사 산하 개발사 모티프와 코에이테크모가 공동 개발하는 모바일-PC 오픈월드 MMORPG다. 대항해시대 시리즈 발매 30주년을 기념하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게임 '대항해시대'가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1990년이다. 국내에 한국어 출시가 되지 않아 인지도가 적었으나, 이후 30년간 이어질 대항해시대 IP의 뼈대를 세운 시스템으로 회자된다. 사운드 환경이 좋지 못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살리면서 대항해시대의 감성을 정립하기도 했다.

이어서 1993년 출시된 '대항해시대2'는 전작의 완성본으로 불린다. 모험, 교역, 함대전 등 세계관의 기반이 되는 모든 콘텐츠가 자유롭게 구현됐다. 전작에 비해 스토리와 게임 볼륨도 크게 향상됐다. 

일본은 물론 국내에도 공식 한국어화를 거쳐 출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2020년대에 들어와서도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로 커뮤니티가 형성될 만큼 손꼽히는 명작이자 스테디셀러다. 대항해시대 시리즈를 말할 때 가장 많은 게이머가 먼저 떠올리는 대상이다.

'대항해시대2'
'대항해시대2'

3년 뒤 등장한 '대항해시대3'는 전작에 비해 까다로운 난이도 덕에 대중성이 빈약했다. 하지만 자유도와 게임의 깊이는 시리즈 중 단연 최고로 꼽혔다. 정해진 목표나 엔딩이 없고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며 대를 이어 플레이가 가능해 시뮬레이션으로 매력이 강한 게임이었다.

다음 해 출시된 '대항해시대 외전'은 코에이가 2편의 방향성으로 되돌아갈 것임을 암시하는 작품이었다. 대항해시대2를 완전히 기반 삼아 시스템을 조금씩 다듬었고, 새 주인공을 등장시켜 스토리 면에서 후속편의 느낌을 강하게 줬다.

이런 시도는 '대항해시대4'에서 화려하게 꽃피웠다. 자유도보다는 미형의 캐릭터와 아트워크를 통해 스토리 중심 플레이를 표방했고, 매우 쉬운 접근성으로 대중적인 흥행을 누렸다. RPG 요소가 강하게 첨가되어 성장 구조도 직관적으로 변했다.

대항해시대4를 출시해 흥행시킨 2000년대 초반까지가 시리즈의 황금기였다. 이후 긴 기간 후속작 개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온라인 게임 열풍으로 PC 싱글게임의 입지가 줄어드는 시기였다. 타격이 오는 것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대항해시대4'의 캐릭터 화풍은 지금 기준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대항해시대4'의 캐릭터 화풍은 지금 기준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결국 대항해시대의 이름이 다시 들려온 것은 2005년, '대항해시대 온라인'이었다. PC 기반 MMORPG라는 정체성으로 지금까지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장수 온라인게임 중 하나로 꼽히나, 과거 시리즈의 정취를 되새기고자 하는 유저에게 꼭 들어맞는 게임은 아니었다.

이후 코에이는 '대항해시대5'를 모바일 겸 웹게임으로, '대항해시대6'는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해 서비스를 실시했다. 그러나 모두 좋지 못한 평만 남긴 채 빠르게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종료와 함께 코에이가 모티프와 협업해 개발에 착수한 것이 30주년 기념작, '대항해시대 오리진'이다.

대항해시대2가 시리즈 정신을 잇는 원점으로 불리는 이유다.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은 감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방향성을 얼마나 게임으로 잘 살리느냐가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코에이의 대항해시대 세계관 이해도, 그리고 모티프의 멀티플랫폼 개발 노하우가 결합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항해시대2의 부활'을 전면에 내건 이 작품이 새로운 게임성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그것은 곧 30년 역사의 시리즈가 부활할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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